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 이론 - ebinghauseuui mang-gaggogseon ilon

[ 매드타임스 신인섭 대기자] 우리 속담에 3대 독자 잃고도 사흘 굶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사람은 먹어야 한다는 말도 되지만, 한편 사람은 잊어버린다는 말도 된다. 이 잊어버린다는 것을 실증으로 풀이한 사람이 독일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Hermann Ebbinghaus. 1850-1909))이다.

그는 스스로 실험을 위해 2,300개 의미 없는 세 음절 낱말을 고안했다. 무의미한 음절이란 자음-모음-자음 석 자로 아무런 의미가 없어야 한다. 예컨대 BOL은 안 된다. 왜? BALL과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DOT도 안 되는데 기존의 낱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DAX, BOK, YAT는 된다. (언어에 따라 또한 시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한국의 경우 BOK는 Bank of Korea의 약자이다.) 물론 에빙하우스가 실험한 것은 19세기 후반이며, 그는 독일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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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에빙하우스의 사진과 망각 곡선

1885년에 발표한 연구 결과가 그의 획기적인 책 영어로는 "Memory. A Contribution to Experimental Psychology"이다. 이 책에서 밝힌 이론이 그의 가장 유명한 “망각 곡선(Forgetting Curve)”이다. (에빙하우스는 “Retention. 보유”라고 불렀다.) 그림 #1에서 알 수 있듯이 습득한 직후 기억한 것은 100%이다가 20분, 1 시간, 9시간, 1일, 2일, 6일, 31일이 지남에 따라 보유 비율은 줄어든다. 한 시간 후 44%가 6일이 지나면 25%로 줄어든다. 그런데 그림 #2에는 1주간 1일에서 6일간 매일 기억을 되살릴 때, 보유율이 증가하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간단히 말해서 되풀이하면 기억이 되살아난다는 것이다. 여름철에는 청량음료 광고가 매일, 또는 하루에도 몇 번씩 되풀이되는 일, 왜 주간지, 월간지에 광고가 게재되는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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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망각 곡선

에빙하우스의 망각 곡선 이론이 가장 장 나타나는 것이 종교의식일 것이다. 개신교 예배 한 시간에 “아멘”이 몇 차례 반복되는지, 불당에서 “나무아미타불”이 몇 번 되풀이되는지 흥미있는 일임을 알 수 있다. 그 밖에도 이슬람교에서는 하루 다섯 번 메카를 향해 절을 하게 되어 있는데 역시 망각곡선 이론이 연상된다.

에빙하우스의 망각 곡선 이론에 대한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닌데, 가장 근본적인 것은 조사자와 피조사자가 같다는 것이다. 즉 망각 곡선 조사를 계획해 실험한 사람은 애빙하우스 자신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조사 결과는 후에 좀 더 과학적인 조사를 한 결과 에빙하우스의 결론이 틀림없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나는 에빙하우스의 망각 곡선이 광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연구한 바는 없다. 다만 심리학이 광고 연구의 시작이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에서도 이미 87년 전인 1935년 10월 25일부터 4회에 걸쳐 정대업 (鄭大業)이 쓴 “광고와 심리학의 관계”라는 글이 조선일보에 연재되었다. 심리학이 광고 전반에 걸쳐 미치는 영향을 소상하게 적은 글이다. 지금의 입장에서 보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라 할 것이나, 거의 90년 전에 한국에서 이런 논설이 유력 일간신문에 게재되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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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광고와 심리학의 관계 1화 (조선일보 1935. 10. 25)


신인섭 (전)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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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은 틀렸다, 공부에서 암기보다 중요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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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심리학자 에빙하우스

  에빙하우스는 사람의 기억에 대한 관심을 갖고 연구를 했던 독일의 심리학자이다. 그는 기억의 실험연구를 통해 망각곡선과 간격효과를 발견했다. 지금까지도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은 널리 알려져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망각곡선과 간격효과를 이용해서 학습하기 위해 노력한다. 예를 들면 7회독/10회독 공부법은 모두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공부방법이다. 특히 고시생들이 이러한 방법을 주로 사용하는데... 공부해야 할 양이 방대하기 때문에 공부한 내용을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해 읽고 또 읽는다. 에빙하우스는 1850년에 태어나 1909년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발견한 망각곡선은 여전히 널리 인용된다. 그러나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이토록 구시대 이론을 그대로 수용할 필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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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곡선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은 가로축은 '시간', 세로축은 '기억보유량'으로 되어 있다. 망각곡선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보가 들어오는 즉시 빠르게 망각하기 시작한다. 20분 후에는 58%, 1시간 후에는 44%, 하루가 지나면 정보의 단 33%만 기억하게 된다. 물론 사람마다 개인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에빙하우스의 주장은 매우 타당성 있다. 단 여기에는 치명적인 전제가 있다. 바로 '무작위로 나열된 정보'다. 따라서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은 다시 재조명될 필요가 있다.

나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전제 1 인간은 무작위로 나열된 정보를 순식간에 망각한다.

전제 2 인간은 유의미한 정보는 쉽게 망각하지 않는다.

전제1과 전제2가 옳다면 '인간은 정보의 유의미성을 찾을 때 오래 기억할 수 있다.'결론을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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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격효과

   에빙하우스는 망각곡선을 토대로 간격효과도 발표했다. '간격효과'는 학습한 내용을 계속해서 복습한다면 망각속도가 느려질 뿐 아니라 복습이 누적되면 대부분의 정보가 장기기억에 남는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이 방법이 정말 가장 효과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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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 이론 - ebinghauseuui mang-gaggogseon ilon

반박1 수학, 과학과 같은 학문에 망각곡선, 간격효과는 적용하기 어렵다.

  단연코 암기법이 공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미적분의 경우, 암기가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수학 공식을 그저 머릿 속에 외우는 것만으로 미적분 문제가 풀릴까? 그렇지 않다. 공식 몇 가지 외워서 수학문제를 풀 수 없다. 만약 그랬다면 대한민국의 수포자라는 신조어도 생기지 않았을테니까... 수학을 비롯해 많은 학문들이 공식의 이면에 숨겨져있는 원리를 이해하는 것을 요구한다. 수학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는가? 그렇다면 수학공식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라. 원래 나무만 보다보면 숲이 보이지 않는 법이다. 외우는 것만에만 너무 급급해서 나무만 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스스로를 되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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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C 최고의 과학자 아인슈타인

반박2 세계적인 기억챔피언들 중 노벨상을 받은 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 

   아인슈타인의 건망증 일화는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일화는 자신의 전화번호를 항상 수첩에 메모해놓고 다녔다는 사실이다. 세계적인 과학자를 넘어 당대에 비견할 바가 없었던 과학자가 자신의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다. 뿐만 아니라 세상은 지식을 머릿 속에 넣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 이를 활용하고 나아가 발전시키는 사람에 열광하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단순 인풋을 하는 훈련에 너무 목매여있지 않기를 바란다. 

요약 3줄

1.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은 구시대이론이다.

2. 간격효과를 사용한 회독 훈련은 수학/과학에 적용되지 않는다.

3. 교육은 지식을 많이 품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응용하고 활용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