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사람 연애 - igijeog-in salam yeon-ae

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헤어지는게 나은, 사귀면 안 좋은 남자 유형 5가지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여자를 만나 남자가 180도 변하는 이야기가 숱하게 나옵니다. 그런 이야기를 보면서 남자친구가 변화할꺼라는 환상을 품지만 그것은 여자의 오산 일 때가 많습니다. 여자친구가 있고 없고에 따라 사람이 변하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절대로 안 변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특히나 사귀다 보면 알게 되는 몇몇 면모들은 노력한다고 쉽게 고쳐지는 것들이 아니라서, 가슴 아프지만 헤어지는 게 차라리 낳은 유형도 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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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기적인 남자

여자는 꿈 꿉니다. 사랑에 빠진 남자가 여자에게는 목숨이라도 내어줄 왕자가 되어주기를. 그러나 이기적인 남자는 절대 안 그럽니다. 언제고 자기 위주로 결정하고, 자기 위주로 행동할 뿐, 여자를 위해 희생 또는 양보 따위는 하지 않습니다.
사소하게는 우습게도 식사 메뉴 고를 때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대체로 여자가 좋아하는 음식과 남자가 좋아하는 음식에 차이가 좀 있는데, 그래도 여자친구가 먹고 싶다고 하면 같이 가주는 남자가 있는 반면, 자기가 싫으면 신경 안 쓰는 남자도 있습니다. 이런 것은 밥 부터 시작해서 모든 순간에 나타납니다. 여자친구가 아무리 보고 싶어하는 영화가 있어도 자기 취향의 영화만 보고, 데이트 장소, 시간 무엇이든지 자기 위주로 진행합니다.
식사메뉴나 영화, 데이트 장소는 여자가 양보하면 해결될 수도 있는데, 이기적인 남자의 결정적 문제는 자기 위주로 생각하다 보니, 자신에게는 관대하지만 여자에게는 몹시 각박합니다. 자신이 늦으면 그럴 수도 있는거고, 여자가 늦으면 개념이 없는 것이고, 자신이 전화를 못 받으면 바빴던 것이고, 여자가 전화를 못 받으면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이고, 자신이 잘못한 일은 실수이고, 여자친구가 잘못한 일은 사람이 부족해서가 되어 버립니다.

2. 책임감 없는 남자

많은 여자들은 남자친구가 잘났든 못났든 남자친구라는 이유 만으로도 믿고 따릅니다. 일례로 무슨 일이 있을 때면 어릴 때 초딩들이 "너 우리 오빠한테 이른다~" 라면서 오빠를 믿고 든든해하듯이 "우리 남친이 알면 난리 날텐데..." 이러면서 뿌듯해 합니다. 그 여자에게는 남자친구가 마냥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운 사람인거죠. 
그런데 그렇게 믿고 따랐던 남자가 자기 힘든 일 있다고 잠수를 타버리고, 어디론가 종적을 감추면 여자는 공황상태가 찾아옵니다. 어쩌면 지금까지도 딱히 믿을 것이 없는 사람을 철썩같이 믿고 있었던 것일수도 있는데, 그 남자가 잠수타고 일이 생기면 도망가 버리는 스타일이면 더 이상 믿을 수가 없어요.
오죽 힘들면 그러겠느냐.. 아끼는 여자니까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다는 말로 포장은 종종 해드리지만, 정말 아끼는 여자라면 어떤 때라도 함께해주는 편이 책임감 있는 남자일 겁니다.
살면서 닥쳐올 문제는 점점 더 커질텐데, 일이 생기면 잠수타고 회피하는 남자와 함께라면 힘을 합쳐 산을 넘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남자의 문제까지 떠안아고 가야 될 판국이 됩니다.

