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 간호사 살인사건 - ajudaebyeong-won ganhosa sal-insageon

조용관 교수의 인터뷰는 예상치 못한 응급 수술로 몇 차례 미뤄진 뒤에야 간신히 성사되었다. 일주일에 수술 이틀, 외래 진료 세 번에다 학회와 외과 일로 바쁜 조용관 교수를 보면서 젊은 사람도 힘들텐데 도대체 어디서 저런 에너지가 나오는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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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관 교수의 전공분야는 식도와 위장 질환이다. 2003년에 동아일보 위 질환 분야 베스트 닥터로 선정된 바 있고 2007년 2월에는 동아일보 전국 종합병원 교수 1인당 위암수술 건수 6위에 발표되는 등 조 교수(팀)는 위암 분야에서 탁월한 실력을 인정받는 명의다. 수술방 동료들이 극찬하는 깔끔한 수술 실력과 3500예 이상 위암 절제술을 한 경험에서 배어 나오는 자신감과 여유는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것이다. 조 교수는 극도의 긴장 속에서 수술에 임하는 전공의와 간호사들을 편하게 해 주기로도 유명하다. 수술하는 손은 섬세하고 절도 있지만 서두르는 법이 없고 수술 과정에서 팀원의 사소한 실수에 화를 내거나 짜증내는 일도 없다. 그래서 수술실 전공의나 신규 간호사들은 가장 훈련받고 싶은 외과의로 조 교수를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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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인자함과 자상함은 외래에서도 발휘된다. 조 교수는 환자에게 질병을 쉽고 자세하게 설명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갑자기 닥친 자신의 병에 대해 이해 없이 찾아 온 초진 환자에게는 책을 펴 놓고 설명하기도 한다. 그리고 위암 환자의 상당수는 조 교수를 만나면 병을 이길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된다고 말한다. 이는 치료하면 걱정할 필요 없는 환자에게는 치료에 대한 확신을 갖게 해 주고, 상태가 심각한 환자에게는 경각심을 일으켜 철저히 치료받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조 교수의 진료철학에서 비롯된 결과다. 요즘엔 위암을 일찍 발견하여 수술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완치율이 높고 재발하는 사람도 드물어 오히려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가 불안해하기보다는 결과를 신뢰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환자의 말에 귀 기울이고 검사 결과를 꼼꼼히 챙기며 조금의 의심이라도 들면 미루지 않고 바로 확인한다.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니라도 환자가 호소하는 어떤 증상도 그냥 넘기지 않는다. 그런 그를 두고 측근의 한 사람은 ‘정석(定石)대로 하는 의사’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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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교수가 의사가 된 데에는 부친의 영향이 컸다. 조 교수가 어렸을 때 아버지가 심한 폐결핵에 걸렸다. 1950년대만 해도 폐결핵은 난치병이어서 대부분 사망하거나 폐를 자른 후에도 오래 살지 못했다. 집안의 큰 우환이었으나 다행히 조 교수의 부친은 폐를 절제하려고 간 세브란스병원에서 좋은 선생님을 만나 건강을 회복했고 여든한 살인 지금까지 건강하게 생존해 계시다. 그때 부친을 살린 병원과 의사에 대한 존경심으로 의학의 길을 걸을 것을 결심했고, 전공과목을 정할 때에는 부친의 권유에 따라 외과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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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 겪은 큰 사건과 아버지의 사랑에 대한 애틋함의 영향인지 몰라도 1983년 전문의가 된 조 교수에게는 우리 사회 1950, 60대 위암 선고를 받은 가장의 고통이 느껴졌다. 당시는 가장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시절이었고 의료보험제도가 없어 한 집안의 가장이 위암에 걸리면 가정 경제가 무너져 아내는 생활전선으로 내몰리고 자녀들은 꿈은 포기해야 했다. 최근 아주대병원의 위암 환자 중 50~60%가 조기 위암이지만 그 당시에 위암은 대부분 심각한 상태로 발견되어 치료해도 재발하거나 사망하는 사람이 많았다. 조 교수는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사명감으로 당시 위암 환자의 검진, 진단, 치료에 앞서 있던 일본 오사카 성인병센터에서 남들보다 먼저 공부를 시작했다. 귀국 후에는 위암 치료율을 높이고 환자가 건강하게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했다. 일본에서 공부하던 당시 한국이 일본보다 10년 정도 뒤져 있었지만 20년이 지난 지금은 한국이 치료 면에서 일본과 거의 대등한 실력을 갖추었다고 조 교수는 말한다. 그리고 2000년대에 들어와 전체 위암 환자 중 조기 위암 환자가 절반이 넘었으니 그만큼 치료 성과도 좋아졌고 지난해부터는 국가 지원으로 위암 환자 치료비가 더 싸져 이제는 위암으로 인한 가정파탄 걱정이 크게 줄었으니 젊은 시절의 목표를 어느 정도 이룬 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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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위암 환자가 증가하면서 최근에는 우리나라도 위암의 정도에 따라 내시경이나 복강경으로 수술하는 맞춤치료를 하고 있다. 조 교수가 대한위암학회장을 맡은 2년여 동안 우리나라의 복강경 수술이 급격히 발전했고 위암 치료에 비중이 큰 소화기내과와 함께 위암학회-소화기내과 합동심포지움을 시작하는 등 의미 있는 일이 많았다. 조 교수는 후학들에게 국민의 수준이 향상되어 모든 진단과 치료 과정, 결과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기 때문에 앞으로는 그런 기대에 걸맞게 의사가 생각을 바꾸고 환자가 어떻게 하면 수술 후 오래 그리고 편하게 지낼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조 교수는 외과 주임교수를 하는 4년 동안 학생들을 교육하는 데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앞으로는 학생들과 접촉을 넓히고 싶다고 했다. 가장 보람을 느낄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환자의 치료 결과가 좋을 때, 제자들이 좋은 곳에 취직할 때라고 말하는 조 교수에게서  의학을 위해 한평생을 바친 학자의 강직함과 향기가 느껴졌다.

[글] 신미정 /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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