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_ JTBC 마녀사냥 꾸준히 이야기했지만, 나는 대학입학과 동시에 동아리에서 대대로 내려오던 ‘무성애자 라인’의 후계자로 간택되어 왕관을 수여받았다. 이 무성애자 라인이란 대대로 남성도 여성도 사귀지 않는, 연애에 철저하게 무관심한 이들이 형성한 계보로, 실제 무성애자의 정의와는 개념적 차이가 있다. 당시 미팅과 소개팅에 열중하며 어떻게든 ‘연애인구’에 들어가려던 나였지만, 동족을 알아본 선배들의 레이다는 실로 대단했던 셈이다. 왕관을 받았을 때 이미 비연애인구 전용잡지 <계간홀로>는 우주 어딘가에서 나를 향해 맹렬하게 달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게 바로 운명의 데스티니? 아아. 문 파워 크리탈 파스타도 나의 억센 비연애 저주(?)를 풀지 못했으니!
고전짤.내가_고자라니.jpg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누군가가 자신을 무성애자로 명명하거나 이후에 이를 변경하는 것은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계속해서 찾아가는 과정에서 누군가는 이름 붙이기를 유예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그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어떤 상태를 긍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나중에 그것이 변경되더라도. 무성애라는 개념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낯설다. 이성애 중심주의 사회에서 다른 가능성을 전혀 생각해보지 않음으로써 자신이 완벽한 이성애자인 줄 알았던 사람이, 어떤 계기로 양성애 성향을 깨닫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겠다. 이것은 정체성이 변경된다는 뜻이 아니라 재정체화, 혹은 다시 이름 붙이기가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1) 이브리, 「서평 : 무성애로 성찰하기-앤서니 보개트, 『무성애를 말하다』」, 『여/성이론』 제 30호, 2014 참조 2) 윤용선, 「서유럽 : 독일 : 제 5의 성애, 무성애(無性愛)」, 『국제지역정보』, 제 36호, 2005 3) 앤서니 보개트, 임옥희 역, 『무성애를 말하다』, 레디셋고, 2013, 103쪽 4) 에스더 D, 로스블럼, 캐슬린 A. 브레호니 편, 『보스턴 결혼-여자들 사이의 섹스 없는 사랑에 관한 사적인 이야기』, 알알 옮김, 이매진, 2012 5) 이브리, 앞의 글, 2013, 264쪽 6) 이브리, 앞의 글, 2013, 265쪽 [추천 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