3. 생색내기 좋아하는 남자

남자는 가오(?), 폼생폼사. 남자 체면. 등이 좀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과해서 생색내는데 집중하는 스타일 남자를 만나면 여자는 말라죽습니다. (실제로 살은 안 빠져요. 스트레스로 살찜).
우선 생색내야 하기 때문에 친구 만날 때 술값과 기분 내키는대로 질러대는 카드값에 식겁하고, 남들 앞에서는 여자친구에게 엄청 잘해주는 자상한 남자인척 하는 것에도 스트레스 받습니다.
남들 앞에서는 단 한 번 사준 티셔츠 하나에도 자기가 사줬다며 생색.
나중에 여자친구 차를 사줄거라는 둥. 나중에 여자친구 가방 하나 사줘야지 라는 둥의 생색으로 남이 볼 때는 엄청 잘해주는 남자인 줄 알지만, 현실은 친구들 앞에서 생색낸 만큼 데이트 할 때는 허리띠 졸라매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자기 남자친구 얼굴에 침뱉기이니, 친구에게조차 "내 남친 뻥쟁이임. 다 구라임. 둘이 데이트 할 때는 돈 없어서 찌질거림." 이럴 수도 없습니다.
남에게 뿐 아니라 생색내기 좋아하는 남자는 여자친구에게도 엄청나게 생색을 냅니다. 옷이라도 한 벌 사주면, 매번 "지난 번에 내가 사준 옷 있잖아." 라면서 생색. (교복처럼 맨날 그것만 입을 수도 없는데..)
오래 전에 해준 일을 가지고도 "예전에 내가 그거 해준 적 있잖아." 라면서 생색을 냅니다.
이렇게 생색내기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면, 말과는 참 다른 현실 사이에서 괴롭습니다.

4. 사치스러운 남자

보통 사치라는 단어는 여자에게 많이 붙이는데, 남자의 사치 또한 무섭습니다.
차, 오디오, 명품, 기계 등에 빠져들면, 가계부와 관계없이 질러야 직성이 풀리는 남자도 있습니다. 커피를 좋아하면 집에 커피 머신을 들여놔야 직성이 풀리고, 자전거를 시작하면 허접한 것은 안되고 몇 백만원 짜리 자전거는 갖춰야 되고, 사진을 시작하면 DSLR 고급형 기기에 렌즈 풀 세트, 온갖 장비를 갖춰야 하고, 뭘 하든 고급스럽게 갖추는 것을 좋아라 합니다.
열심히 벌어서 한 두 가지쯤 꼭 필요하지 않더라도 단순히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사는 것은 돈버는 재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잠깐 와인 한 두 병 마시더니, 와인셀러 사놓고는 그 뒤로 와인 안 마시고, 커피에 빠졌다며 비싼 커피 머신 사더니 두 번 밖에 안 쓰고, 월급은 100만원 밖에 안 되는데 주말에 산행갈 때 카메라 필요하다며 300만원 짜리 카메라를 지르고, 자전거 타고 출퇴근 할거니까 자전거 450만원짜리 사야한다고 하는 스타일의 남자를 만나면, 한 순간의 흥미에 따르는 뒷감당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5. 결단력 없는 남자

