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일 꽃 - 50 il kkoch


내 남자친구는 주기적으로 꽃을 선물로 준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 친구에게 꽃선물을 받아봤다(입학식 졸업식 빼고)
여자라면 꽃을 싫어할 사람은 정말 없다는 걸 내가 약속할 수 있다!
정말 꽃은 여자 마음을 꽃처럼 만들어준다

오늘은 지금까지 남자친구가 내게 선물해준 꽃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50 일 꽃 - 50 il kkoch

이건 남자친구에게 제일 처음 받았던 꽃이다
대학로에서 데이트를 하고 성북동까지 걸어가는데(우리커플은 엄청 걷는다)
갑자기 이 친구가 길가에 있는 꽃집에 들어가더니
이 빨간색의 안개꽃을 사는거다..

이 때가 2016년 3월 6일
이 친구는 나를 보면 빨간색이 떠올라서 잘 어울릴 것 같아
이 빠알간 안개꽃을 골랐다고 설명하면서 이 꽃다발을 내게 내밀었다 ㅎ

내겐 남자에게 처음 받은 꽃이기 때문에
이 꽃은 내게 큰 의미로 다가온다
아직도 내 배경화면이다


50 일 꽃 - 50 il kkoch

이 장미 한송이는
2016년 3월 27일에 받았다
이 때부터 이 친구는 자기만의 규칙을 만들었다
나와 사귄지 50일대에마다는 장미꽃 한 송이를,
100일대에마다는 다발로 된 꽃을 사다주기로.

이때쯤이 우리가 사귄지 아마 50일? 되었을 때인 것 같다 ㅋㅋ

여담이지만
이 친구도 여자에게 꽃선물 한 적은 한번도 없고
꽃집에 가서 혼자 꽃을 고르는 것도,
그 꽃을 들고 돌아다니는 것도 민망해하는 사람이다
그런 이 친구가 이제는 단골 꽃가게도 생겼고
내 취향과 본인의 생각을 반영해서 직접 꽃을 고르고 포장지와 리본까지 고르는 지경에까지 왔다..
내 남자친구는 정말 사랑스러운 사람이다

50 일 꽃 - 50 il kkoch

50 일 꽃 - 50 il kkoch

이 꽃다발은 2016년 5월 15일에 받았다
빠알간 장미꽃과 파란 안개꽃이 어우러진
100일 기념 꽃다발이었다

가방이나 짐을 지고 다니는 걸 싫어하는 친구가
이 날 왠일로 가방을 매고 왔나 싶었는데
가방 속에서는 이 꽃과 나에게 줄 선물상자가 들어 있었다 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참 귀여웠다

50 일 꽃 - 50 il kkoch

이 장미 한송이도 역시나 150일 기념으로 받았다
2016년 7월 4일에

사실 나는 기념일을 챙기는 것을 굳이 선호하지는 않는다
100일 500일만이 중요한 날이 아니고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 함께하는 모든 날들이 다 소중한 순간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와는 반대로 이 친구는 기념일을 곧잘 챙기고
나는 오늘이 사귄지 몇일째인지 굳이 세어보지는 않지만 이 친구는 어플로 항상 알 수 있게 해놓았다

나도 이제 버릇이 되어 기념일을 챙기고는 있다
어쨌든 내가 말하고싶은 바는 늘 모든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50 일 꽃 - 50 il kkoch

