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학생 의견 - gogyohagjeomje hagsaeng uigyeon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설문조사 결과 발표
학생 83.6%, 학부모 81.2%, 교사 77.5% 고교학점제 긍정
학교 밖 전문가 필요성에는 교사 42.9%만 동의

고교학점제 학생 의견 - gogyohagjeomje hagsaeng uigyeon

노시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실장이 22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 의견조사 결과 세부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학생이 필요한 과목을 선택해서 수강하는 고교학점제가 2025년부터 도입될 예정이지만, 교육 3주체인 학생과 학부모, 교사 사이에서 제도 운용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어 정책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 6월16일부터 사흘 동안 고등학교 학생(984명), 학부모(1205명), 교사(1427명)를 대상으로 고교학점제 도입과 관련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10일 공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학생 83.6%, 학부모 81.2%, 교사 77.5% 등 대다수가 고교학점제의 도입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제도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의 방향은 달랐다. 학교 밖 전문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학생 81.6%, 학부모 77.3%가 동의했지만 교사는 42.9%만 공감한다고 답했다. 제도에 대한 우려를 묻는 질문에도 학생 30.1%, 학부모 28.0%는 ‘진로 결정 및 과목 선택에 대한 부담’을 많이 꼽았지만, 교사는 38.5%가 ‘학교 교육 방식과 대입 제도의 불일치’를 걱정했다.

학생 학부모 입장에선 지금까지 진로 문제 등을 고민할 때 교육 과정과 별개로 준비해야 할 때가 많았는데,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교육 과정 안에서 진로 고민을 할 수 있다는 게 고교학점제의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그동안 창의체험활동이라는 이름으로 분리되어 있던 교육 수요를 반영해 텃밭 가꾸기나 요리 관련 과목 등을 열 수도 있고, 입시 준비를 위한 고난도 수학이나 영어 외에 필요한 교양 강좌도 열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 다양성이 열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교사들은 우선 제도가 바뀌면서 생기는 업무 부담 문제를 우려하며 교원 수급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주로 지적했다. 전경원 경기도 교육정책자문관은 “지금도 고교학점제 시범학교를 보면 교사들이 감당해야 할 교과목 수가 3~4개 된다”며 “이런 건 대학에서 교수들이 1주일에 9학점이나 12학점 이하로 할 때나 가능한 것인데, 고등학교에서 3~4과목 가르치면서 행정과 방역까지 하라는 건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외부 전문가 수급 등에 대해서는 교원단체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경원 자문관은 “현장 교사들은 교육학 등 학생 교육 전반에 대해 교육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게 옳으냐는 문제를 제기하지만, 고등학교에 있는 교원자격증으로 소화가 안 되는 과목은 부분적으로 대학에 있는 교수나 강사가 와서 강의해도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며 “이런 부분은 교원단체에서도 전향적인 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의 생각도 비슷했다. 경기도 지역에서 자녀를 고교학점제 선도학교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 ㄱ씨는 “경기도 일부 지역에선 대학 등 지역 인프라와 연계해 수업하면서 고교학점제를 잘 운용하는 곳이 있더라”라며 “기존 교사들이 가르치던 과목들 중심으로 교육할 수는 있지만, 그 밖의 과목에는 역량이 부족할 수 있으니 대학이나 전문가 등과 연결해서 한다면 아이들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고교학점제가 제대로 안착하려면 대입 제도 개편 방안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는 데는 학부모와 교사, 전문가 모두 의견을 같이했다. 지금처럼 정시 확대가 계속되면 고교학점제의 도입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것이다. 이윤경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수능이 축소되고 내신을 고1부터 모두 절대평가로 하는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 문제에 있어서는 교원단체나 학부모단체나 교육부에 공통적으로 요청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ㄱ씨 역시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를 적용받는 초등학교 6학년 학부모들 사이에선 이미 고교학점제 대비 커리큘럼을 짜는 학원들이 성행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면 좋지만, 입시제도가 그대로 대변혁이 일어나지 않는 한 결국 안에 있는 아이들만 힘들어지겠다는 생각 밖에 안 든다”고 말했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수(교육정책학) 역시 “학생이나 학부모들도 결국 대입 유불리 쪽으로 과목을 요구할 수 있어서 그렇게 되면 결국 제도가 입시에 의해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번 정부에서 정시를 확대했으니 교사들의 불만이 제기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1일 오후 3시 고교학점제 도입에 대한 교육 주체의 인식조사 결과 논의를 위한 세미나를 온라인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학교 현장, 시·도 교육청, 대학 등 전문가들과 논의해 정책 방향을 점검하고 발전적 대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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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 학생 의견 - gogyohagjeomje hagsaeng uigyeon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10기 장민경기자]