무슨 일이 있으면 스스로 결정을 못하고, 꼭 부모님 가족과 의논을 하거나, 절친과 의논하는 남자도 좀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독단적이 아니라 괜찮아 보일 수 있으나, 마마보이 파파보이는 이런 곳에서 나오기도 합니다.
상의해서 해결되는 일도 있지만, 스스로 결정하거나 둘 사이에서 알아서 해야 되는 일도 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든지 부모님과 상의해서 부모님 말씀에 따라야 하거나, 친구들과 꼭 상의하는 사람은 연인사이 둘 간의 일도 공공의 일로 만들어 버립니다. 더욱 문제는 대체로 자신과 가까운 사람의 편에 서서 상황을 듣게 되기 때문에, 별 일 아닌 일도 부모님, 친구 등 제 3자가 개입하면 일이 커집니다.
예를 들어 커플 싸움이 나서 여자친구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면 남자친구가 만나서 풀어도 될 일인데, 주위 사람들에게 여자친구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서 망신당한 이야기를 하면 나올 이야기는 뻔합니다. 처음 상의를 할 때는 화해하라고 하겠지만, 재차 매번 싸울 때마다 와서 어떻게 해야할지 의견을 구하면, 나중에는 그렇게 힘들면 헤어지라는 말 밖에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이런 식으로 여름 휴가, 주말 일정, 연인 사이의 문제 등을 스스로 결단을 내리고 해결하지 못하는 남자를 만나다 보면, 결국 말단직원과 이야기해봤자 해결이 안되므로 윗사람을 찾아야 하는 상황처럼, 남자친구와 이야기해봤자 해결될 일이 없기 때문에 나중에는 남자친구가 의견을 구하는 부모님 또는 절친과 이야기 해야 되는 엄한 상황이 나오기도 합니다.

헤어지는게 나은, 사귀면 안 좋은 남자 유형 5가지를 그대로 뒤집으면 사귀면 안 될 여자 유형 5가지이기도 합니다..... 헤어지는 것 보다는 열심히 노력해서 맞춰가기를 권해야 하지만, 아닐때는 포기하는 부분도 필요합니다. ㅠㅠ

정의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심리학에서 성격(personality)을 정의할 때, 기질(temperament)과 성격(character)으로 다시 나눕니다. 기질은 타고난 본성, 쉽게 변하지 않는 어떤 것을 이야기하고, 성격은 사회적 학습 또는 환경 등에 의해 만들어지는 성격 특성을 이야기합니다.
우리 식으로 얘기하자면 타고난 성질과 만들어진 성격으로 구분할 수 있을텐데, '성질은 더럽더라도 성격은 좋다'는 것은 언제고 본성이 드러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이야기 이며, '성질은 착한데 성격이 괴팍하다'는 경우가 지내다 보면 바뀔 수도 있는 것 입니다. ^^
심하게 이기적이거나, 책임감 및 결단력 결여, 생색과 사치 같은 성향은 고쳐질 것 처럼도 보이지만 타고난 성향에 가깝습니다. 책임감이나 결단력은 회사에서 훈련을 통해 기르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연애 관계에서도 길러질 것 같지만 연애 관계에서는 회사처럼 본격적인 트레이닝을 할 수도 없고, 변하지 않으면 회사에서 짤린다는 압박이 없기 때문에 힘듭니다. 더욱이 애인이기 때문에 고치려고 들면,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지 않는 것에 서운해져서 더 안 고쳐집니다...
애인의 성향, 타고난 기질이 안 맞는 것은... 울고 불고 노력한다고 해결될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ㅠㅠ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남자’라고도 했다. 지난 5월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을 빌어보자. 미국에서 여성을 낮춰 부르는 ‘더 약한 성(The weaker sex)’이라는 용어가 남성에게 적용되고 있다고 했다. 낮은 교육 수준 등으로 저임금불안정 노동에 종사하는 남성에게 해당하는 말이었다. 헌데, 2015년의 한국에서도 약한 남자들이 득세했다. 이른바 ‘여성 혐오’를 적극적 아니 공격적으로 드러냈던 남자들. ‘혐오의 시대’라는 레떼르로 2015년을 표현할 수 있을 텐데, 여성 혐오는 만만치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약하고 아픈 남자들의 발악이었다. 스스로 못났음을 그렇게라도 표현할 수밖에 없는 ‘오늘의 (어떤)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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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남자를 위하여』로 지금 남자들의 심리를 이야기했던 김형경 작가가 이번에는 『오늘의 남자』를 펴냈다. 일간지에 2년 동안 연재했던 남자 이야기를 묶은 책이다. 이전에 『남자를 위하여』를 쓸 때보다 한결 마음이 좋았단다. 앞서는 졸아 있었다면 이번에는 반응이 명쾌하고 좋아서 마음껏 글을 썼다고 했다. 글을 쓰면서 졸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가 『남자를 위하여』『오늘의 남자』의 차이란다. 독자와 만난 자리도 훈훈하고 좋았다. 어떤 중년 남자는 좋아서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고 한 젊은 남자는 자신의 아픈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기도 했다. 지난 12월 16일, 서울 서교동 창비사옥에서 『오늘의 남자』 출간 기념으로 이뤄진 김형경 작가와 독자의 만남은 겨울밤을 훈훈하게 덥힐 만큼 훈훈했다. 허희 문학평론가가 사회를 봤다.

