동기부여에 담긴 의미 - dong-gibuyeoe damgin uimi

이 아티클은 <조직의 쓴맛> 시리즈의 4화입니다.

‘시험 1등하면 선물 사줄게’
‘목표 달성하면  인센티브 줄게’ 

과연 금전적인 보상 차별화와 경쟁 강화만이 인재의 성과를 촉진하고 독려하는 핵심적인 동기부여 요인일까? 대다수 기업의 구조와 시스템을 들여다 보면 사실상 ‘그렇다’에 가깝다. 많은 경우 우리는 여전히 ‘인센티브’와 같은 외적 보상 요인과 묶어서 구성원의 ‘성과’ 창출을 기대하고, 또 요구한다. 

우리는 어린 시절의 교육부터 직장 생활까지 뿌리 깊게 외적 보상에 따른 동기부여 체계에 익숙하고 사실상 그것이 아닌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정말 일련의 방식이 인간의 동기부여를 자극하고 이를 통해 성과를 이끌어 내기 위한 최선의 방식일까?

ⓒ 셔터스톡

작가 다니엘 핑크(Daniel Pink)는 동기부여를 운영체계에 비유한다. 동기부여 1.0은 인간 초기시대의 동기다. 인간은 생존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 동기는 다른 동물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인간이 진화하고 그보다 복잡한 사회를 구성하면서 동기부여 1.0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었다. 새롭게 개선된 동기부여 운영 체계의 핵심에는 인간이 생물학적 충동의 총합 이상의 존재라는 수정 가설이 자리 잡고 있다. 인간은 보상(당근)을 추구하고 처벌(채찍)은 피하려는 욕구를 갖고 있다는 점이었다. 실제 당근과 채찍으로 상징되는 외적 동기부여 프레임은 지난 19~20세기의 드라마틱한 성장을 이끌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방식이기도 하다.

거대한 기업에서 보통 노동자는 복잡한 기계의 부품과 마찬가지 취급을 받는다. 노동자가 정확한 시간에 정확한 방법으로 정확하게 일하면 기계는 제대로 돌아갈 것이다. 이를 위해선 정교한 룰을 정해 노동자가 이를 지키면 보상해 주고 하지 말라는 행동을 하면 처벌하면 된다. 그러면 사람들은 외적 동기에 이성적으로 반응하고, 인간과 체계는 모두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동기부여 2.0에 담겨 있다. 이 체계는 사실 지금까지 그런 세계를 살던 사회 구성원 거의 모두에게 매우 익숙한 방식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외의 다른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잘 인식하지 못하곤 한다.

1949년, 심리학 교수 해리 할로우(Harry Frederick Harlow)는 붉은털 원숭이 여덟 마리로 학습 능력에 관한 실험을 했다. 연구자들은 간단한 기계장치 퍼즐을 고안했다. 사람들에게는 꽤 간단했지만 실험실 원숭이가 풀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과제였다. 연구자들은 원숭이 우리 안에 퍼즐을 넣고 원숭이들의 반응을 주시하는 한편 2주일 간의 실험기간이 끝난 후에 원숭이의 문제 해결력을 측정해 보기로 했다. 그런데 퍼즐을 넣고 나서 예상치 않은 상황이 벌어졌다. 외부 자극이 전혀 없고 연구자들이 퍼즐을 풀라고 하지 않았는데도 원숭이들이 집중력, 결단력, 흥미를 보이며 퍼즐을 가지고 놀기 시작한 것이다. 실험 13,14일차 영장류는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1분 이내 퍼즐을 해결하는 비율이 3분의 2나 되었다. 이는 기존 과학자들이 동기에 관해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정설, 즉 생물학적 욕구와 외부 환경이 제공해 주는 보상과 처벌에 의한 욕구가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다. 내재적 동기부여, 동기 3.0이 발견된 것이다.

