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현실 디시 - loseukul hyeonsil disi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소개

부매니저

로스쿨TLC(welawsch…) 스탱스(nemesis3…) intensivelaw2(intensiv…)

갤러리 본문 영역

[일반] 로스쿨 입시 현실편 - 2021ver. 헬적화 패치완료

ㅇㅇ(39.7) 2021.08.23 09:41:08

조회 6113 추천 97

1.
대다수 스카이학부생에 해당하는 A는 자신이 남들과 다른 특별한 인생을 살 것이라 생각한다. 어린 시절부터 주변의 공부 잘한다는 소리에 자신의 자의식을 키워오며, 학창시절 성적으로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인식하며, 대학 입학에 친척들과 친구들의 축하를 받으며, 스스로를 특별한 존재로 생각하는 습관을 깊이 내면화한다.

2.
그런 A는 대기업의 부속품이 되고 싶지 않다. 자신의 전문성을 통해 안정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어린 나이의 A에게는 나랑 비슷하게 공부했는데 의대간 친구보다는 뒤쳐지기 싫어서. 학창시절 내가 공부한 보상을 받고 싶어서. 와 같이 치기어린 생각도 없진 않다.

3.
그렇게 대학생활 일정 부분을 포기하고 로스쿨 입시를 준비한다. 목표는 당연히 스카이로스쿨이다. 친구들이 해외여행 가자고 할 때, 학점 때문에 들은 계절학기 수업과 겹쳐 거절하고 교환학생을 가려다가도 먼저 로스쿨 입시에 득이 될지 여부를 먼저 걱정한다. A가 남자라면 군법무관을 꿈꾸며 입대를 미루기도 한다.
아쉬움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당당히 스카이로스쿨 - 검클빅 - 유학생활 등 자신의 찬란하고 구체적인 미래를 위한 것임에 상관없다.

4.
A가 3-4학년이 되자, 98-99에 달하는 학점을 가지고 리트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그렇게 처음 풀어본 리트.. 내가 이렇게 머리가 굳었었나. 수능 국어는 만점이었는데.. 120점 전후의 점수를 받고 당황해한다. 다급히 로게에 리트가 오르는 시험인지 질문한다. 리트는 점수가 오르지 않는 시험이라는 대다수의 대답. 그러나 A는 이에 굴하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대답을 찾아낸다. "제가 120점 언저리였는데 30점 올려서 고로 왔어요!"
그럼 그렇지. 노력도 해보지 않고 점수 안 오른다고 말하는 패배자들의 말을 믿을 뻔 했잖아? 난 저들과 다르니까 할 수 있어.

이 순간 A는 점수가 안 오른다던 답변을 단 수많은 사람들 역시 고대생이라는 점은 잠시 망각한다.

5.
그렇게 A는 리트 공부에 매진한다.
어느 날 자교로스쿨에 다니는 친구를 잠시 보기로 했다. 부러움과 질투심 그 사이 어딘가에서 만난다. 꼬질꼬질한 차림으로 나온 로스쿨생 친구는 성적 한탄을 한다. A는 생각한다. '내가 로스쿨만 들어가면 쟤보다 깔끔하게 하고 다니면서 성적도 잘 받을 수 있는데..'
A가 리트 잘 보는 법을 묻자 로스쿨친구가 너무 매달리지말고 마음편히 보는게 중요하다고 대답한다. A는 자신이 노력하는 타입이라며 열심히만 하면 올릴 수 있다고 반박한다. 오묘한 표정을 짓는 친구를 뒤로 한채 A는 자신이 있다. 하지만 A는 모른다. 하루 온종일 공부만 하는 로스쿨생 앞에서 자신이 노력의 힘을 역설한 것임을..

6.
그렇게 A는 첫 리트 시험을 본다. 125점..
어안이 벙벙하다. 다음 날이 되어 비로소 정신을 차려보니 경기권 정도라는 말에 눈물이 흘러내린다.

물론 그것도 압도적인 학점 덕분에 겨우 가능한 것이지만..
한달 정도가 지나니 A가 깨닫는다. 좀 이상하게 깨닫는다.
그래 올해는 내가 리트 준비가 미흡했어.

학기랑 병행하니까 공부시간이 부족했던거야.

그렇게 A는 몇백만원의 강의를 끊고 재수를 준비한다.

이와 함께 독서스터디 역시 들어가기로 한다.

7.
재시 준비는 좀 더 수월한 것 같다. 두 번째 돌리는 기출문제에서 140점이 넘는 점수가 계속되자, A는 그것이 자기 점수라 생각한다. 스터디원들이 물어봐도 쉽게 대답할 수 있다. 어릴 적부터 키워온 서열의식이 스터디 내에서도 자리잡는 순간이다.
재시 전날밤 다소 떨린다. 잘 볼 수 있을까. 기출말고 메가모의는 항상 잘 안나왔는데.. 그렇지만 돌아누워 자신의 140점 기출 문제를 생각하며 잠에 든다.

