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카이 여행 금지 - bolakai yeohaeng geumji

오늘 보라카이 사람들의 마음을 뒤숭숭하게 만든 것은 서부 비사야 지방의 소방국(BFP-Bureau of Fire Protection) 직원 중 한 명이 해고당했다는 뉴스였다. 소방국 직원의 해고가 큰 뉴스거리가 된 것은 그녀가 지난주 보라카이를 돌아다녔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보라카이 여행을 간 것이야 개인 자유이지만, 여행객이 코로나 19 확진자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게다가 지난주만 해도 보라카이 여행이 금지되어 있던 시기였다. 사람들을 허탈하게 한 것은 이 소방국(BFP) 직원이 코로나 19 검사를 받은 뒤 검사 결과를 통보받기 전에 보라카이 여행을 다녀왔다는 것이었다. 아클란주 말레이타운(Malay town) 시장의 말을 빌리자면, 지금 이런 일이 일어나야 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제 6월 16일, 보라카이 섬은 내국인 관광객들에게 섬의 방문을 허용했다. 보라카이라고 해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뾰족한 대책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침체된 관광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별도리가 없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보라카이 섬이 제대로 손님을 받지 못한 기간은 최근 석 달만이 아니었다. 2018년 4월 두테르테 대통령은 보라카이 섬의 환경을 위해 섬의 폐쇄를 지시했다. 6개월이 지난 뒤에야 섬은 다시 문을 열 수 있었지만, 섬에서 관광객을 받아들인 기간은 길지 못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바람에 보라카이 섬은 2020년 3월부터 다시 문을 닫아야만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보라카이 지역이 있는 아클란 섬이 얻은 손해액은 5월 기준으로 무려 113억 페소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그러니 보라카이에서 인근 비사야 지방에 사는 내국인 손님에게라도 섬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보라카이 섬의 개장은 필리핀 관광부(DOT)와 지방정부의 주도하에 매우 야심 차게 준비되었다. 하지만 어제오늘 보라카이 섬을 들어가는 항구는 대단히 조용했다는 소식이다. 보라카이 섬은 필리핀 사람들에게도 가장 인기 좋은 여행지 중 하나이지만, 해변은 그야말로 한산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에 여행 자체를 꺼리는 탓도 있겠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섬을 돌아다녔다는 소문 탓도 컸다. 그러니까 문을 연 지 하루 만에 전해진 비보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섬을 방문했었다는 소식이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보라카이를 방문했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보라카이 재개장을 앞두고 바삐 움직이던 보라카이 사람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에두아르도 아뇨 내무지방행정부(DILG) 장관도 관련하여 성명서를 내고 "이 문제에 대해 잘못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잘못의 용서보다 먼저 급한 것은 사태 수습이었다. 내무지방행정부(DILG)에서는 재빨리 특별조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확진자의 동선 추적에 나섰다. 그리고 확진자로 밝혀진 직원이 총 27명의 직원과 접촉했음을 파악했고, 현재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에 대해 모두 격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BFP 직원들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태스크포스(TF)에서는 직원의 신상이나 보라카이 내에서 머물렀던 호텔, 방문했던 시설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소방국(BFP) 직원들이 보라카이 여행이 금지되어 있음을 알고 있었음에도 섬을 방문해서 모종의 파티를 열었다는 사실마저 감추지는 않았다. 


+ 관련 글 보기 : [필리핀 보라카이] 오늘부터 내국인 관광객 방문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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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보라카이. 더 린드 보라카이 호텔(The Lind Boracay)


※ 위의 내용은 아래 자료를 참고로 작성되었습니다.

· DILG chief relieves fire chief in Western Visayas over breach of quarantine protocols by a staffer

https://cnnphilippines.com/news/2020/6/17/DILG-chief-relieves-fire-chief-in-Western-Visayas-over-personnel-breach-of-quarantine.html

· BFP exec fired after virus-positive staffer 'roamed' Boracay

https://www.rappler.com/nation/264090-bfp-executive-fired-after-coronavirus-positive-staff-roamed-boracay

· Boracay gov’t scrambles to trace contacts of BFP-6 personnel with COVID-19

https://news.mb.com.ph/2020/06/16/boracay-govt-scrambles-to-trace-contacts-of-bfp-6-personnel-with-covid-19/

· BFP staff with COVID-19 attended 'despedida' party in Boracay: tourism chief

https://news.abs-cbn.com/news/06/17/20/bfp-staff-with-covid-19-attended-despedida-party-in-boracay-tourism-chi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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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보라카이] 관광객 방문을 허용하자마자 보라카이에 전해진 코로나19 확진자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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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일요일 오후 7시 비행기였기 때문에 출발 전까지 PCR/신속항원검사 영문증명서 발급을 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힘들었다. 따라서 출발 당일 공항에 일찍 도착해 공항 내 코로나19검사센터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기로 하고, 미리 Safe2go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후 방문했다. 신속항원검사는 1시간 이내 문자 및 이메일로 결과를 받아볼 수 있고, 검사소에서 영문증명서 출력도 가능하다. 증명서 발급 후 원헬스패스 QR코드 발급 절차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출발 전 넉넉하게 검사 예약을 하는 걸 추천한다. 현재 해외여행객이 증가하는 추세라 예약을 하지 않으면 오래 기다려야 할 수 있으니 꼭 예약 후 방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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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코로나19검사센터에서 발급받은 영문 음성확인서. /출처=강예신 여행+ 기자

