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캠페인 - peullaseutig sayong jul-igi kaempein

“우리 매장은 1회용품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현재 준비된 빨대가 모두 소진됐으며, 당분간 플라스틱 빨대 수급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며칠 전 동네 마트에서 아이의 요구르트를 잔뜩 사고 나오는 길에 빨대를 달라고 요청했더니 11월부터 1회용품 줄이기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며 이같이 답해줬다. 아직은 빨대 없이 혼자서 요구르트를 마시면 주위에 쏟는 29개월 아이와 함께 그날부터 빨대 사용을 줄여보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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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용품 금지 안내문.

11월 24일부터 편의점·제과점 등에서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되고 카페나 음식점에서는 1회용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 젓는 막대 등을 사용할 수 없게 되는 등 1회용품 사용 제한 범위가 확대된다. 아울러 환경부에서는 ‘일회용품 줄여가게’ 캠페인도 추진한다. ‘일회용품 줄여가게’는 1회용품 사용을 실질적으로 감량시키고 소비자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도록 접객 방식을 바꿔나가는 국민 참여형 캠페인이다. 그렇다면 1회용품 줄이기 캠페인으로 앞으로 달라지는 점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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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4일부터 달라지는 1회용품 규제 강화 리스트.(사진=환경부)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지는 점은 식당이나 카페 등에서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 젖는 막대 등의 사용이 금지된다는 점이다. 또한 마트와 편의점 등 매장에선 기존 유상으로 판매되던 비닐봉투가 비치되지 않는다. 비가 올 때 우산에 있는 빗물이 바닥에 떨어지지 않도록 비치됐던 우산 비닐도 대규모 점포에서 사용이 금지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카페와 패스트푸드점의 경우 1회용품을 보이지 않게 하고, 무인 주문기에서 주문할 때 1회용품 미제공 ‘친환경 기본값’으로 행동 변화를 유도하도록 접객 방식도 바뀌게 된다. 특히 플라스틱 빨대는 국제적으로 금지 추세인 것을 감안해 종이와 쌀, 갈대 등 대체 재질의 빨대를 우선적으로 사용토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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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점에는 환경보호 동참을 위해 다회용기 사용법, 분리배출 방법 등의 안내문이 친절하게 부착돼 있었다.

환경부의 확대 강화된 규제조치는 11월 24일부터 시행되며, 1년간 계도기간을 두기로 했다. 계도기간에는 기존처럼 1회용품을 사용해도 과태료가 부과되지는 않는다. 1회용품 줄이기 캠페인 소식을 듣고 주위를 둘러보니, 주변 곳곳에서 참여하는 곳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오랜만에 방문한 패스트푸드점에서는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매장 내 1회용 컵 사용이 금지되었다는 안내문이 군데군데 부착돼 있었다. 1회용품 사용 줄이기에 동참하는 방법도 비치돼 있었다. 

집에 놀러온 친척언니도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 1회용품 줄이기에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을 귀띔해줬다. 바로 1회용 나무젓가락과 플라스틱 수저 등 1회용품 미제공을 클릭해두면, 자연스레 1회용품 저감 정책에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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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외출하면서 텀블러와 여분의 손수건, 세척 가능한 빨대를 챙기기 시작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는 탄소중립 교육으로 콧구멍에 빨대가 박힌 바다거북이 사진을 보고 와서는 1회용품과 플라스틱을 많이 써서 지구가 아픈 것 같다며 한동안 슬퍼했다. 이를 계기로 경각심을 갖게 되면서 외출 가방에 세척 가능한 빨대를 챙기게 됐다.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물티슈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물티슈는 폴리에스테르 성분이 포함돼 있어 미세플라스틱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너무 익숙해진 탓에 모르고 있었던 내용이었다. 조금이나마 1회용 물티슈를 줄여나가기 위해 여분의 손수건을 챙기기 시작했다. 또 커피전문점에서 약속이 있을 때는 개인 텀블러를 지참해 지구 환경도 지키고 할인도 받는 일석이조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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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어플을 통해 그린캠페인에 동참하니 1회용 수저포크를 덜 받은 횟수도 직접 확인이 가능했다.

며칠 간 외출 가방이 무겁긴 했지만 막상 해보니 간단하고 편리했다. 지구를 위한 나의 작은 노력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다. 1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생활 전반의 의식 전환과 다양한 시도를 체감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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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을 주요 재료로 삼아 화장품 용기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기업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캠페인에 참여한다?

다소 어색하기도 하고 생경한 소식임에도 최근 ‘고고 릴레이 챌린지 2023’ 참여를 선언하고 이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는 (주)정민 홍정민 부사장은 오히려 이 같은 결정이 ‘지극히도 당연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현이자 미래를 위한 가치 투자’라는 명확한 현실 인식을 가지고 있다.

“사실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를 ‘예쁜 쓰레기’라는 용어를 사용해 마치 플라스틱 폐기물 양산의 주범이라고 여론몰이를 하는 상황을 접하면 직접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기업의 처지에서는 억울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지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변화한 우리의 일상에서 가장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배달 음식을 통해 우리 손에 쥐어지는 음식물 용기 아니겠습니까? 1인 분에 최소 3가지 형태의 플라스틱 용기가 옵니다. 일주일에 몇 개가 쓰레기로 나올까요? 반면 화장품은요? 화장품 용기가 매일 쓰레기로 나오나요? 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 용기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주)정민과 같은 회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홍 부사장은 이렇게 반문하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기업 스스로가 먼저 나서 지속가능한 용기 개발을 선언하고 기업 업무 전반에 걸쳐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 실행하는 것이 훨씬 생산성이 높아지고 전문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보다 충실하게 이행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주)정민은 고고 릴레이 챌린지 참여를 선언하면서 보다 원활한 미션 수행을 위해 6개 부서가 유기적 체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편성했다. 각 부서별 특성에 맞는 실천 항목을 도출해 캠페인에 적합하도록 업무를 전개하는 동시에 회사 전체가 지향하는 목표와 조화를 이루면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고려한 것.

“(주)정민이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술연구소가 중추 역할을 담당합니다. 리필과 지속 가능한 소재와 제품의 개발, 그리고 PCR 소재 활용 극대화 등을 연구소의 주요 목표로 삼았습니다. 이는 회사의 최종 지향점과도 맞닿아 있다고 봐야겠지요. 물론 나머지 부서도 각각 설정한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노력을 함께 기울여나가야 함은 당연합니다.”

고고 릴레이 챌린지 2023 수행 기업으로 지명받은 후 홍 부사장은 이 캠페인을 새해 사업계획 수립과도 연결시키겠다는 결심을 한다. 전 세계의 트렌드가 ‘친환경·탄소중립·재활용·리싸이클’ 등으로 집약되고 이는 거스를 수 없는 물결로 인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를 보다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캠페인(챌린지)의 종료 시점을 별도로 없습니다. 즉 사업을 진행하는 한 지속 실천해야 하는 미션인 셈이죠. 새해 사업계획 역시 이러한 캠페인의 취지에 부합하는 소재 개발과 신제품 출시 등에 역점을 둘 예정입니다. 클라이언트 기업에게도 (주)정민이 앞장 서 전개하고 있는 고고 릴레이 챌린지 참여 취지와 목표 등을 설명해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겁니다. 플라스틱 용기 개발·생산 전문기업이 펼치는 진정한 플라스틱 줄이기 캠페인, 그 성과에 주목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