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GBC 완공 - hyeondae GBC wangong

[포쓰저널=박소연 기자] 현대차가 현대건설과 GBC(글로벌비즈니스센터) 주변 개선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숙원 사업인 GBC 건립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은 23일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기아와 공공기여 대상사업 직접제공시설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6125억원이다. 이는 현대건설의 지난해 매출액 16조9709억원의 3.61%에 해당하는 규모다. 

국제교류복합지구 및 주변일대 지역의 ▲국제교류복합지구 도로개선 ▲보행축정비 ▲잠실주경기장 리모델링 ▲탄천한강정비 등이 진행된다. 

계약기간은 22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다. 

현대차그룹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맞은 편 옛 한국전력 본사 부지에 신사옥인 GBC를 짓고 있다. 

서울시는 코엑스에서 잠실종합운동장을 잇는 199만㎡에 달하는 지역을 국제교류복합지구로 지정하고 개발중이다. 국제업무, 전시‧컨벤션, 스포츠, 문화‧엔터테인먼트가 융합된 '경쟁력 있는 마이스(MICE) 단지'로 변모시킬 계획이다. 

이 일대는 인프라와 문화·역사자원을 모두 갖춘 최적의 장소지만 핵심시설인 코엑스의 전시‧컨벤션 시설은 포화상태고 잠실종합운동장은 노후화돼 시설 운영관리 측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 

 

현대 GBC 완공 - hyeondae GBC wangong

국제교류복합지구 잠실운동장 일대 마스터플랜/자료=서울시

현대건설 관계자는 "GBC 주변 개선공사로 GBC 공사와는 별개 사업"이라고 설명했지만 답보상태인 GBC 건립도 주변 공사 착공과 함께 본격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GBC 부지로 2014년 9월 구 한국전력공사 부지를 약 10조 5000억원을 들여 매입했다. 서울시로부터 2019년 11월 건축허가를 받았으며 지난해 5월에는 착공허가를 받았다. GBC 완공은 2026년으로 예정돼 있다. 

#2.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지을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놓고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애초 계획대로 105층을 지을 지, 아니면 70층이나 50층 2~3개동으로 분할할 지에 시선이 쏠린다.

현대차그룹에선 "아직 땅파기 공사 전으로 현재 설계변경을 검토하고 있으나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GBC 건설에 협조를 얻어야 하는 강남구에서 원안대로 초고층건물을 지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방자치단체로서야 GBC에 현대차그룹 사무동뿐 아니라 숙박시설, 전시시설 등이 들어서는 만큼 랜드마크로서 상징성을 위해 그런 의견을 낼 수 있다.

하지만 100층 이상 초고층건물은 기술적문제뿐 아니라 항공기 고도 문제 등으로 인해 건설비용이 어마아마하게 든다. 현대차가 GBC건물 높이를 낮추면 비용을 최대 2조 원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그룹은 국내외 전기차 공장 건설을 앞두고 있다. 공급망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로보틱스와 도심항공모빌리티, 자율주행 등 미래사업 투자에 앞으로 수십조 원의 재원이 필요하다.

초고층건물은 자산가치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미래 기업가치에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현대차그룹이 국내에서 가장 높은 초고층건물이라는 과시욕을 버리면 얻을 수 있는 실익이 크다.

#3. 현대차그룹이 GBC 계획을 처음 구상했던 건 2006년이다. 애초 성동구 성수동에 지으려했지만 서울시 반대로 무산됐다.

그 뒤 2014년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를 10조5500억 원을 들여 매입하며 GBC 계획을 구체화했다.
 

현대 GBC 완공 - hyeondae GBC wangong

2006년뿐 아니라 2014년까지만 해도 사실 현대차그룹은 '싼 차'를 만든다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브랜드가치 높이기 차원에서 대외적으로 사세를 과시할 필요성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현대차그룹에서 만드는 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은 지난해와 올해 세계 주요 자동차매체들이 주는 상을 휩쓸다시피 했다.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글로벌 완성차업체를 누르고 당당히 시장점유율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선 딜러에게 주는 판매장려금이 주요 업체들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만큼 브랜드가치가 올라간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과거 내연기관차 시대 '패스트 팔로워(추격자)'에서 전기차시대를 맞아 '퍼스트 무버(선도자)' 위치를 점차 다져가고 있다.

정의선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은 과거 정몽구 명예회장 시대와 달리 초고층건물로 사세를 과시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브랜드가치를 높였다.

현대차그룹이 삼성동 GBC 부지를 매입했을 때 그 돈이면 글로벌 완성차업체를 인수할 수 있다는 비판이 거셌다. 다행히도 삼성동 부지 매입 뒤 토지가치가 현재 2배가량 높아졌다고 한다.