책의 부제가 ‘여자가 알아야 할 남자 이야기’라고 돼 있지만, 남자가 알아야 할 남자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생각하는 ‘오늘의 남자’는 어떤가?

한마디로 말하기는 참 힘들다. 주부를 대상으로 한 강연을 가면, 그들에게 물었다. '어떤 사람을 평생 먹여 살려야 한다, 자식들 교육도 시키면서 두세 사람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남자는 결혼을 생각하면 누군가를 평생 책임져야 한다고 먼저 떠올린다. 살면서 남자들이 어깨에 느끼는 책임감을 여자들은 상대적으로 느껴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더 안타까운 건 어떤 여자들은 남자들이 슈퍼맨처럼 다 해주길 바란다. 돈도 잘 벌고 소통도 잘하고 배려도 잘하길 바란다. TV드라마를 보면 여주인공이 남주인공에게 이벤트도 해 달라, 뭐도 해달라 그러는데 남자가 여자에게 뭔가를 해주는 사람은 아니잖나. 사랑하고 애정 하는 사이가 된다는 것은 윈-윈 하는 관계를 맺는 것이다. 삼돌이를 얻는 게 아니다.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뭔가를 원하는 경우가 많더라. 예전에는 가장의 책임과 함께 권한도 있었지만 지금은 권한보다 책임만 무거워진다. 남자들이 힘든데, 힘들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집에 와서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른다(웃음). 남자도 내가 힘들다는 것을 인식하고 아내에게 뭐가 힘드니까 같이 하자고 말하면 좋겠다. 남자의 힘든 상황의 반은 외부에서 오지만, 반은 자기 안에서 온다. ‘여자가 알아야 할 남자 이야기’라는 부제는 출판사에서 붙였다. 남자들이 책을 안 읽거든(웃음). 여자도 남자에게 사랑받는다는 것이 공주처럼 대접받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야 남자와 관계를 잘 맺을 수 있다.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앤드류 솔로몬은 지금 남자들이 보이는 무력감과 폭력성 모두 우울증의 한 형태라고 했다. 해결책이 필요할 텐데, 현실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솔로몬은 정신이 붕괴되는 중증 우울증을 경험하면서 우울증에 대한 역사, 사회, 문화, 의학 차원에서 모든 정보를 집대성한 책 『한낮의 우울』을 집필했다. 책에서 그가 주장하는 대표적 우울증 증상은 ‘삶이 제거된 듯한 무력감’과 ‘극심한 폭력성’이다.”(38쪽)

우리 사회에서 심리 치료에 대해 보편적으로 이야기한지 15년가량 된 것 같다. 우리 사회의 집약적 병리성은 지금 폭발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그 뿌리는 식민지시대로까지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아직 그 트라우마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말하는 사람이 없다. 그때의 분노가 한국전쟁으로 이어지고, 전쟁이 끝난 뒤에도 마음을 돌볼 여유 없이 황무지에서 경제를 올리는데 올인 했다. 100년 동안 우리는 상처를 외면하고 달려오기만 했다. 자녀에게 물려주면 그 증상이 부모 때보다 심각해진다. 지금 젊은이들이 무기력한 증세를 보이고 ‘N포 세대’라 불리는데 부모 세대가 트라우마와 트라우마 후 심리 상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느끼지 않으려고 밖으로만 쏟아낸 결과다. 그런 세대 밑에서 자란 세대는 무기력한 우울증을 보인다. 그래도 최근 세대 간 소통을 하려는 변화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책이 읽히고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 묻는 것 자체가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심리를 돌본지 15년쯤 됐고 이제 변화의 물결에 들어섰는데 자신을 잘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애할 때도 남자는 여자에게 ‘네가 그러면 내 마음이 어떻다’고 말해주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다.