​신속항원검사 음성증명서를 받았다면 필리핀 입국 시 필요한 QR코드들을 발급받아야 한다. 원헬스패스를 포함해 각 지역별로 필요한 QR코드들이 다르니 미리 확인 후 모든 QR코드를 사전에 출력 또는 화면 캡쳐를 잘 소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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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아시아나항공 비즈니스라운지.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휑했던 인천공항인데, 새삼 해외여행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아직 공항에 사람 얼마 없겠지’하는 생각은 오산이다. 기자가 탑승한 인천~마닐라 왕복 아시아나 비행기는 전좌석이 꽉 찼다. 게다가 모든 승객마다 특정 국가 입국 시 필요한 서류를 확인하기 때문에 짐 부치는 시간이 예전보다 지체될 수 있다. 적어도 출발 2시간 반 전에는 도착하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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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공항 제2터미널.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필리핀 마닐라의 니노이아키노국제공항에 도착하니 원헬스패스 QR코드를 통해 입력한 서류를 꼼꼼히 확인했다. 공항 이용객이 많아 시간이 지체될 수 있으니 이후 일정을 잡을 때 감안하는 게 좋다. 필리핀은 최근 해외여행객을 받기 시작하자마자 해외 관광객이 급속도로 늘어난 듯 보였다. 특히 서구권 관광객들이 많이 보였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국내선 터미널도 안산인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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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 SM몰.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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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카이 해수욕장.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쇼핑몰, 해수욕장, 호텔, 레스토랑 모두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관광지에는 음료, 기념품 등을 파는 상인들도 많이 보였다. 마닐라와 보라카이 기준으로 아직 한국인 관광객은 드물었다. 마스크의 경우 실내외 시설, 대중교통 등 어느 곳에서나 철저히 착용하고 있었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미국·유럽에서 온 기자들은 다소 갑갑해하는 듯했다. 펍의 경우 새벽까지 영업하고 있었는데, 입장 전 백신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곳도 있었다. 백신패스가 사라졌다고 하지만 일부 시설에서는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한국에서 발급해온 영문백신접종증명서를 보여주니 무사히 입장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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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카이 해변.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최근 다녀온 입장에서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보자면, 필리핀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지금이 다녀오기 좋은 시기라고 생각한다. 우선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양인 여행객들이 아직 거의 없는 시기라 훨씬 한적하게 즐길 수 있다. 특히 한국인에게 인기가 많은 휴양지 보라카이 섬의 경우 지난 2018년 6개월 간 환경 문제로 문을 닫은 뒤 바로 코로나 사태를 맞아 장기간 관광객의 발길이 끊겼다. 그 영향 때문인지 어느 해변이든 아주 깨끗하고 한적했다. 한 필리핀 주민은 “필리핀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비싼 물가 때문에 보라카이를 많이 가지 않고 보다 저렴한 지역의 해변을 주로 찾는다”고 말한다. 너무 물이 맑고 깨끗해 이 지역이 한때 몰리는 관광객으로 인해 심각한 환경 문제를 겪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평화로운 자연 속의 럭셔리 리조트에서 제대로 힐링하고, 수상 액티비티까지 즐기다 보면 길었던 코로나 블루를 치유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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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에서 탑승한 택시.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많은 필리핀 여행객들이 염려하는 치안의 경우 코로나19 상황과 무관하게 항상 제기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개인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특히 마닐라와 같은 대도시에서는 저녁 늦게 외출을 삼가고, 택시 이용 시 그랩(Grab) 어플을 이용하는 등 늘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다만 그랩을 이용하면 대개 10분 이상은 기다려야 택시를 배정했다. 그랩이 잘 잡히지 않아 일반 택시를 몇 번 이용해보기도 했다. 많은 택시 기사들이 미터기를 켜지 않아 흥정을 해야 했는데, 운이 좋으면 그랩 비용보다 저렴하게 이동할 수도 있었다. 기자는 혼자 몇 번 일반 택시를 타면서 다행히 별다른 이슈가 없었지만, 급한 일이 없다면 그랩을 이용하는 걸 추천한다. 거스름돈이 없다며 주지 않는 택시가 많으니 잔돈을 미리 준비해 탑승하는 것이 좋다. 택시를 타고 내릴 때마다 귀엽게 생긴 아이들이 꽃을 팔려고 몰려와 난감했다. 일행 중 한 명이 한국 돈 2만원 정도를 준 적이 있는데 꽃을 얼마나 많이 줬는지 일행 전원이 나눠 갖고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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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카이에서 기념품을 판매하는 상인. /사진=jp/tp

한국인이 자주 가던 관광지에서는 능숙한 한국말로 인사를 걸어오는 이들이 종종 있었다. 아직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데도 ‘I ♡ Korea'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은 상인들도 보였다. 한식당은 물론, 쇼핑몰에서 한국인 모델 및 브랜드, K-pop 노래가 등장하는 건 흔한 일이었다. 영어 의사소통도 원활하게 되고 현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대부분이 적극적으로 설명해줬다. 결과적으로 좋은 기억만 간직하고 돌아온 여행이었지만, 늘 긴장을 늦추지 않고 주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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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입국심사 대기줄.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 탑승 시 출발일 기준 48시간 이내 검사한 PCR 음성확인서가 있어야 한다. 호텔의 안내를 받아 인근 검사소를 방문하면 된다. 출발일 기준 10~40일 전 코로나19가 확진돼 치료 이력이 있는 내국인은 관할 보건소에서 코로나19 회복 영문증명서를 발급받아 지침하면 PCR검사를 면제한다.

​음성확인서를 발급받았다면, 입국 전 질병관리청에서 시행하는 검역 정보 사전입력 시스템 누리집에 접속해 개인정보, PCR 음성확인서, 예방접종증명서 등을 입력하면 QR코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QR코드를 발급받지 않을 경우 모든 서류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대기시간이 길어지니 빠르고 간편하게 입국심사를 받기 위해 꼭 준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