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이 빛을 흡수하는 이유 - geom-eunsaeg-i bich-eul heubsuhaneun iyu

[앵커]
과학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풀어주는 '궁금한 S' 시간입니다. 어둠을 밝히는 빛은 우리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요. 그래서 아인슈타인을 포함한 위대한 과학자들도 '빛'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빛이 가진 재미있는 특성은 무엇일지, 지금 바로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이효종 / 과학 유튜버]
안녕하세요! 과학의 모든 궁금증을 해결하는 '궁금한 S'의 이효종입니다. '궁금한 S'와 함께할 오늘의 이야기 만나볼게요.

빛은 어두운 세상을 밝혀 무언가를 볼 수 있도록 해 줄 뿐만 아니라, 과학을 이해하고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커다란 도움을 줍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많은 신화나 이야기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너무나 고마운 존재죠.

수 세기에 걸쳐 정말로 많은 자연 철학자들과 과학자들은 이 '빛'이라는 존재에 대한 특성과 연구를 진행해왔고, 이는 정말 많은 과학 분야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빛은 과학, 기술, 산업 그리고 우리의 일상과 아주 가까이 맞닿아 있는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혹시 알고 계셨나요?

바로 이 '빛'이 가지는 특성 때문에 우리 일상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흥미로운 현상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에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함께 들여다보도록 할까요?

혹시 여러분들은 안에서는 밖이 보이는데, 밖에서는 안이 보이지 않는 유리를 본 적 있으신가요? 이러한 유리를 보통 반투과성 유리라고 합니다. 그런데 대체, 이 유리에 어떤 비밀이 숨어 있길래, 한쪽 방향에서는 투과되어 보이는 것이, 다른 한쪽 방향에서는 거울처럼 보일 수 있는 걸까요?

안에서는 밖이 잘 보이는데, 밖에서는 안이 안 보이는 상황은 대부분 물체에 닿는 빛이 '밖에' 있는 상황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왜냐하면, 결국 우리가 무언가를 보기 위해서는 물체 표면에서 빛이 산란한 뒤에 우리 눈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유리가 물체를 보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서는 보이는 쪽에서 빛이 산란하는 상황이어야 합니다.
유리를 사이에 두고 건물 안쪽에는 'S'가 건물 바깥쪽에는 '궁금'이가 있습니다. 이 유리는 아주 특수하게 제작된 유리라서 빛을 70%는 튕겨내고 30%는 투과시킨다고 가정해봅시다. 지금 시각은 낮입니다.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궁금이의 입장에서는 약 70% 빛을 반사하는 유리는 직접 입사하는 빛이든, 산란을 통해서 입사하는 빛이든 강하게 반사하게 되며 이는 마치 유리를 거울처럼 보이게 합니다. 하지만 유리 안쪽에 있는 S의 경우에는 그냥 30%만 투과하는 빛만 보이기 때문에 바깥 풍경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습니다.

빛에 관한 재미있는 궁금증이 또 하나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빛의 3원색이라는 존재들은 섞으면 섞을수록 밝아지는데, 왜 비슷해 보이는 물감은 섞으면 섞을수록 어두워질까요?

색의 기원이 빛이라는 사실을 처음 밝혀낸 사람은 17세기를 대표하는 자연 철학자인 아이작 뉴턴의 프리즘 실험을 통해서였습니다. 프리즘을 통과한 빛은 여러 색깔, 즉 빨주노초파남보의 7가지 무지개색으로 나뉜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뉴턴도 바로 이 프리즘을 이용해 빛의 특성을 알아보았던 자연 철학자였죠. 당시 뉴턴은 빛은 색을 지니고 있는 알갱이들의 집합, 즉 '코어퍼슬'로 이뤄져 있다고 생각하였고, 물체가 색을 나타내는 이유는 바로 이 특정한 색의 '코어퍼슬'이 우리의 눈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파동광학이 발달한 오늘날, 빛의 색은 사실 빛이 가지는 파장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빛이 가지는 색은 사실, 가시광선이 1초당 몇 번 진동하는지, 그래서 에너지는 얼만큼인가에 따라 변한다는 것이죠! 바로 여기에서, 재미있는 사실이 드러나게 됩니다.

