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의대 유학 - ilbon uidae yuhag

까맣게 잊혀져 있던 블로그를 찾았다. 오랫만에 먼지 쌓인 블로그를 다시 손보는 이유는 하나다. 잡지식과 SNS의 홍수가 넘치지만 누구도 명쾌하게 알려주지 않는 <일본의대>에 대한 조그만 이정표라도 세우고 싶어서다.

일본유학 시장이 커지면서 일본의 여러 대학, 학과에 도전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의대>는 베일에 쌓여있고 알려진 정보는 드물다. 아직 일본의대에 도전하는 학생이 적고 합격자가 소수기에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다 보니 온갓 미신같은 이야기들, 찌라시같은 글들이 난무하고 있다. 궁금증은 높은데 답해주는 이도 잘 모르고 있는 웃픈 현실이다. 잘 모르다 보니 카더라 통신이 나오고 한국이나 다른나라의 예를 들어 멋대로 추측하기도 한다.

일본의대에 대한 실체를 파악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되길 바라면서 글을 쓴다.

인터넷 검색을 하면 보이는 몇 몇 호기심, 궁금증들을 옮겨 본다.

1. 일본의대 들어가기 쉬운가요?

2. 한국서 시험보고 일본의대 갈 수 있나요?

3. 사립의대는 학비를 부담할 수 있으면 공부 좀 못해도 갈 수 있나요?

4. 일본의대는 유급이 많아 졸업이 어렵나요?

5. 일본의대 졸업하고 한국에 와서 의사하는건 가능한가요?

6. 외국인으로서 일본의대나 병원생활에 불이익은 없을까요.

아무래도 제일의 관심사는 입시일 게다.

일본의대 과정은 '입시+의대생공부+졸업후 수련과정' 이렇게 3부분으로 이뤄진다. 다 중요하지만 아무래도 합격을 해야 뒤의 과정이 연결되지 않겠는가. 어느나라든 입학이 의대생활의 중요한 출발점인건 마찬가지다.

해외의대는 이렇게 생각하면 간단하다. 가려는 나라가 한국보다 선진국이냐 후진국이냐? 선진국이라면 그 나라의 의사면허가 가치가 있고 후진국이라면 한국의 면허가 가치가 있기에 한국으로 리턴하려는 경향이 있다.

◆ 다시 일본의대에 대한 궁금증을 알아보자.

위의 1, 2번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오다. 이유는 단순하다. 일본의대를 졸업하면 일본 의사면허를 따는데 자국민의 몸을 진찰 치료할 자격을 외국인에게 대충 줄까? 한국은 의대에 외국인을 안 받는 것을 생각해 보라. 미국도 시민권이나 영주권이 있어야 의대에 지원할 수 있다. 이공계는 오픈하지만 특히 의대는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

2번은 일부 약대, 치대에서 시행하는 사전모집 과정으로 의치대를 헷갈린 우문이다. 의치약대를 구별 못하는 저런 질문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외국인일지라도 학교에 따라 의대입시를 치룰 수 있게' 하니 일본의대는 진입이 오픈됐다고 봐야겠다.

3번에 대한 답도 아니오다. 학교 선택의 문제이지 치열한 입시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건 마찬가지다. 일부 약대와 치대에 입학문이 다소 넓은 곳이 있지만 의대는 '전혀' 아니다. 사립의대도 도쿄대 일반과 수준의 학력이 필요하다. 자국의 우수학생이 넘치게 지원하는데 외국인을 굳이 뽑아줄 이유가 없다.

일부 학원에서 일본 의대(의학부)를 보내는 비법이 있는 듯 광고하고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듯 말하고 있으나 걸러듣길 바란다. 열심히 하면 갈 수 있지만 쉽게 갈 수 있는 길은 없다.

4번의 답은 한국과 비슷하다 이다. 의대생 유급은 세계 어디든지 공통적이고 일본은 오히려 한국보다는 살짝 유급이 적은 느낌이다. 유학생을 많이 받는 모 국가에서 대량의 유급문제가 있다 들었지만, 전학년 합쳐 외국유학생이 한두명 있을까 말까한(대부분 일본의대엔 외국인 학생이 없다) 일본의대에서 그런 일은 있을 수가 없다. 헝가리 의대에서 대량 유급도 학교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입학문이 넓은데서 오는 부작용인 것 같다.

5번은 가능하다이다. 일본의대 졸업하고 일본국시(JMLE)를 보고 한국국시(KMLE)를 보면 된다. 하지만 리터니는 거의 없다. 지난 10년간 2명이 KMLE를 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본의대 졸업 후에 한국으로 건너온 사람은 아직 확인 못했다. (특수한 경우이지만, 학회에 따라 일부 전문과목의 전문의 자격을 상호 인정해주는 제도는 있다)

오히려 한국의대 졸업하고 한국의사면허 딴 후에 JMLE에 응시하는 사람들이 매년 수십명씩 있다. 한국의사도 JLPT1급을 따고 일본 후생성에서 실시하는 외국인 예비시험과 본시험에 합격하면 일본의사면허를 딸 수 있다. 한국의 현역 의대생들 중에서도 일본 진출을 염두에 두고 JMLE를 준비하는 사람이 제법 있는 거로 안다.(뒷 포스팅에 가천의대, 서울의대 출신이 오사카대병원에서 인턴과정을 밟는 상황을 썼다). 팍팍한 한국 의료계의 현실을 볼때 도일파들은 계속 증가할 것 같다.

