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선택과목 문과 - go3 seontaeggwamog mungwa

종로학원 자사고·일반고 52곳 조사
3학년 564개 학급 68.6%가 이과
‘문송’ 현상에 문·이과 통합 수능 영향
서울 4년제 대학 선발은 문·이과 반반

고3 선택과목 문과 - go3 seontaeggwamog mungwa

한 학생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적이 높은 고교생들의 ‘이과 쏠림’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반도체 등 첨단산업 인재 양성을 강조함에 따라, 이러한 현상이 더욱 고착화되고 인문학 분야에서 인재 양성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종로학원은 전국 자율형사립고(자사고) 28개교와 서울대 합격자를 다수 배출한 일반고 24개교 등 52곳 학교 3학년 문과·이과 현황(6월 기준)을 조사해 공개했다. 그 결과를 보면, 총 564개 학급 가운데 68.6%에 이르는 387곳이 이과반이었으며, 문과반은 177개 학급(31.4%)에 그쳤다. 이과반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선택 과목으로 ‘과학탐구’를, 문과반은 ‘사회탐구’를 선택한 학생들이 모인 학급이다.

이러한 이과 쏠림 현상은 2015년에 견줘 더욱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 52개 학교 학생들의 2015학년도 수능 응시 상황을 보면 문과(사회탐구 응시)를 선택한 학생은 46.3%, 이과(과학탐구 응시)를 선택한 학생은 53.7%였다. 당시만 해도 문·이과 비중이 거의 반반이었으나, 8년 만에 이과 쏠림 현상이 눈에 띄게 드러난 것이다. 2022년(문·이과 학급)과 2015년(수능 응시 과목) 문·이과 현황 분석 기준이 다른 데 대해 종로학원 쪽은 “2015학년도 수능 이후 학교별 문·이과 선택 현황 등이 공개되지 않아 올해엔 문·이과 학급 수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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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고교생 가운데 이과를 선택하는 경우도 점차 늘고 있다. 최근 8년 동안 수능 응시생들의 문·이과 선택 추이를 보면, 2015학년도에 문과를 선택한 학생 비율은 59.1%였으나 2018학년도 52.2%, 2022학년도 51.1%로 감소했다. 반면 이과 선택 학생들은 2015학년도 40.9%, 2018학년도 47.8%, 2022학년도 48.9%로 늘었다. 주요 대학들의 문·이과 선발 비율은 거의 5 대 5 수준이다. 2023학년도 입학전형 계획을 보면,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선발 인원은 51.9%가 문과, 48.1%가 이과다.

전문가들은 의·약학, 이공계열 전공자들의 취업률이 높고 인문계열 전공자는 취업난을 겪는 ‘문송’(문과라서 죄송합니다) 현상이 고착화됐다며 정부의 첨단산업 인재 양성 정책이 이를 더 강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인기 있는 직장으로 여겨지는 곳이 아이티(IT) 계열 회사들이다 보니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지 않더라도 이과를 택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대학도 이과 쪽 모집 정원을 늘리고 있는데 윤석열 정부에서 산업인재 양성을 강조해 이러한 추세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1년부터 시행한 문·이과 통합 수능에서 ‘미적분’ 등 이과 과목을 선택한 학생이 표준점수를 더 높게 받았다는 분석에 따라 이과 쏠림 현상이 가속화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유성룡 에스티유니타스 교육연구소장은 “지난해 (문·이과) 통합 수능 도입이 이과 선호 현상을 강화시킨 측면이 있다”며 “늘어난 이과생들이 (상위권 대학에 가기 위해) 수능 고득점을 활용해 인문계열 학과에 지망하면 문과생들의 자리는 좁아지고, 인문계열 학과에 입학한 이과생들은 반수 등을 통해 이과로 유출되는 등 문과 인재 양성이 더 어려워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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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3일 서울 순화동 이화여자외국어고에서 수험생들이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고 있다. 한경DB

오는 11월 18일로 예정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문·이과 구분이 사라지는 ‘통합형 수능’으로 치러진다. 수험생들은 사회·과학탐구 영역도 계열과 상관없이 최대 2개 과목을 본다. EBS 연계 비율은 출제 다양화를 위해 50%까지 낮아진다. 선택과목의 유불리까지 고려하면 “경우의 수가 너무 복잡해졌다”는 게 입시업계의 평가다.

늘어난 경우의 수, 과목 선택이 중요

16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수능부터는 국어·수학·직업탐구 영역에 ‘공통과목+선택과목’ 제도가 도입돼 학생들이 문·이과 계열 구분 없이 시험을 치를 수 있게 된다. 문·이과 통합을 목표로 삼은 2015 개정교육과정이 수능에 본격적으로 적용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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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경우 기존에는 학생들이 계열에 따라 미리 출제범위 및 과목이 정해진 가·나형 중 1개를 선택해야 했다. 올해 수능부터는 모든 학생이 공통과목으로 수학Ⅰ·수학Ⅱ를 치르고, 확률과 통계·미적분·기하 등 3개 과목 중 1개를 선택할 수 있다. 국어는 공통과목으로 독서·문학을 보고, 선택과목으로 화법과 작문 또는 언어와 매체 중 1개를 택해 보게 된다.