“여자들이 수다, 잔소리 등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남자는 말로써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다. 남자에게 언어는 오히려 경쟁과 전략의 도구이다. 상대를 자기편으로 만들기 위한 유혹의 말, 상대를 굴복시키기 위한 협박의 말, 자신을 부풀려 보이기 위한 과장의 말 등을 주로 한다. 그것은 감정적 진실과 무관하다.”(16쪽) 

책을 보면 여자들을 위한 연애 지침을 남겨줬다. 두 종류의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후배에게 이기적인 남자가 헌신적인 남자보다 좋다고 말한다. 보통의 연애 조언이라면 헌신적인 상대를 고르라고 할 텐데, 이기적인 남자를 택하라고 했다. 설명을 부탁한다.

마님이 삼돌이 구하는 것이 연애가 아니다. 이런 문화는 어디서 어떻게 생겨났는지 모르겠다. 연애를 하면 어떤 여자들은 남자에게 대접을 받으려고만 한다. 연애의 정의부터 잘못된 것이다. 연애는, 사랑은 받는 게 아니다. 동등한 두 주체가 만나 친밀감을 나누는 것이다. 정서적, 성적 친밀감 등을 주고받는 것이지, 백을 받고 헌신적인 이벤트를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다. 처음에 헌신적인 남자도 어느 순간에는 폭발한다. 왜 화내는지 모르게 폭발하거나 사라진다. 헌신적인 남자의 내면에는 자신이 못 받은 것을 받고자 하는 심리도 있다. 그만한 결핍이 있는 거지. 많이 받아본 사람은 정당하게 주고받는 것을 안다. 헌신적인 사람은 헌신만 할 줄 알지, 자신을 사랑해본 적이 없어서 헌신 말고 사랑이 뭔지 모른다. 친밀감, 배려, 즐거움 등의 개념이 없다. 헌신만 한다. 그런데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를 즐겁게 하는 것을 알아서 상대와 어떻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상대와 사랑을 주고받을 줄 안다. 서른다섯 이전까지는 자기 욕구를 인식하면서 상대와 주고받을 줄 아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다. 서른다섯이 넘으면 대개의 남자는 역할이 바뀌고 헌신하고 양보하는 지위에 도달하는데, 그 나이에 맞는 양보와 헌신을 배우게 된다.

“두종류의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후배에게 가끔 말해준다. 헌신적인 남자보다 이기적인 남자가 더 좋은 연애 상대라고. 자기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만이 타인과 서로 존중하는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단 조건이 붙는다. 서른다섯 살 이전까지만. 중년기 이후에는 이기적인 남자가 위험한 존재가 된다. 결혼 후 자녀를 갖게 되면 아무리 이기적인 남자도 책임감을 느끼며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양보한다. 가장이 되어서도 시간과 돈을 자기만족만을 위해 사용한다면 그는 가족에게 재앙이 되는 존재이다.”(85쪽)

헌신은 소통이라기보다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유사 전달 행위인 것 같다. 『오늘의 남자』를 보면, 남자에게 성이 곧 언어라고 말했다. 남자의 또 다른 언어는 술이고(웃음). 어떻게 보면 남자는 참 단순하다. 남자에게 왜 이렇게 성이 중요할까.

