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 환불 기간 - gosogbeoseu hwanbul gigan

지난 구정, 인천에서 창원으로 내려가기 위해 시외버스 모바일 어플에서 승차권을 예매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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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외버스 모바일 어플에서 표를 예매하면 QR코드로 탑승할 수 있는 전자 승차권이 발급되는데, 인천에서 창원으로 내려가는 시외버스는 아직 전자 승차권 도입이 안된 건지 모바일 어플로 예약을 해도 '종이승차권'으로 다시 출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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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에서 인천 올라오는 것은 전자 승차권인데 이상하게 인천에서 창원 가는 것은 종이승차권이더라고요.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탑승해야 해요.

터미널에 도착하면 예매권 출력기기가 곳곳에 비치되어 있고요,

이곳에 예매번호나 생년월일+핸드폰 번호를 입력하면 예약한 승차권이 출력됩니다.

혹은 창구에 계신 직원분께 모바일 예매내역을 보여드린 뒤 종이승차권을 발급받아도 돼요.

QR코드로 발급된 전자 승차권이라면 출력 없이 그대로 승차하시면 됩니다.

제가 예매한 버스표는 일요일 오전 7시 40분에 출발하는 차량이었어요.

오전 7시 26분쯤 터미널에 도착하여 종이승차권을 출력한 후, 편의점에서 음료수 하나 사고 승차지에 가보니 버스가 이미 와있더라고요.

그때 시간이 정확히 7시 30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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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 탑승하여 기사님께 인사한 뒤 티켓을 보여드렸고요,

기사님께서는 인천->창원행 승차권 '회수용' 부분을 직접 찢어서 가져가셨어요.

그리고 자리에 앉은 저는 곧바로 잠에 들었습니다.

30분쯤 달렸을까. 갑자기 버스가 멈추더라고요.

원래대로라면 2시간 뒤 휴게소에서 멈춰야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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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인가 싶어 눈을 떠서 밖을 보니 이게 웬일.

제가 모란역에 와있는 거예요.

뒤에 앉아계신 아주머니께 여쭤보니 이게 '성남 터미널'에 가는 차라고 합니다.

너무 놀라서 기사님께 '저는 창원행 티켓을 냈다'라고 말씀드리니 허허~ 웃으시며 제가 낸 버스표를 찾아 다시 돌려주셨어요.

(버스를 잘못 탔다면 기사님께 냈던 탑승권을 꼭 돌려받아야 합니다!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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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탄 버스가 7시 40분에 창원 가는 차가 아니라 7시 30분에 성남 가는 차였나 봐요.

차를 잘못 탔다는 것에 너무 놀라서 1차 멘붕, 창원 내려가는 시간도 늦었다는 생각에 2차 멘붕.

행선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탑승한 제 잘못도 있지만, 어떻게 기사님은 버스표에 제일 크게 쓰여있는 '인천->창원'이라는 글자를 확인도 안 해주시고 가져가신 건지...

(나중에 창원 터미널에서 보니, 다른 기사님들은 종이승차권 회수 때 꼼꼼히 확인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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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님께서는 이럴 때 어떻게 조치해야 하는지 아무런 말씀도 없이 성남 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바람같이 사라지셨고 저는 급한 대로 우선 성남터미널에 창구로 가서 상황을 말씀드렸어요.

그러나 성남터미널 직원분께서는 '안타깝지만 여기서 도와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현재 시외버스 환불 규정 및 취소수수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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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바일 어플로 예매한 전자 승차권은 -> 모바일 어플 내에서 취소 가능

*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한 것은 -> 홈페이지에서 취소 가능 (모바일앱에서는 예약확인만 가능)

* 출력한 종이승차권은 모바일앱/홈페이지에서 취소불가 -> 무조건 출발지 터미널의 매표창구에서만 취소​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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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승차권은 탑승할 때 QR코드를 찍기 때문에 버스에 탑승했는지 안 했는지 확인이 되지만 종이 탑승권은 기사님이 수기로 걷어가는 것이라 전산상으로는 버스에 탑승했는지 안 했는지 알 수가 없잖아요.

때문에 종이승차권은 어플 내에서 취소가 불가하고 무조건 터미널 창구에서 티켓을 내고 환불을 받아야 하는 것 같더라고요.

