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산업 전망 - 2chajeonji san-eob jeonmang

올해 주식시장의 주인공은 2차 전지 소재다. 코로나19 이후 양극화가 심화되는 국면에서 증시에서도 성장성에 대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2차 전지는 향후 10년간 확실한 성장을 말할 수 있는 업종이다.

 

전기차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배터리 시장 성장률

먼저 전기차 시장 동향을 점검해보자. 자동차 업종이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로 생산 차질에 허덕이고 있을 때, 전기차는 침투율이 더욱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완성차 OEM들이 CO2 규제를 준수하고,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기차를 우선적으로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순수 전기차(BEV)에 비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PHEV)은 일부 생산 차질을 겪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승용차 기준) 시장은 지난해 291만 대에서 올해 104% 급성장한 590만 대로 전망되며, 전기차 침투율은 7.3%에 이를 전망이다. 월별로는 최근 9월에 침투율이 10%에 도달했다. 자동차 10대에 1대꼴로 전기차가 판매되고 있다는 의미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이 올해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미국도 새정부와 함께 고성장세로 전환했다. 유럽은 코로나19를 계기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가장 적극적인 친환경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예컨대 km당 95g의 강력한 CO2 규제를 강제하고 있고, 2030년에 신차의 CO2 배출량 감축 비율 목표를 55%로 상향하고자 한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주요국들은 전기차 한대당 6,000유로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의 전면 판매 금지를 추진하고 있고, 이보다 앞서 독일, 영국, 네덜란드, 덴마크 등은 2030년까지 금지할 예정이다. 유럽에서는 보조금을 포함한 PHEV 가격이 내연기관차와 대등한 수준에 도달해 PHEV의 판매가 활발한 점도 특징적이다.

중국은 대외 갈등 속에 내수 활성화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기차 보조금을 2022년까지 연장하는 한편, 2025년 전기차 판매 비중 목표를 25%로 상향한 바 있다. 미국은 소극적이었던 트럼프 정부와 달리 바이든 정부 들어 친환경차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2030년까지 BEV, PHEV, FCEV 등 ZEV(Zero Emission Vehicle) 비중을 5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26년 이후 신차에 대해서는 연비, 온실가스, 질소산화물 등 규제를 신설해 친환경차 생산 확대를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SNE Research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30년까지 10년간 23배 성장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2020년 124GWh에서 2030년에는 2,864GWh에 도달할 전망이다. 연평균 35% 성장률을 의미한다. 배터리 형태별로 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각형이 53%, 파우치가 26%, 원형이 21%를 차지해 각형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전기차 시장은 2030년에 4,600만 대로 10년간 15배 성장할 전망이다. 10년 후 OEM별 전기차 판매량은 폭스바겐이 677만 대로 1위를 차지하고, 테슬라 554만 대, 르노-닛산 443만 대, 현대기아차 408만 대, GM 350만 대, 스텔란티스 338만 대 순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배터리 시장 성장률이 전기차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것은 차량당 배터리 용랑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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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의 경쟁구도

올해 9월까지 한국 3사의 누적 점유율은 34%로 지난해와 유사하고, 2년 전에 비하면 2배가량 상승했다. 업체별로는 CATL 31.2%, LG에너지솔루션 23.8%, 파나소닉 13.3%, BYD 7.9%, SK온 5.4%, 삼성SDI 4.6% 순이다. 올해 중국이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다 보니 수혜가 집중된 CATL이 독주하는 모습이지만, 유럽 시장도 고성장 기조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국내 3사가 선전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의 배터리가 채용된 주요 전기차 모델을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산 테슬라 Model Y, 폭스바겐 ID.4, 포드 Mach-E 등의 판매 호조에 따른 수혜가 컸고, 삼성SDI는 아우디 e-Tron, 피아트 500, 지프 Langler PHEV 등과 함께 선전했다. SK온은 현대기아차 그룹과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현대 IONIQ 5, 기아 Niro EV, 메르세데스 GLE PHEV 등의 판매량 증가가 돋보였다. 폭스바겐, 현대기아차, GM, 스텔란티스 등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고, 이는 한국 배터리의 점유율이 지속 상승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 배터리의 경쟁 우위 요인으로는 하이니켈(High-Ni) 등에 기반한 기술력과 양산 능력, 유럽과 미국 현지 공장을 통한 고객 대응력, 공격적인 생산능력 리더십 등을 꼽을 수 있다. 다만, 4대 소재의 낮은 국산화율이 극복해야 할 과제인데, 4대 소재의 글로벌 점유율은 양극재 20%, 음극재 9%, 분리막 12%, 전해질 8% 등으로 배터리 점유율을 하회한다.

 

국내 배터리 3사 중장기 성장 전략

한국 기업들이 미국 배터리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한 점이 중장기 성장성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한국 배터리 3사는 미국 완성차 3사와 전략적 짝짓기를 완료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 3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현재 26% 수준에서 2025년에는 70%를 넘어설 전망이다.

가장 앞선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북미에만 150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독자 공장으로서 미시간주 공장(5GWh)을 2012년부터 가동하고 있고, 35GWh 규모의 추가 공장을 계획하고 있다. GM과 합작법인인 Ultium Cells를 설립해 1공장은 오하이오주(35GWh), 2공장은 테네시주에 건설할 예정이다. 스텔란티스와도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고, 40GWh 규모를 2024년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SK온도 150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해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내 1위 싸움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포드와 합작법인인 BlueOval SK를 설립하기로 했고, 테네시주 공장은 43GWh, 켄터키주 1, 2공장은 86GWh의 생산능력을 갖출 것이다. 독자 공장으로 조지아주 1공장과 2공장을 계획하고 있고, 폭스바겐 등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늦었던 삼성SDI도 마침내 스텔란티스와 협력을 통해 미국에 진출하기로 확정했다. 합작법인은 2025년 23GWh로 시작해 40GWh로 확장할 계획이다. 폭스바겐, 리비안 등과도 협력 가능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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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기술 진화와 시장 전망

배터리 기술은 앞으로도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수명을 늘리며, 충전을 빠르게 하고, 원가를 낮추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다. 각각의 내용을 살펴보자.

