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라면 수출 - ottugi lamyeon suchul

오뚜기 라면 수출 - ottugi lamyeon suchul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라면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24년이라는 기간동안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농심’은 지난 2분기 국내 사업에서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냈다. 농심측은 원부자재 및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원가부담 증가와 수출비용 등 각종 경영비용 상승이 이유라고 설명했다.

   18일 농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75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4%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농심은 영업손실 3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2분기 73억원 흑자에서 적자였다.

  하지만 상반기 매출 상승은 국내와 해외법인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미국과 중국 등 해외법인은 현지 시장을 확대하여 20.3%로 큰 폭의 성장을 이뤄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당기순이익도 상반기 기준 전년 대비 28.9% 증가했다.

농심과 다르게 국내 라면시장에서 2위와 3위 자리를 각각 차지하고 있는 오뚜기와 삼양식품은 국내 실적으로 재미를 봤다. 오뚜기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매출은 18% 늘어난 7893억원을 기록했는데, 라면을 비롯해 간편식까지 매출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삼양식품은 올해 2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증가했고, 매출은 2553억원으로 73%나 껑충 뛰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중국, 동남아, 미주, 중동, 유럽 등 불닭볶음면의 해외수출이 확산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편집자주]

인구 절벽으로 국내 식품시장이 정체기에 빠진 가운데 라면시장도 양적으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성장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라면사업 외길을 걸어온 주요기업들은 저마다 살길을 모색 중이다. 사업을 다변화하고 해외에서 판로를 개척하는 등 돌파구 찾기에 분주하다.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등 국내 주요 라면 제조사들의 사업 현황과 재무 상황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3일 10: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뚜기 라면 수출 - ottugi lamyeon suchul

라면업계 2위 오뚜기의 경쟁력으로 B2C, B2B로 고르게 나뉘어 있는 사업 구조를 꼽을 수 있다. 반면 내수 매출 비중이 90%를 상회할 만큼 내수 의존도가 높아 해외 개척은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는 평가다. 국내 라면시장이 정체에 빠져든 상황에서 이는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로 분석된다.

오뚜기는 우선 베트남을 필두로 해외 라면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인구 1억명에 육박하는 베트남 내수시장에서 성공 경험을 쌓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내의 경우 HMR(가정 간편식) 라인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진라면, 스낵면 등 주요 제품과 짜슐랭 등 신제품을 중심으로 마케팅도 강화할 계획이다.

오뚜기 라면 수출 - ottugi lamyeon suchul
출처=오뚜기

◇베트남 '해외사업 중추', 시장 확장 정조준

오뚜기의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7390억원, 1666억원이다. 라면사업(당면 등 면제품 포함) 매출은 6991억원이다. 라면은 가장 많은 매출을 내는 사업부문으로 오뚜기 매출에서 25~30% 비중을 차지한다. 작년 기준 건조식품(12.5%), 양념소스(14.5%), 유지(16.2%), 농수산가공품(13.9%) 등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은 고른 편이다.

오뚜기는 2013년 메이저리거 류현진을 모델로 내세운 '진라면'이 크게 흥행하며 라면시장 2위 자리를 꿰찼다. 2014년까지 4000억원대를 기록한 라면사업 매출은 2016년 단숨에 6000억원대로 올라섰다. 그러나 국내 식품시장 정체 속에 지난해까지 6000억원대 매출에 놓여 있다. 오뚜기는 라면사업을 포함한 사업 전반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할 예정이다.

오뚜기는 미국, 베트남, 뉴질랜드에 현지법인을 두고 라면, 카레, 차류, 소스류 등 다양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오뚜기 아메리카 홀딩스'와 '오뚜기 뉴질랜드'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661억원, 191억원이다. 오뚜기 아메리카 홀딩스는 부동산 관리, 임대업이 포함된 매출로, 해외 식품사업의 핵은 지난해 매출 400억원을 돌파한 '오뚜기 베트남'이다.