6일 서울시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달 GBC 사업의 4번째 환경보전방안서를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7월 신청한 새 계획이 그대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새 계획에는 터파기 공사 착수를 내년 7월로 연기하고, 3층 규모의 GBC 홍보관을 코엑스 맞은 편 영동대로변에 짓는 내용이 담겼다. 당초 2019년 서울시의 건축허가 때에는 터파기를 다음달 시작할 예정이었다. GBC 사업 홍보시설과 사업 추진 실무조직 사무실이 꾸려질 홍보관은 이달부터 공사에 들어가 내년 5월 준공이 목표다. 터파기 공정은 높이, 면적, 동 수 등 해당 건축물의 건축 방향에 따라 제각각으로, 건축 방향이 확실히 결정돼야 진행이 가능하다.

569m의 105층 빌딩과 호텔 등 부속건물을 2026년까지 짓는다는 계획의 토대는 이번 환경보전방안서에서는 그대로 유지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더 이상 GBC 사업을 미루기 어려운 여건에 있는 걸 감안할 때 내년 터파기 때에 맞춰 규모 변화 등 GBC 사업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홍보관 건립 또한 이에 맞춘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우선 현대차그룹이 GBC 사업을 위해 서울시에 지불한 공공 기여금으로 지어지는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가 2028년 초 준공을 목표로 올해 6월 착공됐다. 통상 1년여의 터파기를 거쳐 4, 5년 간 고층 건물이 지어지는 걸 감안할 때 사실상 내년부터 GBC 공사가 본격화돼야 환승센터 개장에 일정을 맞출 수 있다. 이 환승센터는 영동대로 지하에서 고속철도, 서울 지하철 2·9호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GBC와 코엑스를 연계하는 서울시 동남권 국제교류복합지구 사업의 핵심이기도 하다. 2014년 현대차그룹이 GBC 부지를 10조5500억 원에 매입한 후 7년 넘게 건축이 본격화되지 않으면서 인근 삼성동 상권의 침체 장기화 우려가 커지는 점도 현대차그룹에는 부담이다.

현대차그룹은 공식적으로는 “GBC 계획과 관련해서는 기존에 발표된 원안 외에 밝힐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건축에만 4조 원 정도가 추산되는 GBC 사업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내부적으로는 국내외 전문가들을 접촉하며 자문을 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 규모를 50~70층의 2, 3개 동으로 바꾸고, 외부 투자자에게서 건축비를 조달해 공동 개발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서울의 영등포구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를 비롯해 일본의 도쿄 도심 재개발 등에서 활용되는 사업 방식이다.

관건은 GBC 사업을 당초 허가받은 원안대로 추진할 것을 요구하는 강남구의 반발이다. 강남구는 현대차그룹 안팎에서 GBC 계획 변경 가능성이 흘러나오면서 정순균 구청장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면담을 요청하고, GBC 원안 추진을 요구하는 성명을 내놓은 바 있다. “서울을 대표할 수 있는 랜드마크(상징) 건물의 확보와 이를 통한 관광객 유치 등 경기 활성화를 위해 초고층 건립이 필요하다”는 게 강남구의 논리다.

하지만 초고층 건물은 강풍 등 악천후에 견딜 수 있는 비싼 건축자재가 필요하고, 건축 오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인공위성으로 위성항법장치(GPS)를 활용하는 등 1개 층을 올릴 때 일반 건축물보다 건축비는 2배 가까이 든다. 준공 후 유지비 부담 또한 만만치 않아 세계적으로도 중국, 중동을 제외하면 100층이 넘는 초고층 건축 계획을 찾아보기 어렵다. 2010년 이전까지 수도권에서 추진되던 100층 가량의 건축계획 상당수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만 실현됐을 뿐 첫 삽도 뜨지 못했거나 계획이 대폭 축소됐다.

애초 105층 1개동으로 설계안이 제출된 GBC는 현재 50층 3개동으로 쪼개는 방안이 유력한 상태다.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GBC는 건물 높이(569m)에 따른 공군부대 작전 제한, 삼성동 봉은사 일조권 침해 논란 등이 불거져 105층 메인 타워 1개동을 50층 3개동으로 조정하는 방안이 거론돼왔다.

메인 타워를 3개로 쪼갠 뒤 3개동 상층부를 원형 통로로 연결해 상층부에서도 서로 이동이 가능하도록 설계하는 안도 중점 검토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 회장이 SOM 측 내용을 미국 현지에서 검토한다는 건 앞으로 GBC 설계 변경과 실제 건설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임을 암시한다"고 전했다. GBC 사업은 용지 매입 6년 만인 지난해 5월 서울시에서 착공 허가를 얻었다. 서울시와 현대차그룹은 1조7491억원 규모 공공기여 이행 협약도 체결했다.

GBC에는 현대차그룹이 미래 신사업 핵심 분야로 꼽고 있는 도심항공교통(UAM) 이·착륙장도 마련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UAM은 도심 교통 혼잡을 획기적으로 줄일 대안인 만큼 GBC 사옥에 해당 이동수단이 뜨고 내리도록 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설계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향후 내연기관 신차 생산 중단과 수소전기차 확대 등 친환경 미래 이동수단 확대 의지를 천명한 만큼 정 회장은 GBC에도 친환경 방식을 도입할 전망이다. 자동차 전동화와 수소경제 확대 등 중장기 친환경 사업 전략 대상 안에 그룹 총본산인 GBC도 포함시키겠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