6번의 답은 일본의대 다니는 학생들과 JMLE보고 일본병원에서 생활하는 의사들 전언으로는 차별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도 외국인으로서 동료나 환자와의 일본어 소통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외국인이라서 일본의대 입시에 특별한 대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모든 학력 수준이 일본 학생들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을 요구한다. 본고사도 그들과 비슷해야 하고 면접도 심사관들의 송곳 질문을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준비된 학생들이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크게 분류하면 일본어, 영어, 수학, 과학 2과목(물리, 화학, 생물 중에서)과 소논문을 하면 된다. 물론 eju를 기본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국립과 사립의대의 시험내용이 많이 다르므로 각각 준비해야 한다. 크게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1. 구제국 국립대 의학부는 eju+본고사(소논문, 면접)

2. 사립대 의학부는 자체 학교본고사(영수과학2과목)+소논문, 면접

3. 국립대 의학부 경우는 eju+자체학교본고사+소논문, 면접인 경우가 많다.

자세한 각론은 다음 국립대, 사립대 포스팅에 있다.

일본 의대 유학 - ilbon uidae yuhag

소논문 기출 문제집. 주어진 시간에 글자수를 맞춰서 주제의 논거를 쓰는 연습이 필요하다.

일본어는 EJU 만점에 가까운 고득점이 필요하다. JLPT1급을 받아두면 좋지만 학교에 따라 다르다. 영어는 토플 iBT 95~100점 이상 받아야 한다. 수학은 한국보다 범위가 넓다. '수2+복소수, 평면'이 들어오지만 킬러문제가 적으므로 기본원리에 충실하길 바란다. 과학은 일본참고서를 활용해 용어를 일본어로 공부하고 기출과 예상문제들을 완벽히 소화해야 한다.

의대 지망자들은 EJU 수준이상의 본고사도 같이 준비해야기에 본고사 기출 아카혼(赤本)을 지원대학별로 구입해 풀어보아야 한다. 본고사를 보는 대학들은 EJU점수보다는 자교가 출제한 본고사 배점이 더 높다. 사립의대 현지인 입시(일본인과 동등한 경쟁입시)는 EJU 없이 본고사로만 사정하니 참고 바란다.

일본 의대 유학 - ilbon uidae yu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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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의대의 2019년 아카홍. 전년도 본고사 기출에 소논문까지 묶어서 매년 발행하고 출제문과 해설집으로 되있다. 아마존에서 구입할 수 있다.

입시에서 면접도 아주 중요하다. 학교별 출제 경향을 연습하고(여러 종류의 기출문제집도 판다) 의학 외에 일본시사에도 관심을 갖고 회화 연습도 꾸준히 해야 한다. 야후재팬이나 의대수험 사이트를 검색해도 꽤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일본의 의대 전문학원 만큼 정보가 없고 한국에서 경험있는 선생님이 부족한 것이 흠이다.

일본 의대 유학 - ilbon uidae yu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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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부 면접노트. 다빈도 질문, 면접장 분위기 등이 합격생 인터뷰와 함께 학교별로 정리되 있다. 인터넷 구매대행업체를 통해 구입했다.

한국의대 입시와의 차이는 한국은 수시(주로 논술), 정시(수능점수)의 싸움이라면 일본의대는 한국의 정시에 해당하는 센터시험(수능)으로는 소수를 뽑고 대다수는 한국에 없는 본고사시험으로 뽑는 점이다.

한국에서 공부해서 일본의대 입시를

뚫을 수 있을까?

쉽지않지만 충분히 가능하다. 일단 일본 입시의 얼개를 이해하고 각 의대별 입시를 두루 살펴봐야 한다. 입시전략이 중요하다.

국립, 사립대의대를 고루 도전하고 2~3년정도 투자한다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여유가 되면 일본으로 가서 의대 전문학원에 다니는 것도 고려해보자. 일본의대에 입학한 후에는 한국보다 스트레스가 덜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외국에서 다양한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실제로 일본의대에 합격하는 외국학생들은 현역보다는 장수생(?)들이거나 외국대학을 거친, 20대 중반 정도가 많다.

한국의 고교성적, 내신, 출결, 학생부 등은 일본입시에 필요 없다. 새로 리셋하고 준비하면 된다. 그리고 부모님이나 보호자가 학교정보와 입시 시스템을 같이 공부하길 바란다. 많이 해줄수록 학생의 부담은 줄어든다.

합격의 길은 학교 홈피의 입시요강에 잘 나와있다. 그대로 따라가면 된다. 그 길이 가장 확실하고 빠른 길이다. 단, 모든 학과목을 아주 충실히 준비해야 한다. 그것은 한국입시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의대가 어떤 곳인지 먼저 알고 꿈이 있는 분이라면 도전하길 권한다. 좁은문이지만 분명 길이 있다. 최근 일본 의학부에서 외국인을 뽑는 빈도도 증가하고 일본의 국제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에 한정되지 않는 의사를 꿈꾸는 의대 지망자들께서 일본 대학에 많이 도전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