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 바겐 사설 수리 - pogseu bagen saseol suli

 첫 차를 폭스바겐 CC로 시작했다. 내 직장생활의 발이 되어주고, 결혼 준비할 땐 짐꾼이 되어주고, 결혼 후엔 아이들과 와이프와의 많은 추억도 만들어줬던 차다. 큰 불편 없이 잘 타다가 둘째가 생긴 이후엔 조금 더 큰 차가 필요하여 현재는 BMW X3를 타고 있다. 본의 아니게 첫 차와 현재 차가 다 소위 말하는 수입차다. 지금까지 내가 운행했던 총합 누적 킬로수는 약 14만 킬로 남짓 되는 것 같다. 사설 수리와 자가 수리 등을 통해 국산차 못지않은 유지비 절약을 몸소 실천해 보았기에 내 경험 선에서는 어느 정도 유지비를 논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사실 두 차 모두 중고로 영입했다. 둘 다 다양한 고민과 비교를 거쳐 선택했던 차다. 내 차의 목적과 용도를 가장 먼저 고민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국산차냐 수입차냐가 오히려 첫번째 고민이었고, 그다음이 내 가용예산 범위 내에서의 가격비교였다. 이러저러한 비교와 선택의 과정을 거치며 결국은 필연적으로 차량관리와 유지비용에 대한 부분이 당면 과제로 떠오른다. 유지비의 가장 큰 부분은 고장과 수리일 것이고, 그 외 각종 소모품 교체, 유류비, 세차 등의 관리비용이 뒤따른다. 그렇다면 과연 국산차에 비해 수입차의 유지비는 정말 월급쟁이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일까? 미리 결론을 내리자면 14만 킬로 누적거리를 달려오며 느꼈던 유지비의 압박은 사실 그렇게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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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 애마 CC와는 좋은 추억도 많지만 말썽을 종종 일으키기도 했던 차다. 

 우선 CC는 보증기간이 약 6개월 가량 남아있는 상태로 영입을 했다. 그 기간 동안 있는 촉 없는 촉 다 세워가며 시시콜콜한 문제점을 잘 잡았고, 오일 교환 등의 소모품류도 때 되면 바로바로 무상으로 잘 서비스받았던 걸로 기억한다. 사실 폭스바겐 CC는 여러 가지 잔 고장들을 일으키며 속을 썩이긴 했어도 몇 가지 큰 문제들은 무상기간 내 잘 발견해서 처리한 덕분에 보증기간 만료 이후 큰 부담으로까지 이어지진 않았던 것 같다. 보증만료 이후엔 사설업체나 자가 수리(소모품류 교환)를 통해 어느 정도 유지비 부담 없이 운용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보증기간 이후의 실질적인 유지비를 하나씩 나열해보자면 1. 엔진오일 시기마다 교체(11~14만원) 2. 미션오일 1회(약 30만 원 대) 3. 타이밍 벨트(약 60만 원대) 4. 유리막 코팅 재시공(약 40만 원) 5. 타이어 교체 2번(4짝 기준 약 60만 원) 6. 배터리 1회(12~16만 원) 7. 접지시공(약 10만 원대, 시동불량 해결을 위한 조치) 8. 각종 필터류 시기마다 교체(원가구매 후 자가교환) 9. 스티어링 렉 부츠 교환 (가격 기억 안 남 10만 원 대로 기억) 10. 엔진오일 누수로 인한 엔진 실링 교환(가격 기억 안 남 약 10만 원대?) 11. 제너레이터 교환 (이건 약간 눈탱이를 맞은 듯 약 40만 원대) 12. 깜빡이 전구(원가구매 후 자가교환) 등이 기억에 남는 정도다.