* 공통 사항으로 취소 시점에 따라 수수료가 부과되며 차량 출발 후 6시간 이후에는 수수료 100% 부과 (환불금액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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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승차권 특성상 창구에서 환불을 받아야 하는 것까지는 좋다 이거예요.

근데 왜 꼭 '출발'터미널에서만 가능한지 그건 조금 답답했어요.

버스를 잘못 타서 다른 지역에 왔는데 환불을 받으려면 다시 원래 탑승했던 곳으로 돌아가야만 하니까요.

6시간이 지나면 환불이 불가하니 여행이 끝난 뒤 인천으로 다시 올라와서 환불을 받는 것도 안되고...

혹시나 다른 방법이 있을까 해서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지만 마침 일요일이라 연결되는 곳은 아무 데도 없었습니다.

제가 당시에 할 수 있는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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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남에서 다시 인천으로 돌아간 뒤 30% 수수료 차감 환불하고 다시 인천에서 창원 내려가는 차를 예매한다.

2) 35,900원을 포기하고 바로 창원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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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시간을 1시간 30분 이상 까먹었는데 다시 인천으로 돌아가는 것은 시간 낭비가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여 할 수 없이 2번을 선택했어요.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성남에서도 창원 가는 차가 있더라고요^^;;

35,900원+32,800원 순삭..

행선지를 확인하지 못하고 탑승한 제 잘못도 있지만 하루에도 수십수백 대의 버스가 오고 가는 자리에서 승객이 잘못 탔을 때 이를 알려주는 것도 기사님의 의무라고 생각하는데 그냥 태운 기사님도 원망스럽고.. 나도 바보 같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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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으로 가는 차 안에서 제 탓 반, 기사님 탓 반을 하며 시외버스 모바일 어플에 1:1 문의를 남겼는데 (공휴일이라 다음날 답장이 옴) 위와 같은 답변이 왔습니다.

처음에 읽어봤을 때는 무책임한 답변 같았는데 두 번 세 번 읽어볼수록 오히려 희망이 있는 내용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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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단순히 시간을 놓쳤거나 날짜를 착각했다면 환불이 불가하다는 답변이 왔겠지만 '불편사항은 해당 차량의 운수사로 상담을 부탁드립니다'라고 답변을 해주셨거든요.

이것은 차량을 잘못 탑승한 것에 대해 제 잘못뿐만 아니라 확인하지 않은 기사님 잘못도 어느 정도 인정이 된다는 말 같았습니다.

아무튼 창원에서 즐거운 여행을 하고 다시 인천으로 올라왔어요.

이미 3일이나 지났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천 터미널 창구로 가서 직원분께 상황을 설명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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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전에 버스를 잘못 탔다. 물론 행선지를 확인하지 않고 탑승한 제 잘못도 있지만 기사님이 직접 승차권을 가져가셨는데도 확인하지 않고 태워주셨다'라고요.

그러자 직원분께서 티켓을 가지고 어디로 가서 얘기를 하고 오시더라고요.

그리고 잠시 뒤에 돌아오셔서 환불을 해주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환불을 전혀 기대하지 않고 말씀드렸는데 선뜻 환불을 해주신다고 하셔서 정말 너무 기뻤어요.

수수료 감면도 전혀 없이 100% 전액 환불을 해주셨고 며칠 뒤 카드 취소가 된 것을 확인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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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적으로는 6시간 이후면 환불이 불가하지만 제 경우는 저의 잘못만 있는 것이 아니라 승차권을 확인하지 않고 태운 기사님의 잘못도 있기 때문에 이렇게 해주신 것 같아요.

생각보다 융통성 있는 시외버스 환불 규정에 새삼 놀랐습니다.

참고로 환불을 하려면 결제했던 카드와 종이승차권 (회수용/고객용)이 모두 있어야 합니다.

'회수용'이 없을 시 차량에 탑승했는지 안 했는지가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에요.

회수용은 환불 진행 시 창구에서 다시 가져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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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탄 버스표가 다행히 환불 처리가 됐지만 앞으로는 내가 탑승할 버스가 시간이 맞더라도 두 번, 세 번 다시 꼭꼭 확인해야겠다는 아주 큰 교훈을 얻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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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늦거나 날짜를 착각한 경우는 본인의 실수라 환불이 어렵겠지만 저처럼 버스에 잘못 탑승한 경우는 혹시 모르니 창구에 꼭 말씀드려보세요.

세상은 생각보다 유연하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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