20여년 후 심리학자 에드워드 데시(Edward Deci)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퍼즐 실험을 통해 돈이 어떤 행위에 대한 외적 보상으로 사용될 경우 사람들은 그 행위에 대한 내재적인 관심을 잃는 현상을 밝혔다. 그는 “인간에게는 자신의 능력을 확장하고 수행하며 탐구하고 배우려는 타고난 성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할로우의 제자 아브라함 매슬로우(Abraham Harold Maslow)는 인간의 동기, 욕구를 좀 더 단계적으로 구분해 제시했다.

내재적 동기부여에 대한 연구는 매우 오래 전 연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학에서는 변방 취급을 받아왔다. 20세기 후반까지 세계를 장악하고 있던 주류 고전 학문, 철학 체계, 그리고 상대적으로 예측 가능했던 사회 환경 분위기, 실험 한계 등이 그 원인이었다. 그러나 한 켠에서 인간의 동기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지속되었다. 시간이 흐르며 연구자들은 외재동기와 내재동기 간의 관계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사실들을 밝혀냈다. 듀크대학 행동경제학 교수인 댄 애리얼리(Dan Ariely)는 금전적 인센티브가 단순하고 기계적인 업무에 대해서는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지만, 복합적인 사고를 요하는 문제해결과 같은 업무에 대해서는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것을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 셔터스톡

실험 1

키보드에서 두 개의 키를 4분간 가능한 많이 입력하는 미션을 높은 인센티브를 지급한 그룹(최대 300달러)과 적은 인센티브를 지급한 그룹(최대 30달러)으로 나누어 대조 실험을 진행

결과 : 더 큰 금액을 받은 학생들이 글자를 더 많이 입력하였고, 이들의 성과는 대조 그룹보다 95%나 높음 

실험 2

실험 1에  참여한 같은 학생들에게 수학 문제를 풀도록 하고, 마찬가지로 높은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그룹(최대 300달러) 적은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그룹(최대 30달러)으로 나누어 대조 실험을 진행

결과 : 실험1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옴. 높은 인센티브를 지급한 그룹의 성과가 32%나 낮아짐

실험 3

시카고 대학 학생들을 상대로 간단한 단어 구성 놀이(Work Scramble)을 진행함. 그 모습을 다른 학생들이 지켜보도록 함

결과 : 아무도 지켜보는 사람이 없었을 때에 비해 약 절반 정도 밖에 문제를 풀지 못함

일련의 실험은 심리학 개념인 '주의분산 효과(Distraction Effect)'가 무엇인지를 잘 알려주고 있다. 실험에서 학생들은 상당한 금액의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해당 업무를 잘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업무가 아닌 상금에 집중하기 시작하자 참여자가 느끼는 경제적 압박감은 높아졌다. 한편으로는 누군가의 시선을 느끼면서 정서적 압박감 또한 높아졌다. 그리고 높아진 경제적/정서적 압박감은 결과적으로 성과를 떨어뜨렸다. 물론 외적인 압박이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것은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누가 봐도 매우 쉬운 과업에 한한 것이었다. 댄 애리얼리 교수는 이렇게 덧붙인다. "높은 인센티브는 주의력을 상당히 떨어뜨릴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정신과 집중력을 완벽하게 점령한다. 직원은 자신이 보상을 받게 될 미래의 상황과 보상을 받지 못하게 될 때 느낄 후회를 떠올리며 결국 눈앞의 업무에는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

그보다 더 일찍이 ‘보상의 숨은 비용(부작용)’을 밝힌 심리학자 마크 레퍼(Mark Lepper)와 데이비드 그린(David Green), 로버트 니스벳(Robert Nisbett), ‘보상에 의한 처벌’에서 외부적 자극을 비판한 알피콘(Alfie Kohn), 보상과 문제해결과의 상관관계를 재조명한 샘 글럭스버그(Sam Glucksberg), 보상과 선행의 문제를 고민한 사회학자 리처드 티트머스(Richard Titmus), 외적보상에 의한 동기가 부정적 중독을 자극함을 이슈화한 경제학자 안톤 수보로프(Anton Suvorov), 신경과학자 브라이언 크너선(Brian Knutson) 등 당대 학자들이 검증하고 밝혀낸 전통적인 ‘당근과 채찍’ 프레임의 결점은 다음과 같다.