 이 항목들은 CC를 3년이 넘는 기간동안 약 11만 킬로미터를 타며 진행했던 수리내역이므로 내 판단엔 그리 비싼 유지비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보증만료 이후 단 한 번도 정식 센터를 가지 않았고 전부 다 웹서핑과 카페, 동호회 등에서 정보를 얻어 사설센터에서 수리를 진행했던 내역이다. 또한 필터나 전구류 등은 조금만 차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다면 충분히 자가교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확한 부품의 품번을 체크하여 원가 구매하도록 하자(사실 절반 이상의 수리는 네이버의 카페 'TCCC'라는 곳에서 진행했으니 폭스바겐 오너들은 위 카페에서 정보도 얻고 직접 수리도 진행해 보시길 추천한다. 실제로 가장 유용하고 저렴하게 수리했던 경험이기 때문에 나누고 싶다). 정식 폭스바겐 서비스센터에서 위 내역들을 진행했다면 적어도 2~3배의 가격대를 각오해야 할 것이다. 엔진오일만 해도 센터견적은 약 36만 원대로 기억한다.

 위에서 언급하지 않았던 유류비는 ... CC의 평균 연비가 약 17~22킬로가 나와줬으니(디젤, 출퇴근이 길어서 연비가 비교적 잘 나왔던 편) 국산차와 비교하면 오히려 더 저렴하게 기름을 넣고 다녔다고 생각한다. 독일차의 디젤 연비는 상상 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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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두번째 애마. 1년이 넘도록 단 한번도 말썽을 일으키지 않았던 효자인데.. 과연 언제까지 멀쩡히 유지될 수 있을지 두고봐야하겠다. 

 두번째 애마 X3는 약 한 달 전 마지막 보증 서비스를 받았다. 이제부터 돈 들어갈 타이밍인데... 사실 CC와 비교하면 이 차는 정말 단 한 번도 말썽을 일으킨 적이 없다. 오일 누유, 잡소리, 시동불량, 도색 들뜸, 하이그로시 크랙 등 CC는 시기 때마다 약간씩 말썽을 일으켜서 어느 정도 유지비가 들어갔던 반면, 요놈은 보증기간 중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손을 댄 적이 없다(아, BMW화재 이슈로 리콜에 당첨되어 EGR 및 흡기 매니폴드는 무상으로 교환을 하긴 했다). 다행히 보증기간 막바지에 브레이크 오일, 연료필터, 브레이크 패드와 디스크까지 교환을 받았다. 미션오일, 할덱스 오일은 이 차를 통해 무교환 실험을 해볼 작정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엔진오일만 권장시기에 맞춰서 잘 교환해주고자 한다.  

 솔직히 CC와 X3를 잔고장 만으로만 비교해본다면 완벽하게 X3의 승리다. 앞으로도 정확한 권장 주기마다 소모품 딱딱 갈아주고, 급출발 급정거 과속 등 무리한 운행을 피하기만 한다면 큰 유지비가 들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있다. 자잘한 부품류는 내가 직접 교환할 것이고 어느 정도 차량관리는 자신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이 없다. 또한 고장이 난다 하더라도 정식센터가 아닌, 실력이 검증된 사설업체를 찾아서 충분히 저렴하게 수리할 수 있을 거란 믿음도 있다. 

 결론적으로 수입차 유지비가 많이 들 것만 같아 망설이시는 분들께 한마디 드리자면 "걱정하지 마시라" 이다. 내 이야기가 정답은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 유지비에 대한 두려움 정도는 훌훌 털으시라 자신 있게 이야기하고 싶다.

 다만 본인이 충분히 게으르고 정보 습득에는 도저히 자신감이 없다는 분들이나, 아니면 어떻게 차를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 없이 운전하시는 분들께는 감히 유지비가 적게 들것이라고는 확답을 못 드리겠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차도 주인을 잘못 만나면 맨날 갤갤 거리고 고장 나고 말썽을 일으킬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유지비 지출도 필연적으로 많아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적어도 내 경험에 비춰보면 주변에서 맨날 차 탓하면서 고장, 수리로 유지비 많이 쓰는 사람 치고 난폭운전 안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렇게 차를 막 다루니 차가 버텨 낼 리 만무하고 유지비 또한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수입자 유지비 걱정 없애는 꿀팁 3줄 요약 

1. 절대적으로 무상보증 기간에 최대한 많은 결함을 발견하여 조치한다. 