이렇게 이제껏 받았던 꽃들을 방문에 걸어뒀었다

50 일 꽃 - 50 il kkoch



그런데 이렇게 집정리를 하다가
안개꽃들이 조금씩 떨어져서ㅜㅜㅜ
마치 내 아기인 것 마냥 맘이 찢어질뻔한(?) 적도 있었다

그래서 뭔가 꽃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겠다 생각했다

그렇게해서 어떻게 꽃을 처리했는지는 아래를 보면 알 수 있다 ㅋㅋ

 참고로 저 떨어진 안개꽃은 아까워서 공병에 담아놨다

50 일 꽃 - 50 il kkoch

이 꽃다발은 당연히 200일 때 받은 꽃이겠지?
2016년 8월 23일

꽃이 내 스타일이라 너무 좋아했었다
꽃 상태는 별로이긴 했지만

50 일 꽃 - 50 il kkoch

이맘때쯤 한창 골드메달 오가닉 스파클링 사과주스에 빠져있을 때였다
다 마신 공병이 너무 예뻐서 그냥 버리기 아까웠는데
여기에 꽃을 꽂아놔야겠다고 마음먹고 최근에 받은 저 꽃다발을 먼저 시험삼아 옮겨봤다
나름 봐줄만한 것 같길래 이제껏 받았던 꽃들도 모두 옮기게 됐다

50 일 꽃 - 50 il kkoch

정말 너무 예쁘지 아니한가

남자친구의 노트북 배경화면이다
병에 담긴 이 모습도 내가 자취방을 빼고 본가에 짐을 보내게 되면서 다시 사라지고
다른 방법으로 꽃을 옮겨 담았다..

사진을 못 찍었지만
다이소에 파는 뚜껑있는 병에다가
지점토에 꽃들을 꽂아서 넣어놓았었다
본가에 그렇게 가져가서 보관했었는데
나중에 보니 대부분의 꽃들이 썩...어있었다...
너무 슬펐고 남자친구에게 미안했었다ㅠㅠ
이 날 이후로 이제 또 다르게 꽃을 보관하는 방법을 찾고 있는중이다

50 일 꽃 - 50 il kkoch

이건 아마도 기념일에 딱 맞진 않았지만 시험기간이 끼어 있어서 보질 못해서,
그리고 내가 많이 힘들어했던 기간이었는데
남자친구가 집 앞에 깜짝 놓고 간 선물이었다

 2016년 10월 8일
250일을 미리 기념해서 받았다
이 날 유독 힘든 날이였었다
스타벅스 마감 스케줄인 날이어서 낮에 데이트하고
나는 일을 하러 가고, 남자친구는 집을 갔다
이 날 너무 몸도 마음도 지치고 퇴근하고 집에 오는 길에는 커플도 많이 보이고
지하철에 내리니 비도 오고 그래서 너무 슬펐는데 집 앞에 이 친구가 놓고 간 깜짝 선물을 보고 정말 맘이 눈녹듯이 녹아내렸었다

정말 내 남자친구는 선물같은 사람이다
사진에 보다시피 편지도 같이 놓고 갔는데
사실 남자친구는 사귄 이후로 만날 때마다 내게 꼬박 편지를 써서 준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또 하겠다..
어쨌든 이 날도 오글거리긴하지만(?)
너무 웃긴 편지지에 편지를 함께 써주었다

50 일 꽃 - 50 il kkoch

미니장미는 처음이었는데
너무 깜찍하고 예쁜 꽃이다

50 일 꽃 - 50 il kkoch

50 일 꽃 - 50 il kkoch

50 일 꽃 - 50 il kkoch

이 꽃다발은
2016년 12월 4일에 받았다
300일 기념
겨울이란 계절과 잘 어울리는 꽃다발이었다
빨간 장미꽃과 하얀 안개꽃

50 일 꽃 - 50 il kkoch


2016년 12월 23일
이 때도 깜짝선물로 받은 꽃이다

사실 남자친구가 가족여행 때문에 크리스마스를 함께 못 보내게 되어서
미안하다고 이렇게 놓고 갔던 선물이다
내가 좋아하는 티라미수와 함께

사실 나는 크리스마스 때 굳이

애인과 함께 보내야하는지 이해가 안되는 사람 중 한명이다

크리스마스는 말그대로 연중 하나의 종교행사 아닌가? 하는 약간은 보수적인 생각을 품고 있다
우리 집은 기독교가 아니기 때문에
크리스마스에는 가족들과 집에서 보내는 게 최고라고 생각하곤 했는데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미안했었나보다
어쨌든 나는 괜찮았다 ㅎㅎ