빨간색 빛을 본다는 것은 빨간색 계열의 파장, 예를 들어 약 700nm 근방의 빛이 흰색 도화지 등과 같은, 모든 빛을 반사할 수 있는 표면에서 산란하여 그 빛이 우리 눈으로 들어오게 되었을 경우를 의미합니다. 반면, 빨간색 물체를 본다는 것은 어떠한 빛이 물체에 부딪히게 된 순간, 빨간색을 제외한 다른 영역의 빛들을 일부, 또는 전부 흡수시켰다는 의미이며, 이는 다시 말해서 물체가 빨간색 빛만 반사할 수 있었기 때문에 빨간색으로 보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눈에 있는 시신경 중 색을 감지하는 원추세포는 빛의 3원색인 빨강 (R), 초록 (G), 파란색 (B)의 3가지 파장 영역의 색을 감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줍니다. R과 G, 그리고 B의 빛이 이 3가지의 시각 세포들을 자극하게 되면 우리는 그것을 ‘흰색’으로 인지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R의 빛과 G의 빛, 그리고 B의 빛이 흰색 면에서 동시의 산란하여 우리의 눈 속의 모든 원추세포를 자극하게 되면 우리의 뇌는 그 빛을 흰색으로 지각합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빛의 3원색이 섞이면 흰색 빛으로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컬러텔레비전이나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에서 빨강, 초록색, 파란색을 적당한 비율로 섞어 온갖 색깔을 만들어내는 것과 똑같은 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감의 경우는 다릅니다. 물감의 3원색은 빛의 3원색이 섞인 색들, 옐로우, 마첸타, 싸이안이며, 옐로우는 블루 계열을 마젠타는 그린 계열을, 싸이안은 레드 계열의 빛을 흡수함으로써 만들어지면 이들이 섞이게 되면 RGB 계열의 모든 빛을 전부 흡수하게 되어 검은색으로 보이게 되는 것이죠.

재미있는 것은, 색의 3원색 다이어그램은 빛의 3원색 다이어그램만 외우면 자동으로 외워지게 된다는 점입니다.

빛의 3원색 다이어그램에서 혼합된 색들인 YMC를 바깥으로 빼고 그 사이에 있는 빛들을 안에 집어넣으면 YMCA는 RGBK가 되며, 이때 혼합색이 검은색이라는 사실만 기억하면, 두 다이어그램을 외우기가 정말 쉬워지는 것이죠.

오늘은 빛에 담겨있는 과학의 궁금증에 대해 함께 알아보셨는데, 어떠셨나요? 이외에도 빛은 정말로 많은 재미있는 현상들을 만들어줍니다. 열을 전달하는 열복사의 매개체가 되어주기도, 또 편광이라는 재미있는 현상을 통해 3D를 구현해주기도 하면서, 공학적인 형태로도 정말 많은 곳에서 응용되고 쓰이고 있죠. 머나먼 공간을 바라볼 때 사용하는 망원경이나, 아주 작은 세계를 들여다보기 위한 도구인 현미경도, 사실 이 빛을 연구하다가 만들어내게 된 도구이니까 말이죠.

빛에 관한 호기심이, 우리의 시야를 넓혀줄 수 있었던 만큼, 과학에 관한 호기심과 궁금함도, 앞으로 여러분의 식견을 넓혀주는 커다란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럼 <궁금한 S>는 이만 인사드릴게요~ 과학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면 언제든 사이언스 투데이 페이스북에 댓글을 남겨주세요. 이상 <궁금한 S>였습니다!

해바라기는 여름을 대표하는 꽃이다. 피서지를 가다보면 길가에서 혹은 들이나 산에서 노랗고 꽃이 큰 해바라기를 볼 수 있다. 또한 곳곳에 푸른빛의 금강초롱, 주황빛의 동자꽃, 노란색의 좀가지풀 등 여름 들꽃들이 각양각색의 색깔을 띠며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이렇게 꽃들은 계절을 대표하고 의미를 나타낸다. 개나리는 봄의 전령사 역할을 한다. 그런가하면 카네이션은 공경과 감사의 꽃이다. 5월을 대표하는 붉은 장미는 사랑의 의미를 나타낸다. 가을이 되면 우리는 주변에서 국화를 자주 보게 된다. 장례식장에서도 조의를 뜻하는 의미로 하얀 국화가 쓰이기도 한다. 그런데 다양한 색깔의 꽃들 중에 유독 찾을 수 없는 꽃이 있다. 바로 검은 색깔의 꽃이다. 장미 중에 흑장미가 있지만 이것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검붉은색일 뿐 정확히 검은색은 아니다.