사회·과학 탐구영역도 계열 구분이 사라진다. 기존에는 사회탐구 9개 과목 중 2개 또는 과학탐구 8개 과목 중 2개 과목을 골라야 했다. 올해 수능부터는 이런 구분 없이 17개 과목 중 2개를 선택해 보면 된다.

EBS 수능교재와의 연계율은 기존 70%대에서 50%대로 축소한다. 연계 방식도 출제된 지문을 직접 사용하는 방식 대신 소재 및 개념 등을 인용하는 간접연계 방식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 중 영어영역은 모든 연계 문항을 간접연계로 대체해 ‘영어지문 외우기’와 같은 공부법은 최소화할 방침이다.

선택과목이 늘면서 학생들이 고려해야 할 ‘경우의 수’가 많아졌다. 상위권 학생들은 선택과목 난도에 따라 실제 대입에 반영되는 표준점수 차이가 더 크게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기하가 크게 어렵고, 미적분이 쉬웠다면 같은 원점수 100점을 받더라도 기하를 선택한 학생이 실제로는 더욱 높은 표준점수를 얻게 된다. 교육부는 이를 고려해 공통과목 점수를 활용해 선택과목 점수를 보정한 뒤 전체 표준점수를 산출한다는 방침이지만 “점수계산이 더욱 복잡해져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평가원 “올해도 쉬운 수능 없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올해 수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혼란을 최대한 줄이겠다고 밝혔다. 수능 시험은 감염병 확산과 관계없이 11월 18일 예정대로 치러진다. 교육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수능 난도 조절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강태중 평가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변화를 수능 난도에 모두 반영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며 “기존 출제경향을 유지하는 것이 수험생에게 훨씬 안정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시업계에선 문·이과 통합에 따른 대입 양상의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부분 주요 대학이 2022학년도 대입전형에서 학과별로 응시과목을 제한하면서 실질적으로는 문·이과 구분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유웨이에 따르면 상위권 주요 대학 중 2022학년도 대입에서 자연계열 학과에 미적분·기하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한 대학은 56개교로 집계됐다. 확률과 통계를 지정한 대학은 단 3곳에 불과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선택과목 수 확대 등 변수가 많아진 만큼 학력평가, 모의고사를 통한 학생들의 실력 점검이 매우 중요해졌다”며 “선택과목의 난도를 가늠하는 것보다 기본실력을 착실히 다지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수능 난도를 가늠할 수 있는 평가원 모의평가는 각각 6월 3일, 9월 1일 치러진다. 교육부 관계자는 “모의평가를 거쳐 작년과 비슷하게 적정한 수능 난이도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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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송합니다." 문과라서 죄송하다는 수험생들의 푸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2022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도입된 문이과 통합수능은 가뜩이나 힘든 인문계열 수험생들의 불안감을 더 키웠다. 실제로 입시전문기업 진학사에 따르면 지난해 입시에서 문과 수험생들의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률 하락폭이 이과 학생들보다 2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진학사가 지난 2021학년도와 2022학년도 정시 모의지원 서비스를 이용한 27만 7900명( 2021학년도 11만 6124명, 2022학년도 16만 1776명)의 성적을 분석한 결과,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률이 인문계열(확률과통계, 사회탐구 선택자)은 전년 대비 9%p, 자연계열(미적분/기하, 과학탐구 선택자)은 3.4%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전문가들은 올해 2023학년도 대입에서도 이런 경향성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와이튜브 서지원 대표는 "문이과 통합 시대에 인문계 수험생들이라면 우선 약점 분석을 통한 성공적인 대입전략을 찾아내야 한다"며 "수능 수학, 문이과 교차지원 등이 대표적인 위크 포인트(weak point)로 꼽힌다"고 말했다.

■ 수능 수학, 어떤 과목을 선택할까?

문이과 통합 수능에서 인문계열 진학 희망자들을 가장 떨게 만드는 것이 수능 수학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다.

지난해 수시전형에서 문과 학생들은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에 어려움을 겪었고, 정시전형에서는 교차지원으로 인해 합격 가능성이 예년에 비해 낮아졌다.