여자들은 친구와 만나 이야기를 할 때 그 언어 속에 감정이 들어가 있다. 그러나 남자는 다르다. 소통이 안 된다, 벽 같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남자와 희로애락이 묻어나는 언어로 소통하고 싶어 하나, 남자는 언어로 감정을 표현하기도 전에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사회화의 과정을 거친다. 남자는 대개 감정을 억압한다. 사회적으로 남자의 어깨 위에 주어진 책임 때문에 감정을 느끼면 힘든 거지. 즉 밖에 나가서 돈 벌려고 애쓰는 내가 불쌍하다고 느끼면 가장으로서 실격처럼 느끼는 거다. 술도 그렇다 술이 들어가면 몸과 마음이 펴지는 느낌, 그게 모든 긴장과 억압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이다. 음주나 운동에 남자들이 열광한다. 그걸 하는 순간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고 느끼는데, 무의식중에 억압된 스트레스를 표출하는 것이다. 술이나 운동으로는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가 없다. 여자들끼리는 친밀함을 느낄 수 있는 수단이 상대적으로 다양하나 남자는 섹스밖에 없다. 남자는 섹스가 만족스러우면 사랑받았다고 느낀다. 언어로 안 돼서 섹스가 잘 되면 친밀감을 느꼈다고 생각한다. 남자는 운동이나 술로는 느끼지 못하는 내밀한 친밀감, 사랑받는 느낌을 섹스로만 느끼기 때문에 섹스가 중요한 것이다. 핸드백을 받으면 사랑받는다고 느끼는 여자도 있는데, 둘 다 모두 사랑이 아닌 것을 주고받으면서 사랑이라고 느낀다.

““여자들이 대화가 통하는 남자를 원할 때, 남자들은 섹스가 통하는 여자를 원하지.” 섹스는 언어 대신 남자가 감정을 표현하는 통로이며, 의미 있는 타인과 소통하는 길이자 자존감을 확인하는 방식이라고 부연한다.(중략) 대화든 섹스든 그것을 통해 남녀가 원하는 것은 실은 동일하다. 의미 있는 타인과 친밀한 관계 맺기, 그로부터 인정과 지지를 얻는 느낌 경험하기, 그리하여 내면에 쌓인 불편한 감정 해소하기 등이 그것이다.”(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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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이 건넨 질문에 김형경이 답하다

그놈이 다 그놈이라지만(웃음), 좋은 놈을 알아보는 기준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여자들이 변했다는 게 이런 언어를 거침없이 쓴다는 것이다. 내 젊은 시절과는 다르다(웃음). 좋은 남자는, 지금 (내게) 연애할 남자를 고르라면 그 사람이 얼마나 사랑받으면서 산 사람인가를 척도로 삼을 것 같다. 사랑받아본 사람만이 정서적으로 안정돼 있고,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으며, 어떤 상황에서도 적응을 잘할 수 있다. 그래서 하나의 척도를 삼으라면 10살 미만까지 얼마나 사랑받고 자란 사람인가를 볼 것 같다. (10살 미만까지 사랑받지 못한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심리 관련 책 등을 읽고 내가 사랑이 결핍돼 있어서 그런 사랑의 부재가 내게 어떤 부정적인 정서를 줬는지 알아차리고 인식하며 자신을 변화시켜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정적인 정서를 상대방에게 쏟아낼 수 있다.

전 남자친구의 결혼에 배신감이 느껴진다. 어떻게 해야 하나?

내가 인생을 살면서 잘하는 것이 몇 개가 있는데 하나가, 뭔가를 결정해서 끝난 일이 있으면 뒤돌아보지 않고 후회하지 않는다. ‘만약에’ 게임을 하지 않는다. 지난 시간을 붙들고 있는 사람을 보면 안타깝다. 뒤에 커다란 쇠사슬과 쇠공을 묶어놓고 있는 것 같다. 배신감이나 복수심 등은 빨리 털어내는 것이 좋다. 배신감이나 복수에 대한 감정을 느낄 때 그 시간과 감정, 에너지도 소중한 내 것이다. 왜 쓸데없는 사람들에게 그런 에너지를 쓰나. 그런 에너지를 내가 잘사는 데 쓰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인생에게 하지 말아야 할 것이 후회와 복수라고 생각한다. 전남자친구에 대해서는 나중에 언젠가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보복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털어버리면 어떨까(웃음).