 2019학년도 갈매고등학교(이하 갈매고)에서 2학년과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원하는 교과목을 선택한 뒤 각자의 시간표에 따라 교실을 이동하여 수업을 듣는 방식으로 학점을 채워 졸업하는 방식인 고교학점제가 시행된 지 어느덧 한 달이 되었다시행 전에는 '자신의 진로와 관련됐고, 관심과 흥미가 있는 과목을 위주로 선택해서 들을 수 있어서 좋다.'라는 찬성 의견과, '듣는 학생의 수가 과목마다 달라 적은 과목의 경우 높은 등급을 받기 힘들고, 진로가 불확실하거나 선택과목 신청이 끝난 후 진로가 변경된다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라는 반대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되는 고교학점제에 대한 학생과 선생님의 의견을 물었다.

 먼저, 갈매고 2학년 H 군은 고교학점제의 장점으로는 자신이 흥미 있는 과목을 선택해 들을 수 있어 학습에 대한 흥미도가 올라간다고 한다. 단점으로는 조회와 종례를 제외하고 계속 반을 이동하여 반 친구들과 쉽게 친해질 수 없고, 심지어 한 반에 누가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점을 꼽았다. 이에 대해 반끼리 단합을 할 수 있는 여러 활동이나 프로그램 등을 실시를 개선점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리고 같은 학년인 양은 교과목마다 같이 수업을 듣는 학생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학생들과 친해질 수 있는 점을 장점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고교학점제의 단점으로는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다른 학교에 비해 주요 과목의 시수가 줄어 수업시간에 따라가기 어려운 점을 꼽았다. 특히 수학이나 영어 과목이 다른 학교의 시수가 4~5시간인 반면에 갈매고는 3시간밖에 되지 않아 다른 학교에 비해 같은 과목을 적은 시간 안에 배우게 되고, 이에 따른 선생님들도 적은 시간 안에 많은 양을 가르쳐야 한다는 압박감에 진도를 빠르게 나가고, 학생들이 이해할 시간을 충분히 주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여 학습하는데 어렵다고 덧붙었다. 그리고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으로는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있을 만한 공간이 딱히 없어서 복도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했는데, 이 때문에 틈새 시간에 숙제나 공부를 할 수 없다고 했다

 갈매고 3학년 L 양은 장점으로는 고교학점제를 시행하면서 많은 과목들을 블록 타임제(연강)로 진행되어 한 시간에 끝내지 못했던 애매한 활동들을 좀 더 구체적이고, 심화된 내용을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단점으로는 이동하는 시간이 늘어 쉬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점을 꼽았다. 그리고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으로는 출석 체크를 하는 방식이 너무 혼란스러워 잘 시행되지 않는다는 점을 꼽았다. 한 학생이 질병 결석을 했을 시 전달이 되지 않아 무단 처리가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예시로 들었다.

 갈매고 P 선생님께서는 고교학점제의 장점으로는 학생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학생들이 자신이 배울 과목을 선택함으로써 학생의 주체성을 강조할 수 있는 부분을 장점이라고 생각하시며, 단점과 개선되어야 할 부분으로는 시스템이 번거롭고 기반이 탄탄하게 되어있지 않다는 점과 이수 단위 수가 많은 점과 학년제 진급이 법적 기반이 되어있지 않다는 점이 보충되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하셨다

 갈매고 J 선생님께서는 장점으로 수업을 희망하여 수강하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보다 의미 있고, 열정적인 수업이 가능하다는 점과 일반 고등학교에 비해 더욱 풍부하고 다양하고 일반 고등학교에는 없는 교과목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단점으로는 이동수업이 많기 때문에 소극적인 학생은 친구를 사귀기 어렵고, 학급의 의미가 축소되면서 기존처럼 단결된 학급을 이루기가 힘들다는 점과 보다 많은 강좌, 교과를 개설하기에는 교실 수, 학생의 인원 등 현실적인 조건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꼽았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수강 신청 시스템과 학점을 다 채우지 못했을 시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재수강 제도, 그리고 고교학점제를 지원할 수 있는 행정적인 체제 등의 문제점이 개선되었으면 좋겠다고 언급하였다.

 이처럼 여러 의견이 나오는 고교학점제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고교학점제를 시행하는, 아니면 시행할 예정인, 그것도 아니면 만약에 시행한다고 가정한다면, 이 기사를 읽고 있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10기 장민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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