1. 내재 동기를 없앤다.
2. 많은 경우에서 성과를 감소시킨다.
3. 창의성을 저해한다.
4. 자발적 선행을 억제한다.
5. 사기, 편법, 비윤리적 행동으로 이끈다.
6. 부정적 중독성을 유발한다.
7. 근시안적 생각을 촉진한다.

외적 동기, 그리고 이를 추구하는 조직과 사람의 특성은 불확실성 높은 시대 조직이 새롭게 요구하는 인재상이 추구하는 태도,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과 대척점에 서 있다. (이에 대해서는 이전 아티클 ‘조직의 마인드셋과 성과관리’ 참고) 외적보상은 성장 마인드셋을 자극하기 보다는 오히려 조직이 지양해야 할 ‘고정 마인드셋’을 자극하는 것처럼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외적동기 이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대부분의 학자 이론가 등을 메타분석 해보면 그들 대부분 역시 내재적 동기에 의한 삶, 업적을 추구했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을 주창한 고전 경제학의 아버지 아담 스미스만 해도 도덕 감정론을 통해 인간이 이기적 본성을 가졌다는 홉스의 관점을 비판하고 ‘공감’을 기반으로 한 도덕적 자율을 강조했다. ‘과학적 관리법, 테일러리즘’의 프레데릭 테일러 역시 외적 동기가 아닌 당대 실질적 성과 향상을 위한 순수한 의도, 내재적 동기를 기반으로 평생을 자신의 사상을 알리는 저작에 종사했다. 아이러니컬한 일이다.

테리사 아마빌 미국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직원들은 자신의 업무가 ‘전진’할 때, 최고로 동기부여 된다. 아마빌 교수가 ‘전진의 원리(Progress Principle)’라고 명명한 연구 결과는 3년 동안 238명의 전문직 직장인들의 일기를 분석해 나온 결과다. 1만 2,000일의 일기를 분석한 결과, 일상적이고 점진적이라도 업무에 전진이 있는 날을 ‘최고’라고 평가했고, 직원들의 감정이 크게 고양되어 동기부여로 이어졌다. 이 동기부여는 자신의 일을 더 파고들어 높은 성과까지 이어지게 한다. 한걸음 더 들어가보자. 이러한 내재적 동기부여는 무엇으로부터 생겨나는 것일까?  심리학자 리처드 라이언(Richard M. Ryan)과 에드워크 데시(Edward L. Deci)는 인간이 내재적 동기를 갖기 위해서는 자율성(Autonomy), 유능감(Competence), 관계성(Relatedness) 욕구가 충족되어야 하며 이는 인간의 보편적이고 선천적이며 심리적인 욕구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구성원의 주체적 사고와 행동의 자유를 허락하는 문화(자율성), 능력 범위 안에서 도전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고 이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주는 문화(유능감), 소통과 공감에 기반해 상호 피드백 함으로써 공동체, 사회적 자본을 지지하는 문화(관계성)를 자극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아티클에서 조금 더 본격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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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적 보상은 그럼 어디로?"

내적 동기가 정말 조직에서 외적 동기보다 좀 더 중요한 것이라면, 그래서 조직에서 내적 동기를 강화해야 한다면. 외적 동기는 이제 어떻게 되는 것일까? 외적 동기의 대표적인 상징이 될 수 있는 금전적 보상(이하 ‘외적 보상’으로 지칭)이 외려 내적 동기를 망치고, 때문에 성과를 방해하며 부정적이고 근시안적인 생각을 촉진한다면 반대로 기업에서 외적 보상은 철저히 무시해도 되는 것일까?라는 새로운 물음이 생겨날 법 하다.