최근에 한 남자에게 세 번을 차였다. 어릴 때 사랑을 못 받고 자란 남자였는데, 그런 남자에게 계속 차이는 여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너무 힘들다. 언제까지 이래야 할까?

한 사람이 인내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이면 (상대가) 녹기도 한다.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그 사랑이) 견고한지 불안한 것이다. 그래서 테스트하는 것이다. 테스트 당하는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은 계속해서 그를 안아주는 것이다. 너무 힘들면 (그에게) 얘기해라. 언제까지 테스트할 것인지 얘기해달라고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고 나눠봐라. 그는 사랑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마음이 깊어지면 떠날까봐. 그의 불안을 소화하면서 계속 사랑을 일관되게 보여주면 어떨까. 세 번이나 살아남았다는 것은 인격적으로 충분한 것 같고, 조금만 더 참아보면서 그 남자에게 다른 여자 괴롭히지 말고 내 곁에 있으라며, 돌봐준다고 확신을 줘봐라.

얼마 전에 투신했다가 구조가 됐다. 그때 친구가 추천해준 책이 『남자를 위하여』였다. 그리고 김형경 작가의 책을 다 읽었는데, 태어나서 처음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모든 남자의 첫사랑은 엄마라고 했는데, 엄마와의 애착 관계에서 못 벗어나고 있음을 깨달았다. 엄마를 대체할 수 있는 상대를 찾다가 괴로워했다는 깨달음을 얻고 마음이 편해졌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몇 년 동안 연애 공백기가 있었는데 여자친구사람이 늘어나더니 최근 갑자기 이상형이 나타났고 만나고 있다. 이 여자를 만나면서 고민이 된다. 나는 열 살까지 사랑을 많이 받아본 사람도 아니고 자존감이 낮고 심리적으로 하자가 많다. 내가 다른 사람과 사랑을 해도 될까?

말을 들으면서 놀라고 감동했다. 남자가 자기를 성찰해서 이런 사람이라고 스스럼없이 담백한 언어로 말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특별한 예외인 것 같다. 그만하면 사랑을 하고도 남겠다. 감정 언어를 잘 표현하는 남자는 연애를 할 때 먹고 들어간다.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자신의 내면을 이야기하면 어떤 고백보다 그 여성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어떤 변화도 한 순간에 일어나지 않는다. 정서나 자존감이 세팅되는데 7년 이상 걸린다. 변화가 시작되면 천천히 조급해하지 마라. 이전과는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했으니 이런 방식으로 간다면 7년 후에는 내 생이 많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놀랍게도 혹은 희망적이게도, 요즈음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남자들을 자주 만난다. 사석이나 독자와 만나는 자리에서 그들은 자기가 경험하는 마음의 불편을 토로한다.(중략) 그들은 이십대 청춘이기도 하고 완연한 중년이기도 하지만 내면을 이야기하는 모습은 똑같이 아름다워 보인다. 고요한 힘을 지닌 사람처럼 빛나 보이기도 한다.”(1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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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남자김형경 저 | 창비
현명한 조언들을 듣다보면 직장, 학교, 가정 안에서 겪는 관계의 갈등이나 길거리, 음식점 등 주변 어디에서나 마주치는 사람들 속에서 느끼는 불편함의 근원이 환하게 드러나며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따뜻한 눈길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오늘을 힘겹게 살아가는 남자와 여자를 위한 심리 이야기 『오늘의 남자』를 통해 남녀가 서로에게 가지고 있던 환상은 현실감을 되찾게 되고 더욱 조화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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