가시광선은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색

왜 검은 꽃은 없을까. 이 질문의 답을 알기 위해서는 광원(光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보통 자연계의 중요한 광원은 태양이다. 태양빛은 전자기파의 일종으로 파장의 길이에 따라 구분된다.

파장의 범위는 분류 방법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우리가 눈으로 감지할 수 있는 빛의 파장은 약 400~800 nm인 전자기파이다. 이 영역의 빛을 우리는 가시광선이라 부른다. ‘nm’는 빛의 파장을 나타내는 단위로 ‘나노미터’라고 읽는다. 보통 태양이 하얗게 보이지만 프리즘을 통과시켜보면 빨·주·노·초·파·남·보인 무지개색으로 나타난다. 이것이 가시광선이다. 태양광선에 들어있는 다양한 파장의 빛들이 프리즘을 통과할 때 굴절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이렇게 다양한 색깔이 나오는 것이다. 가시광선의 파장은 빨강이 가장 길고 보라가 가장 짧다.

적외선은 가시광선의 빨간색보다 파장이 길고 강한 열작용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파장은 약 800~100,000nm이다. 적외선은 사람의 육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알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일상적으로 어둠 속에서 열을 내는 물체를 가까이하면 피부로 온도를 느낄 수 있는데 이것이 적외선이다.

파장의 약 400nm이하인 자외선은 가시광선의 보라색보다 파장이 짧고 화학작용이 강해 화학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에너지도 높아 단백질이나 유기물에 손상을 입힐 수 있을 정도다. 또한 자외선도 사람의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동물들은 자외선의 파장을 감지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벌과 같은 곤충은 꿀이 들어있는 꽃을 찾기 위해 유용한 자외선을 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자외선보다 파장이 더 짧고 투과력도 높은 X선과 감마선 등이 있다.

물체를 감지할 수 있는 것은 빛의 반사하는 성질 때문

가시광선은 보통 물체와 부딪히게 되면 흡수되거나 반사된다. 그러나 그냥 통과되는 경우도 볼 수 있는데 이 때 우리는 ‘투명하다’고 부른다. 대표적인 물체로는 유리가 있다. 그런데 유리로 만들어진 거울은 모든 빛을 반사한다. 왜냐하면 바로 앞에 유리를 대고 뒤에는 반사율이 높은 재질로 코팅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물체의 색을 감지할 수 있는 이유도 바로 빛의 흡수 및 반사하는 성질 때문이다. 사람의 눈은 각막, 유리체, 망막으로 구성된다. 이중 망막 안에 시각세포인 추상체가 있다. 바로 이 추상체에서 색깔을 인식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추상체를 구성하는 세포들이 색을 인지한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이 세포 하나하나에는 빛의 삼원색인 빨강, 녹색, 파랑 중 한 가지만 있다. 그러나 빛의 삼원색을 각각의 조금씩 다른 비율로 혼합하면 흰색을 포함한 그 어떤 색도 나타낼 수 있다. 이렇게 망막으로 들어온 빛은 추상체를 자극해 화학반응을 일으킨 다음 물리적 신호로 변화돼 뇌신경으로 전달하여 우리가 색깔을 알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꽃의 색깔도 마찬가지다. 꽃잎에 들어 있는 여러 가지 색소가 가시광선 중에서 어떤 파장의 빛은 흡수하고 어떤 파장의 빛은 반사한다. 예를 들어 잎에 들어 있는 엽록소는 빨강색이나 파랑색은 흡수하지만 녹색이나 황록색 파장은 반사시키기 때문에 녹색을 띤다고 볼 수 있다.

검은 꽃이 없는 이유도 이 원리와 똑같다. 검은색을 띠려면 물체가 모든 색의 가시광선을 전부 흡수해야하지만 현재 자연계에서 빛의 모든 파장을 흡수하는 색소를 가진 꽃은 없다. 따라서 검은 꽃은 자연적으로 나올 수 없는 품종인 셈이다. 설사 돌연변이로 나온다하더라도 진화론적으로 검은 꽃은 불리하다. 색깔이 화려해야 곤충을 유인하기에 유리해 번식하기 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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