기업 현장에서 질적, 양적인 방법들을 통해 이 질문에 대해 되짚어 나름대로 추론한 답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적 보상 역시 매우 중요한 조직 운영 요소다.'라는 것이다. 다만, 그 접근 방식과 결을 조금은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 한 핀테크 스타트업 직원들을 대상으로 조직 건강도 진단을 수행한바 있다. 아니나 다를까, 데이터 분석결과 구성원은 1) 회사에서 도전적인 과업, 생산적인 피드백을 기반으로 '성장(Growth)'하고 있음을 느끼고, 2) 조직에서 부여하는 '책임 속 자율'(내적 동기의 구성 요인 -'자율성', '유능감', '관계성'을 자극하는 체계) 프레임에 공감하고 이것이 잘 작동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 조직에 몰입하고 만족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외적 보상'에 대한 문항 역시 최우선 순위는 아니지만 상당히 구성원에게 의미있는 요인으로 도출되었다. 다만, 재미있는 것은 외적 보상요인은 '보상이 많을수록 몰입하고 성과를 낸다'는 선형적인 관계보다는 현 보상 수준에 '적정히 동의할 경우'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상당히 동의하지 못할 경우' 몰입에 강하게 영향을 미치는 일종의 위생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질적 분석에서도 이런 경향은 유사하게 나타났다. 조직 구성원 대다수는 지금보다 좋은 외적 보상 조건이 주어진다 하더라도 스스로 제대로 조직에 기여할 수 있을지 의심되거나 더불어 자신의 성장(Growth)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경우 이를 거부하는 경향이 있었다. (실제 과거나 현재 그런 선택/행동을 한 경우, 유사한 상황을 가정했을 때 이러한 답변을 한 경우 포함) 

그러나 동시에 시장임금 수준에 관심을 갖고 이에 비추어 자신의 시장임금 경쟁력을 유지하려 하는 경향 역시 뚜렷했고 조직 맥락/상황을 고려하더라도 관련 수준이 스스로 설정한 최소한의 기준에 못미칠 경우에는 급격히 동기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또 그 보상이 연내 급격한 변동이 있거나 예측/가시성이 떨어질 경우 외적 보상에 대한 부정적 관심,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서 업무 몰입/만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나아가서 만약 조직에서 기대한 내적 동기요인이 결과적으로 자신의 기대에 못미칠 경우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외적 보상'에 대한 요구 - 이를 테면, '이왕 이럴거면 돈이나 많이 받자' - 가 강해지는 양상이 나타났다. 소규모/스타트업 조직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라는 측면에서 물론 한계가 뚜렷하지만, 최근 이뤄지고 있는 최신 조직 연구가 주장하는 맥락에 맞닿아 있는 결과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우리가 이 결과를 긍정하고 나름의 시사점과 외적 보상에 대한 매우 간단한 대원칙을 도출해 본다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전제) 내적 동기를 자극, 보장하는 환경/체계를 구축하라. (기본)

1) 직무시장(임금) 경쟁력을 기본 기준점으로 구성원이 동의, 공감할 수 있는 적정 보상 수준을 개별적으로 파악, 적정한 패키지를 제공하라.

2) 그리고 그 보상 패키지가 직무 특성과 맥락 안에서 어느정도 예측 가능성이 있게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정책화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라.

제 1, 2 원칙은 (수용자 입장에서) 불확실성 높은 형태의 보상구조 설계와 너무 낮거나 과도하게 높은 수준의 보상, 그리고 개인별 무분별한 보상 차등/차이 강화가 조직 생산성에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이는 Mckinsey가 2016년 최신 성과관리 흐름을 담아 주장한 보고서의 논지와도 일맥상통한다. 이에 따르면 최신 성과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첫째, 초고성과자를 내부 매우 소수 인력을 파악해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며 둘째, 그 이외의 구성원들에 대해서는 성과의 강제적 우열분류에 천착하기보다 (과도한 평가 세밀화 및 그에 따른 인위적 차등 강화를 줄이고) 실질적인 성과창출을 독려하기 위한 Performance Development의 관점으로 인적 관리초점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일련의 논의를 마치기 전에 우리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생각해 볼 것이 있다. 우리 앞에 놓인 불편한 현실에 대한 것이다. 기업 운영의 핵심과 전제가 이처럼 '내적 동기'를 자극하고 유지하는 것에 있다는 연구결과와 별개로, 기업 운영의 현실에서 매번 '내적 동기'를 우선하지 못하는 상황은 필연적이다. 이때 조직은 어찌해야 할까?