에너지 밀도는 현재 무게 기준 280Wh/kg, 부피 기준 650Wh/L를 구현하고 있는데, 2025년에는 무게 기준 330Wh/kg, 부피 기준 800Wh/L 수준으로 향상될 것이다. 이를 위해 대표적으로 하이니켈 양극재와 실리콘계 음극재의 채용을 늘리고 있다. 양극재 고로딩 기술과 CNT 도전재 기술 등도 활용될 것이다. 테슬라의 경우 주행거리를 54% 향상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실현 방안으로 셀 디자인에서 16%, 음극재에서 20%, 양극재에서 4%, 셀-차량 통합을 통해 14% 향상시키고자 한다.

배터리 수명은 이미 지금도 적절하다는 견해가 있다. 현재 800사이클이 가능한데, 1회 충전으로 400km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30만km 이상이 가능한 만큼, 택시 수준에 이른다. 2025년에는 수명이 1,000사이클까지 늘어날 것이다. 상용차일수록 장수명에 대한 요구가 클 수밖에 없다. 다만, 배터리 수명이 오래될수록 내부 저항으로 인해 출력이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전기차 배터리를 ESS 등으로 재활용하는 ‘Second Life’ 생태계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한편, 고속 충전은 전기차 대중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현재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충전하는데 25~30분 정도가 소요되고, 2025년에는 15분까지 단축되겠지만, 기존 주유 시간과 비교하면 이마저도 길게 느껴진다.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것과 충전을 빠르게 하는 것이 반대 방향의 기술이기 때문에 딜레마다. 즉, 고속 충전을 위해서는 활물질의 로딩을 낮추고 전극을 얇게 해야 한다. 전극 내 비틀림과 바인더의 분포를 최적화하는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고속 충전을 위해서는 특히 음극재의 소재 혁신이 중요하다. 실리콘을 합성하면 전극의 두께가 얇아져 급속 충전의 강점을 가진다. 전고체전지의 리튬메탈 음극재가 고속 충전 측면에서 최적의 솔루션으로 거론된다.

전기차 베터리 원가는 현재 셀 기준으로 kWh당 96달러에서 2025년 78달러를 거쳐 2030년에는63달러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이를 위해서는 양극재 측면에서 코발트 프리, 하이니켈, LFP 등이 널리 사용되고, 활물질 고로딩 설계, 셀 대형화, 셀투팩/셀투섀시(Cell to Pack/Chassis) 기술, 광폭/고속 등 제조 기술 등의 기술적 진척이 폭넓게 뒷받침돼야 한다.
테슬라는 원가를 56% 절감하겠다는 목표인데, 이를 위해 셀 디자인에서 14%, 제조 공정에서 18%, 음극재에서 5%, 양극재에서 12%, 셀-차량 통합을 통해 7%를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폭스바겐도 비슷하다. 원가를 50% 절감하겠다는 목표인데, 셀 디자인에서 15%, 제조 공정에서 10%, 양극재 및 음극재에서 20%, 배터리 시스템에서 5%를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차 가격보다 낮아지는 소위 ‘Price Parity’를 위해서는 배터리 셀과 팩간의 원가 격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배터리 팩 가격이 셀 가격의 1.4배 수준이다. 이를 위해 셀투팩/셀투섀시(Cell to Pack/Chassis) 기술이 중요하게 부각된다. 배터리 셀-모듈-팩 단계에서 모듈을 생락하면 셀투팩, 팩까지 생략하고 차량에 바로 탑재하면 셀투섀시 기술이 된다. 원가를 낮출 수 있고, 무게와 부피를 줄여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으며, 제조 공정을 단순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상적인 솔루션이다. 셀투팩 기술은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데, 에너지 밀도를 18~40%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 CATL, BYD 등이 관련 기술을 공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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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환경에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강세

마지막으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도전이 거세다. 국내 기업들은 중국 기업들의 영역으로 간주하고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분야다. LFP 배터리의 장점과 단점은 명확하다. 장점은 원가, 안정성, 양산성 등이다. LFP의 가격은 kWh당 22달러 수준으로, kWh당 31달러 수준인 NCM811 삼원계 대비 30% 이상 저렴하다. 철이 포함돼 발열성이 없기 때문에 안정성이 우수하고, 특히 ESS 환경에서 강점을 가진다. 안정성이 높고 에너지밀도가 낮아 삼원계에 비해 셀투팩 기술 적용이 쉬운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반하는 한계는 에너지 밀도와 무게 등이다. LFP의 에너지 밀도는 0.52kWh/kg 수준으로 NCM811의 0.79kWh/kg 대비 30% 이상 낮다. 철이 포함돼 무게가 무겁고, 순간 출력이 약하다. LFP 양극재의 무게가 NCM811 대비 1.5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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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 폭스바겐, GM 등이 적극적으로 채용하기로 함에 따라 LFP 배터리 시장이 예상보다 크게 형성될 것이다. 주로 주행거리가 짧은 엔트리급 모델과 배터리 탑재 공간이 넓은 상용차 중심으로 채택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CATL, BYD, Guoxuan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LFP 배터리의 공급을 주도하고 있고, 중국 배터리 수요의 4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LFP 배터리 기술은 전압 또는 전기 전도도를 향상시키고, 성능 개선을 위해 카본 등 코팅 기술을 적용하며, 셀투팩 구현을 위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등의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