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빵을 만드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맛있는 빵일수록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이 말은 어느 정도는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빵 반죽을 하는 것이 힘들다면 반죽이 필요 없는 제빵 방식으로 힘든 과정을 건너뛰어 보면 어떨까? 이탈리아인 호스트 실비아 콜로카 셰프는 반죽이 필요 없는 간단한 빵을 만들기 위해 그녀만의 비법을 갖고 있다. 엉성하게 섞어 놓은 반죽을 밤새 숙성시키는 것이다. 그런 다음 반죽 모양을 잡은 후 다시 숙성시킨 다음, 반죽 틀에 넣고 오븐의 고열에서 50분간 구워 준다. 일반적으로 밀가루 반죽을 손으로 치대면 공기주머니를 만드는 글루텐 형성을 통해 쫄깃한 식감을 얻을 수 있다. 반죽하지 않고도 이런 맛을 느낄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긴 숙성 시간에 있다. 반죽을 몇 시간 동안 그대로 두면 글루텐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반죽이 숙성돼 깊이 있는 맛이 난다.
베이크 클럽(BakeClub)의 소유주이자 창업자인 아네카 배닝 대표는 베이크 프루프(Bakeproof) 칼럼의 저자로도 활동 중이다. 배닝 대표는 빵 반죽을 하룻밤 숙성시키는 과정은 두 가지 방식으로 글루텐 네트워크를 생성한다고 설명한다. 하나는 반죽의 수화 작용(hydration)을 통해 글루텐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글루테닌과 글리아딘 분자를 활성화하도록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산화탄소 생성을 위한 미세한 움직임을 통해 반죽을 섞어 단백질을 정렬시키도록 돕는 것이다. “글루텐 네트워크가 없으면 빵이 이산화탄소를 함축하고 유지하기가 매우 어렵다…. 빵을 반죽하지 않고 반죽을 [오랜 시간 동안] 놔둔다면 이산화탄소 팽창 작용은 반죽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온다. 수분이 골고루 분포되는 한, 반죽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라고 배닝 대표는 말한다. Silvia's dough after a night out on the benchtop Source: SBS FOOD 반죽 없는 과정에서 이 모든 것은 하룻밤 사이에 이뤄지지만, 매닝 대표는 성공을 위한 열쇠는 정확한 온도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한겨울일지라도 온화한 기후에 있으면 괜찮겠지만, 퀸즐랜드 주의 한여름 날씨에서 하룻밤을 숙성한다면, 너무 긴 시간일 수 있다. 효모(yeast)는 0.5도와 54도 사이에서 작용한다. 25도에서 28도 사이가 최적 온도이며 일반 크기의 반죽은 [위의 온도 범위에서] 약 1시간이 지나면 두 배가 되지만 냉장고 안에서는 하룻밤이 걸린다. 32도 이상에서는 너무 빨리 발효될 위험이 있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매닝 대표는 “효모 작용 과정에서, 밀가루의 전분과 이스트균이 만나 발효 과정을 거치고 여기에서 이산화탄소와 약간의 알코올이 발생한다."라고 설명했다. “반죽이 너무 오래 방치된다면, 효모는 계속 발효되면서 밀가루의 전분을 소비하게 돼 전분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된다. 그렇게 되면 반죽에 쓴맛이 남으면서 빵에서 불쾌한 양조장 같은 맛을 줄 수 있는 과도한 알코올 생산을 유발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래서 일부 베이커들은 ‘벌크 발효(bulk fermentation)’라는 단계를 거치는데, 숙성 단계에서 반죽을 규칙적으로 접어주는 작업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한다. “반죽을 접는 방식은 반죽의 숙성과 수화 작용에 도움을 줘 글루텐 네트워크의 발달을 도울 뿐만 아니라 효모의 발효를 억제해 반죽을 수축시키고 다시 효모를 강화하는 과정을 반복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베이킹 방식의 유일한 단점은 굽기 직전 마지막 단계에서 과도하게 반죽을 숙성 방치할 경우 질감과 맛에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지만, 실수도 배우는 과정의 일부인 것만은 분명하다. 자세한 베이크 프루프(Bakeproof) 안내 정보는 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사 내용이 맘에 드신다면 저자의 인스타그램 을 방문하세요.
만드는과정 *총 작업시간: 3시간 4분 , *완성분량: 식빵 틀 1개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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