좀 더 안타까운 것은 '내적 동기'를 더이상 자극하지 못하는 업무/직무 중 일부는 외적 보상에 있어서도 구조적으로 제한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일련의 문제는 성장-안정기에 놓인 스타트업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이슈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사업개발 초기 새로운 것/프로세스를 창조하는 환경에서 이것이 차츰 안정화되어 철저히 매뉴얼화된 단순 오퍼레이션을 해야하는 환경으로 변화한 경우(때문에 더이상 급격한 기여 가능성도 줄어들어 외적보상 측면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제한된다면) 이 맥락 한가운데에 놓인 조직 구성원들은 기업이 어떻게 운용해야 할까?

이런 변곡점에서 조직에 어쩔 수 없는 균열/갈등, 그에따른 불가피한 인력 이동과 In & Out, 조직 개편 등이 발생한다. 그 과정에서 여전히 큰 틀에서 '내적 동기'를 축으로 작동하는 조직원칙을 지키는 기업도 있지만, 어느 순간 급격히 흔들려 철저한 '당근과 채찍', 통제 중심의 외적 동기 중심 조직으로 변하고 마는 기업도. 어쩌면 더 많을 것이다.

결국 우리는 다시 한 번 '디테일'을 생각해야한다. 조직이론, 그리고 이를 검증하는 실험이 도출한 '대원칙'이 있다하더라도 그것이 여러분 조직에 당장 작동하는 효과적 정답이 될 수는 없다. 정답에 가까운 해법은 외려 '대원칙'과 함께 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닥치는 수많은 예외/모순되는 상황 속에서 조직 스스로 고민하고 대처하는 '디테일/과정', 그 축적에 있다. 그 '디테일'이 '대원칙'에 비추어 통계적으로 일관성 있는 의사결정에 비롯한 것이라면 충분히 가치 있는 '노하우'로 자리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답'은 필연적으로 '철학', '보상', '평가', '채용/In&Out', '조직개발', '소통', '구조/이동' 등 조직운영에 필요한 모든 요소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힌 산물이 될 테다.

때문에 개인적으로 필자는 조직을 다루면서 단 한번도 '쉽고 재밌다'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여전히 조직업무는 매번 매순간 '어렵고, 무겁고, 포기하고 싶은' 두렵고, 두터운 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조직에 관심을 갖고 때로는 몰입하는 여러분은 왜 매번 거대한 벽에 스스로 마주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딪히려 하는 걸까? 조직, 사람은 그리고 인생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힘겨운 일상에서 알다가도 모를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힘으로 하루하루를 견디는 모든 분들을 응원한다. 그로 더불어 부디 그 누구의 시선과 목소리에 아랑곳 않고 가치 있는 인격으로 성장하기를, 또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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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ㅣ상효이재
필자는 기업과 경영 컨설팅 회사에서 조직인사, 기업 위험/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퍼블릭 어페어즈(Public Affairs) 전략 영역을 두루 경험했습니다. 포스트 테일러리즘 철학 기반의 조직, 문화, 전략, 변화관리에 관심을 두고 조직과 개인의 실질적인 성장과 통합을 돕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스타트업과 핀테크 스타트업의 HR을 리드했고 현재는 공유 주거 스타트업 MGRV의 피플 그룹을 이끌고 있습니다. 저서로 ‘네이키드 애자일(미래의 창, 장재웅 공저)’이 있습니다. (https://brunch.co.kr/@workplays)


발행일 2022.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