8.
재시. 118점. 리트 공부하기 전 처음 풀어봤던 점수보다 더 떨어졌다. 눈물만 난다. 진짜 점수가 안 오르는 시험인가 보다. 그 와중에 학부다닐 때 학점 팽개치고 놀러다니던 양아치같은 친구가 145점이 나와 성대로스쿨을 쓴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쟤는 나중에 뭐 하려고 저럴까 그렇게 깠던 앤데. 스터디원 중에서는 조용히 있던 한명이 150점에 가까운 점수가 나와 설-고를 쓴다고 한다. 내가 가르쳤던 앤데 자존심이 너무 상한다.

지방사립 로스쿨을 가야하나 싶지만 멈출 수 없다. 내 최종학벌은 스카이가 아니면 안된다. 법조인이 되려는데 굳이 스카이로스쿨이어야만 하는 이유를 우리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A는 그래야 한다.

9.
이외의 시험에서 좌절을 맛본 적 없던 A는, 그렇게 다시 리트 공부를 시작한다. 수많은 명문대생의 무덤인 리트에서 자신은 결국 승리하는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함인지, 능력을 벗어난 자존심 때문인지...

추천 비추천

97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소개

부매니저

로스쿨TLC(welawsch…) 스탱스(nemesis3…) intensivelaw2(intensiv…)

갤러리 본문 영역

[로스쿨입시] 30중반에 로스쿨 진학을 결심한 이유.모바일에서 작성

ㅋㅋㅋ(223.38) 2021.06.15 12:36:03

부자가 되려고?
아니 그냥 적당한 중산층으로 평생 살고 싶어서.

사회생활 10년 정도하면서 그 동안 수없이 많이 잘나가는 사람들. 못나가는 사람들 다 지켜봤는데.. 결국 조직을 벗어나서 자연인되면 끝이더라.

조직 안에 있을때 직위.명함에 뽕맞을 수 있고 젊어서 그런 뽕맞는 재미도 있는데.. 그것도 하루이틀이지 세월지나면서 점점 자연인 보니 점점 현실이 보이더라..

대기업 임원달거나 고참 부장으로 진짜 오래버텨봐야 50초중반.. 만 나이로 따지면 40후반에서 50초반인데...

20대초중반만해도 30년 뒤의 일이니까 남일 같았는데..
30중반인 지금.. 앞으로 회사생활 딱 15년.. 진짜 길어야 20년 남았다고 생각하니 존나 막막하더라.

요새 결혼을 남자들 빠르면 30초. 보통 30중반에 하고 애를 30중반~30후반에 낳는데.. 50초반이면 애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잘해야 중학생때 퇴직인데.. 좆망이지.. 그럼 애만 있냐.
50초반이면 부모 나이 70중반~70후반인데.. 8.90대까지 사시는데 양가 부모님 병원비 생활비는 누가댈지 생각하면 답이 없더라.
가장이 50대 퇴직하면 걍 집안 하나 망하는거 순삭이겠더라고.

재취업? 그것도 현직물 덜빠졌을때 2.3년 정도지.. 그뒤면 국물도 없음... 50초중반에 대기업.은행. 각종 중견기업 등 회사원출신 퇴직자 널려서 딱히 갈데도 없다.

공기업? 50초중반이 아니라 50후반~60까지 퇴직을 늦출순 있겠지만 어차피 결과는 똑같고 그 시기를 조금 미룬다는 것뿐임..
그래봐야 연봉 좀 낮고 오래다니는거라 똔똔이고..

결국 50초중반이후 부터 80~90살 죽을때까지를 어떻게 버티느냐 그게 문제인데...아무리 변호사가 많아진다고해도 전문직 자격증 없는 회사원 출신 퇴직자보다는 낫고. 적어도 생활비는 벌 수 있지 않을까 싶더라.

물론 진짜 난놈들은 현직에 있을때 이리저리 재테크로 뿔리겠지만..
나도 부동산.주식 이래저래해서 돈 뿔려봣지만(10+@억).. 그게 노력만으로 되는게 아니고 경기흐름. 즉 운빨도 많이타서 재테크만 믿고 내 50이후를 못 설계하겠더라..

그리고 설령 재테크로 제대로 뿔리고 50대에 퇴직한다 하더라도..
수백억대 자산가 아닌이상 꾸준한 근로소득없이 30년 동안 그 돈 굴려서 살수 있을지도 의문임...

30년이란 긴 세월에 여러번의 위기는 찾아오고
한두번만 제대로 대처 못해도 금방 고꾸라질 수 있음..

그래서 입시+로스쿨+변시까지 5년 전후 투자하더라도 40에라도 변호사되면 훨씬 이득이라고 생각했음..
변호사가 되냐 못되냐가 문제지. 되고 나서 가성비는 따질필요 없는거지..

완전 흙수저라 그동안 눈앞의 학자금.생활비때문에 근시안적인 문제부터 해결하려고 급급해서 정신없이 살아왔는데
막상 발등에 불끄고 자리잡고 나니까 미래가 두렵다.

추천 비추천

27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