지난 2007년 11월 설립된 오뚜기 베트남은 2010년 식초를 시작으로 토마토 케찹, 골드마요네스, 허니머스타드, 소스류, 드레싱류 등을 생산해 베트남 내수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또 한국, 중국에서 라면, 참치, 양념, 소스, 국수, 당면 등을 수입해 현지에 유통하고, 열대 과일 퓨레와 후추를 한국에 공급하는 원료 기지로서의 역할도 한다. 국내외 식품사업의 중추인 셈이다.

2013년 기준 오뚜기 베트남은 8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거래 지역은 호치민, 수도 하노이, 중부의 다낭 등 거점 도시 중심에서 점차 영토를 확장했다. 2014년 매출 170억원 규모로 성장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45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은 라면공장을 준공한데 따른 것이다. 오뚜기 베트남은 2015년부터 라면공장 설립 준비에 들어가 2018년 베트남 하노이 인근 박닌공장을 준공했다. 2018년 6월부터 진라면, 열라면, 북경짜장, 라면사리 등 다양한 라면을 생산하고 있다.

세계라면협회(WINA)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의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87개로 한국(73개)을 제치고 처음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베트남은 라면시장 규모로 중국, 인도네시아를 잇는 3위 국가다. 오뚜기는 현지 생산, 영업망을 구축해 10년 이상 공을 들이고 있는 베트남을 해외시장 확장의 전초로 판단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포스트 중국으로 떠오른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중화권, 동남아를 중심으로 대형 유통, 로컬마켓 입점이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 라면 수출 - ottugi lamyeon suchul
출처=오뚜기

◇국내사업 주력 제품 집중 'HMR' 강화

오뚜기는 국내에서 주력 라면 제품의 마케팅에 집중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 4월 선보인 짜슐랭의 브랜드 환기에 공을 들인다. 짜슐랭은 물을 버리지 않는 조리법이 특징이다. 오뚜기는 조리시간 단축을 통한 에너지 절약을 강조하고 있다. 진라면, 열라면, 참깨라면과 30주년을 맞은 스낵면, 진짬뽕을 중심으로 한 영업에도 신경을 쓸 방침이다.

라면 이외에는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린 국물요리 '지역식 탕, 국, 찌개' 라인업을 강화해 HMR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HMR 시장은 2016년 2조 2700억원에서 2019년 4조원까지 성장했고 올해 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될 만큼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오뚜기는 HMR 시장의 원조로 통한다. 1981년 '3분 카레'로 국내 HMR 시장의 문을 열었다. 꼬리곰탕, 육개장, 설렁탕 등 다양한 탕류 제품과 즉석밥, 냉동밥, 컵밥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해왔다. HMR 경쟁력은 농심, 삼양식품 등 경쟁사 대비 오뚜기의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뒷받침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오뚜기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 HMR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끓어오르는 K-라면…인기 비결은?

지난해 라면 수출 7652억원…동남아시아·미국 등에서 성장

K콘텐츠 열풍에 라면도 주목…간편함과 맛이 인기 비결

한국 라면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식사 대용 식품으로 '한국 라면'이 주목 받고 있다. 이전에는 해외에서 한국 라면이 간식 취급을 받았다면 최근에는 '한끼 식사'로 제대로 대접 받고 있다.

해외 소비자들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다양한 부재료를 넣고, 한국 라면을 즐기는 모습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선보이며, K푸드 열풍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등 라면업계 빅3는 이런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들 업체는 내수 시장의 성장성에는 한계가 있는만큼 해외 영토 확장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한다는 각오다.

◆지난해 라면 수출액 7652억원…동남아시아·미국 등 성장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라면 수출액은 전년 대비 8.3% 증가한 7652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라면 수출량이 큰 폭 증가하며, 기저 부담이 있었는데도 지난해 다시 한번 라면 수출이 늘었다.