2. 보증기간 이후에는 내가 발품을 파는 만큼 저렴하게 차량을 관리할 수 있다.

3. 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내 차를 올바르게 다뤄라" 이다. (권장 주기 소모품 교체, 안전운전)   

수입차 정비, 공식서비스센터만이 정답일까?

최재형 2017년 6월 22일 c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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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맘 먹고 구입한 수입차. 보증기간이 지나기 전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끝나자 엔진오일이 새는 건 머피의 법칙인가?

수입차를 거리낌 없이 사는 사람들도 많지만, 오랜 시간 고민 끝에 구입하는 사람이 더 많다. 이유? 당연히 ‘돈’ 때문 아니겠는가? 국산 소형차를 여러 대 거치면서도 내 인생에 수입차는 없을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른다고 했던가? 10년 직장생활하며 모은 쌈짓돈을 투자했다. 이미 마음에 두고 있었던 모델이 있었기에 고르는 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수입차는 처음인지라 A/S가 마음에 걸렸다. 보증기간이 끝나면 엄청난 유지비가 들 거라는 소문을 익히 들었고, 큰 고장이라도 난다면 수리비가…, 그래도 눈 감고 과감하게 질렀다. 그리고 시간은 흘렀다. 보증기간 내에는 아무 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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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 천장에 맺힌 물방울처럼, 엔진오일이 맺혀 있다

보증기간이 한참 지난 어느 날. 퇴근 후 주차장에 차를 세우려는 데, 바닥에 보이는 시커먼 기름이 눈에 들어왔다. 엔진오일이었다. 습관적으로 항상 주차하던 자리에 차를 세우기 때문에 다른 차에서 떨어졌을 거라는 ‘희망’은 품지 않았다. 이 순간 정장바지가 대수인가. 무릎을 꿇고 자세를 낮춰 확인. 바닥에 고인 오일을 닦아냈고, 아침에 다시 떨어져 있다면, 분명 내 차에서….

슬픈 예감은 빗나가는 적이 없다. 전화기를 꺼냈다. 그런데, 공식서비스센터에서는 1개월 후에 오란다. 예약이 꽉 차 있어서 한 달 후에나 수리일정을 잡을 수 있단다. 이게 어떤 차인데, 그냥 공식서비스센터로 쫓아갔다. 안면이 있었던 어드바이저가 잠깐 둘러봤고, 정확한 누유위치는 엔진을 내려봐야 알 수 있단다. 수리시간은 1박 2일, 비용은 흠, 내 월급의 세후 금액 절반. 더욱 절망적이었던 건, 돈이 있든 없든 수리를 하려면 1개월을 기다려야 했다. 다른 공식서비스센터도 상황은 마찬가지. 슬픔은 그렇게 쌓여갔고, 언젠가는 고치리라 생각하며 그냥 타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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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팅이 끝나고 복귀하던 어느 하루. 그리고 눈에 들어온 플래카드. ‘플러스오토 신갈점 오픈’. 자동차 정비소를 알리는 홍보용 플래카드는 많지만, ‘신갈점’이라는 게 눈에 들어왔다. 그 말은 다른 곳에도 지점이 있다는 의미. 당연히 검색에 들어갔고, 일산점, 제주점, 신갈점이 있다는 걸 알아냈다. 주소를 내비에 입력하고 출발. 규모가 꽤 컸다. 이 정도 규모면 비용도 꽤 셀 거 같아 차를 돌려 나가려는데, 어느새 어드바이저가 인사를 하고 있었다. “이왕 들어온 거 물어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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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음료가 꽉 들어찬 휴게실. 가는 길에 몇 개 챙겨 넣었다

시스템은  브랜드 공식서비스센터와 다르지 않았다. 상담실에서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정비팀장과 함께 점검을 시작했다. 물론, 어드바이저도 함께. 정비사는 매우 노련해 보였다. 신속하게 언더커버를 떼어 내고 전등을 비춰 이리저리 살핀다. 나 역시 차 옆에서 떠나지 않았다. 정비사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친근하게 섞어가며 문제점을 하나하나 설명한다. 바로 문제가 된 곳을 찾은 정비사. 원인은 프런트 케이스였고, 이를 위한 개선품이 나와 있다고 자세히 설명을 해준다. 알고 보니 이곳 정비팀은 대부분 공식서비스센터 출신이기에, 브랜드를 막론하고 문제점을 바로 찾아낸다고 소문난 업체였다.