50 일 꽃 - 50 il kkoch

2017년 1월 20일
내 방 옥상에서 받았던 장미꽃 한송이!
아마도 350일 기념? 이었을 것이다
여전히 저 노란봉투에 든 편지와 함께
꽃을 주던 친구이다

50 일 꽃 - 50 il kkoch

2017년 3월 10일
400일 기념이었겠지?
이 날 매우매우 역사적인 날이었다
탄핵이 선고되었던 날
우연히 우리는 삼청동에서 데이트를 하게 되었고
삼청동과 청와대가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우연히 노을도 함께 보았다

이제껏 삼청동에 사람이 이렇게 없는 것도 처음이었다
날씨도 날도 참 좋았던 날

50 일 꽃 - 50 il kkoch


이 날 이렇게 집에 와서 프리지아꽃을 물에 담아놨다
내 하나의 소원이자면, 남자에게 프리지아꽃을 선물 받는 것이었는데
이렇게 소원성취를 하게 되었다
봄을 알리는 프리지아 꽃은 노란색이 가장 대표적인 꽃이지만
이렇게 흰색도 너무너무 예쁘다

50 일 꽃 - 50 il kkoch

2017년 4월 30일
아마도 450일 기념 장미꽃한송이겠지?
천안에서 데이트 했을 때다

50 일 꽃 - 50 il kkoch

이건 1학기 마지막 시험과 동시에
한 학기의 마지막 날
2017년 6월 21일
500일 기념 꽃다발이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은 이 친구가 싸온 도시락통과 편지이다

이 친구는 가끔씩 내게 깜짝 도시락을 싸다 줄 때가 있었다
나도 한번도 안 싸줬는데
너무 고마운 사람이다
마음씨가 참 예쁜 사람
먹을 거 주는 사람
고마운 사람(?)

50 일 꽃 - 50 il kkoch


이 꽃다발이 정말정말정말 예뻤다
특히나 꽃 상태가 좋아서 더더 예뻤다
저 작은 장미가 애기 궁둥이 같아서 귀엽다면서
참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ㅎㅎ
너무 귀여워서 계속 쳐다봤었다

나름 꽃 개수는 기념일에 맞춰서 사는것같다 ㅋㅋ
500일이라고 꽃 5송이이다

50 일 꽃 - 50 il kkoch


저 꽃은 이렇게 집에 와서 하나씩 따로 따로 거꾸로 붙여놨다
저렇게 해놓고 또 혼자 꽃이 너무 귀여워서
엄청엄청 귀여워했었던 것 같다ㅋㅋ

그리고 여름에 내가 중국에 가 있는 동안
우리의 550일 기념일이 지나갔다

내 남자친구는 내가 엄청 보고싶을 때
우리 엄마를 찾아뵙는다고 나한테 얘기했었다
550일 기념을 맞이해 이 친구는 엄마 가게를 혼자 찾아갔었다
엄마에게 드릴 꽃을 들고..

나는 꽃을 받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엄마께도 꽃 선물을 할 때가 가끔 있었다
그런데 언젠가 엄마는 내게
"꽃 선물 받는 건 너무 좋은데, 꽃이 시드는 걸 보면 뭔가 맘이 좀 그렇더라"
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당신이 함께 시드는 느낌이라나 뭐라나

이걸 남자친구한테 이야기해준 적이 있는데
그걸 기억해서 일부러 시들지 않는 꽃을 사갔다..
찍어놓은 사진이 없어서 첨부는 못했지만
정말 그는 마음씨가 착한 사람이다

50 일 꽃 - 50 il kkoch


그리고 이 꽃이 바로 최근에 받은 600일 기념 꽃다발

이 꽃 역시 꽃부터해서 포장지, 리본까지 직접 골랐다
꽃도 6송이다 ㅎㅎ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착한 나의 남자친구 덕분에 힘든 순간들 잘 견뎌내고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앞으로도 예쁜 꽃선물 받으면서
꽃같은 마음으로 꽃처럼 연애할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