올해도 라면 수출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3월 라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890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처음 월 수출액이 7000만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한국 라면의 수출 이정표를 다시 세웠다는 평이다. 국가별로는 동남아시아 수출 성장이 뚜렷했다. 중국은 전년 대비 2.7% 감소한 1716억원, 미국은 1.0% 증가한 939억원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운임 비용 부담이 수출 실적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태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6개국 수출 금액은 151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 수출액이 늘었다. 중동 등 기타 국가도 4009억원을 차지하며 전년 대비 20.7% 증가했다. 기업별로는 농심과 삼양식품의 수출 성장이 한국 라면 수출을 견인했다. 지난해 기준 주요 라면 업체의 전체 수출액 비중은 삼양식품(49%), 농심(33%), 오뚜기(8%), 팔도 등 기타(9%)로 나타났다.

◆K콘텐츠 열풍에 라면도 주목…간편함과 맛이 인기 '비결'

한국 라면 인기는 K-콘텐츠 인기와도 맞물린다. 영화 기생충에서 주목 받았던 농심 짜파구리(짜파게티와 너구리의 합성어)가 대표적이다. 짜파구리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농심 수출액은 2020년 수직 상승했다. 지난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서는 주인공인 기훈(이정재)이 일남(오영수)과 소주를 마시며 안주로 삼양라면 오리지널 제품을 생으로 먹는 장면이 화제를 모았다.

'안주로 생라면을 먹는다'는 개념은 한국에선 익숙할 수 있지만 해외 소비자들에게는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삼양식품은 해외 소비자들을 겨냥한 삼양라면 오리지널 스낵을 출시하기도 했다. 한국 라면의 인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인스타그램에 '#KoreaRamyun', '#ShinRamyun' 등으로 검색하면 한국 라면을 즐기는 해외 네티즌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부 네티즌은 김치, 햄, 해산물 등 부재료를 활용해 한국 라면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동영상으로 제작, 현지인들에게 라면 홍보를 자처했다. 이들은 한국 라면의 인기 비결로 맛과 간편함을 꼽았다. 매운맛을 기본으로 한 진한 국물, 쫄깃한 면발, 풍성한 건더기 등에 좋은 평가를 내리며 뜨거운 물만 있으면 간편하게 식사를 대신할 수 있다는 점을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공장 설립하고 법인 만들고"…라면업계, 해외시장 공략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라면업계 빅3도 해외시장 확대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농심은 올해 미국 2공장을 중심으로 북미 시장 공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K푸드 열풍을 타고 북미 지역에서 한국 라면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제품 공급량이 늘면 매출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2공장 본격 가동으로 농심은 미국에서 총 8억5000만개의 라면 생산 시스템을 갖췄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2공장 준공식에서 미국 라면 시장에서 일본을 제치고 1위에 도전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삼양식품은 오는 2025년까지 미·중·일 현지 법인 비중을 70%까지 높일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8월 미국 LA에 '삼양아메리카'를 출범한 데 이어 12월 중국 상하이에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를 설립했다.

해외 법인 설립을 추진한 중국과 미국은 각각 해외 매출의 45%, 15%를 담당하는 주력 시장이다. 최근에는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올해 중동 지역 수출액은 250억원 규모로 오는 2023년 목표는 500억원으로 높였다. 해외 수출의 전진기지는 최근 준공한 밀양공장이 맡는다. 밀양공장에서는 연간 최대 6억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다. 부산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수출 제품 생산을 전담할 예정이다.

오뚜기도 미국과 중국, 베트남, 뉴질랜드에 각각 법인을 세워 현지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오뚜기는 60여개 국가에서 제품이 판매되고 있지만 전체 매출 대비 해외사업 비중은 아직 10% 안팎이다. 베트남 시장은 오뚜기의 해외 사업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곳이다. 오뚜기는 베트남에 공장을 세워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 공급하고 있다. 이곳을 전략 거점으로 삼아 향후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라면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라면 수요는 한정될 수 밖에 없어 라면 빅3 모두 사업의 축을 해외 시장 강화로 옮기고 있다"며 "핵심 지역별로 판매 채널을 법인화 하고 신공장 가동으로 한국 라면의 인기를 더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