이제 남은 건 금액. 지금까지 기분이 좋았는데 앞으로도 좋을지는 바로 돈에 달렸다. 부품을 확인하고 이리저리 키보드를 두드리더니 프린터에서 한 장의 종이가 출력됐다. 교환하는 부품이 많았지만, 마지막 총금액만 확인하면 됐다. 이럴 수가. 공식서비스센터에서 받았던 견적보다 30퍼센트나 저렴한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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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하게 돌아간 핸들을 고객보다 먼저 잡아내, 순식간에 고쳐낸 정비실력

오후 늦은 시간에 들어갔기에 바로 수리는 힘들었다. ‘바로 수리냐, 좀더 버티느냐, 이것이 문제로다’를 되뇌고 있는 모습이 티가 났는지, 어드바이저는 언제든지 편한 시간에 오란다. 정비팀은 언더커버에 흥건했던 오일을 세척하고 있었다. “참, 아까 보니까 핸들이 오른쪽으로 틀어진 것 같은데 한번 봐드릴게요”라면서 내 차를 얼라인먼트 리프트로 가지고 간다. 그리고 30여 분 만에 핸들은 제자리를 찾았다.

지금까지 나는 왜 맘 고생을 했던 걸까? 왜 굳이 공식서비스센터만 고집했을까? 플러스오토라는 정비센터를 알게 된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다. 공식서비스센터만큼 신뢰가 가는 정비팀과 친절한 어드바이저. 그리고 내 목을 죄었던 견적까지 착했다. 예약? 이 세상이 예약제로 점점 바뀌는 상황인데, 그깟 예약이 뭔 대수일까? 예약날짜 역시 10분의 1로 확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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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오토 조현철 이사

플러스오토의 장점은?
공식서비스센터는 자사 브랜드만 수리하지만, 우리는 모든 브랜드를 다룰 수 있다. 또 공식서비스센터는 올드카든, 신차든 정품만 쓴다.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우리는 정품과 인증받은 부품을 같이 쓰기에 가격부담이 덜하다. 물론, 유럽은 인증부품을 많이 사용하고 브랜드에 납품도 한다. 품질에 전혀 문제가 없다. 또한, 독일 3사, 일본 브랜드 등 수리를 위해 예약을 하면 최소 2주에서 많게는 1개월도 기다려야 한다. 우리는 그렇게 걸리는 시간 자체가 없다. 일반 정비소에서는 수리 후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그곳으로 가야 하지만, 우리는 현재 일산과 신갈, 제주에 지점이 있다. 가까운 지점으로 가면 된다. 앞으로 대구와 부산에도 플러스오토가 생긴다.

공식서비스센터와 정비실력 차이는 없는가?
대부분의 고객이 그 점을 가장 많이 걱정한다. 걱정할 일이 아니다. 정비팀 대부분은 공식서비스센터 출신이고 다수의 첨단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실력에 자신이 없었다면 사업을 시작할 수 없다.

공식서비스센터와 비용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가 정말 궁금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정품만 사용하지 않고, 우리는 인증부품도 쓴다. 또한, 공식서비스센터는 그외의 여러 곳에 비용이 들어가는 구조다. 인건비, 차를 고치기 위한 장비, 고객휴게실도 마찬가지고. 비싼 게 어찌 보면 당연하다. 사고를 예로 들면, 공식서비스센터는 모든 부품을 ‘교환’한다. 하지만, 우리는 판금 등을 통해 합리적인 방법으로 수리한다. 저렴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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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자유로 장항 IC 입구 바로앞에 자리하고 있는 일산 서비스센터, 신갈 서비스센터, 제주도 수입차 정비의 메카로 뜨고 있는 플러스오토 제주 서비스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