이런 결과는 수학 '확률과통계' 선택자들이 "만약 미적분이나 기하 과목을 응시하면 표준점수에서 더 유리하지 않을까?"라는 불필요한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입시전문가들은 올해 고3 학생의 경우 3등급 이내의 확률과통계 선택자들은 과목 선택에 대한 고민보다 수학 실력 자체를 끌어올리는 노력이 최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확통 선택자가 다른 과목으로 변경한다고 해도 성적이 오른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미적분과 기하 과목의 학습 분량이 확통에 비해 많아서 수능까지 남은 기간동안 다른 과목들의 필수 학습시간과 교내 활동 등을 감안할 때 '절대 시간'이 부족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반면, 평소 수학 학습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학습 시간과 상관없이 성적을 받는 학생이라면 확통보다 미적분이나 기하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과목을 변경하더라도 들이는 노력은 많이 증가하지 않는대신 획득 점수는 다소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수능 수학 점수 산출 구조상 확통 선택자 중 하위권 학생들이 과목 변경을 하게 됨에 따라 응시자들의 성적대에 변화가 생기면 오히려 예상보다 큰 메리트를 얻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때문에 불확실한 선택과목 유불리에 대한 막연히 기대감을 갖고 선택과목을 바꾸기보다 지금까지 공부했던 과목과 공통과목을 중심으로 기초부터 심화학습까지 철저히 공부하는 것이 확률과통계 응시자에게 최선의 선택인 셈이다.

■ 문과 수험생들의 수시 지원 전략은?

수시전형 지원 전략은 수험생 자신이 정시로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하한선이 달라진다.

정시전형으로 수도권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학생이라면 수시에서는 인서울 대학에 소신 지원하는 것이 전략이다.

문제는 자연계 수험생들의 인문계 교차지원이다. 문이과 통합 수능으로 인해 지난해 입시에서 인문계열 학생들이 정시에서 예년에 비해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려워졌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모의학력고사를 통해 수험생 자신의 정시 지원 가능 대학을 예년보다 훨씬 보수적으로 판단해야 하고, 원점수까지 고려하는 접근법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올해 치른 모의고사의 평균 백분위 성적이 85%인 학생이라면 실제 수능에서는 82% 내외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이 때 정시전형에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을 기반으로 수시전형 지원 전략을 수립하는 식이다.

특히 올해 대학에 반드시 입학하겠다고 마음 먹은 수험생이라면 더욱 보수적인 수시 전략이 필요하다.

수시 6장의 카드를 학생부교과전형을 통해 안정권 대학 2개 이상 필수로 지원한 뒤 여러 전형을 조합해 소신, 상향 대학을 2개 이내로 선택하는 전략이 보편적이다.

재수 등을 고려하는 수험생은 좀더 도전적인 지원전략도 세울 수 있다. 소신-상향 대학을 4개 내외로 선정하면서 안정 지원 1곳을 쓰는 전략이다.

문과 학생들은 표준점수나 백분위 만을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원점수의 변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점수는 시험에서 학생이 획득하는 점수다. 학생의 실력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지표다. 시험 난이도에 따라 원점수가 낮아도 높은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얻는 경우가 생기는데 기본적으로 원점수의 상승은 학생의 실력이 향상된 결과라는 전제 아래 오답을 줄이기 위한 학습이 선행된다.

모의학력고사를 치를 때마다 과목별 원점수를 꼼꼼하게 기록해 놓고, 원점수를 끌어올리기 위한 향후 전략과 실천이 중요하다.

■ 대학 및 전공 업그레이드를 원한다면?

모든 시험은 상대적이다. 제한된 모집인원에서 누군가 떨어져야 누군가는 붙는다.
하지만 입시와 진학에는 공통점이 있다. 자신에게 유리하면 경쟁자에게도 유리하고, 자신에게 불리한 건 경쟁자에게도 불리하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학생부교과전형에 지원하는 학생이 학교 내신에서 다소 뒤쳐졌더라도 교과성적 100% 반영하는 대학보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있거나, 면접이 있거나, 심지어 수능 전 면접이 있는 전형 등 남들이 귀찮아하거나 도전하기 꺼려하는 전형을 찾아낸다면 좀더 유리한 대입전략이 될 수 있다.

세밀한 전략까지 세우려면 수험생 본인에게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경쟁자도 마찬가지다. 결국 자신에게 유리한 틈새를 찾는 노력이 변수를 만들어 낸다.

통합수능과 교차지원에서 문과 학생들의 유불리 문제도 마찬가지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문이과 통합수능과 교차지원이 대입에서 인문계열 학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했지만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확률과통계 선택자 중에 실력이 우수했던 학생 자체가 적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라며 "확통 응시자 중에서도 수학에서 경쟁력을 갖춘 학생은 정시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분석했다.

결국 문과 학생들이 2023학년도 대입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으려면 과목 선택 등의 지엽적인 문제에 매몰되지 말고, 학생 자신의 실력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우연철 소장은 "현 시점에서 과목 선택이나 전형의 유불리를 고민하기보다는 자신의 실력 자체를 끌어올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합격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수능 대비학습과 면접 준비 등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인문계열 학생들이 올해 대입에서 성공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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