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콤펜 아이패드 호환 - wakompen aipaedeu hohwan

예쁜 쓰레기 아이패드를 살리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
- WACOM Bamboo Sketch 구입

한 3년 전 회사 업무를 좀 더 잘하기 위해 지하철에서도 이것저것 자료들을 읽고자

회사의 PO복지비WER 힘을 빌어 아이패드 에어 2를 당시 80만원을 주고 샀었다.

그리고 한달 정도 들고 다니다가 아이패드로를 포함 애플 기기 자체가 철저하게 컨텐츠 소비에 맞추어져 있을 뿐

정작 워드나 포토샵 등등 컨텐츠 생산과는 거리가 먼 기기라는 것을 확인하고 집에 내버려두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그해 7월 LG 그램 14인치를 새로 사면서 아이패드는 정말 예쁜 쓰레기로 전락하고 말았다.

와콤펜 아이패드 호환 - wakompen aipaedeu hohwan

▲그램 14인치는 세미나 같은 곳에서도 편하게 들고 다닐 정도로 유용했다.

저 자리에 아이패드? 음 글쎄...

사족이지만, 국제 세미나 나온 자리였는데, 핸드폰도 노트북도 LG걸 들고 다니니  "한국사람인데 왜 삼성것을 들고 다니지 않느냐"라고 묻는다.

그래서 "한국에선 LG 것을 더 고급으로 쳐준다"라고 했다. 분발해라 LG.

심지어 아이패드가 가장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동영상 감상조차 그램 14인치로 때우다보니

아이패드는 어차피 중고가 똥값이라서 팔기도 애매하니 그냥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는 애물단지로 전락해 버렸다.

그런 아이패드에게도 기회가 찾아왔으니...

어쩌다보니 필자가 의욕 과잉 상태가 되어 회사에서 퇴근 후 열리는 수학과목 연수를 신청해서 듣게 되었다.

그런데 그런 연수를 듣다보면 나중에 잘 열어보지도 않게 되는 프린트물이 한 뭉치 나오는지라...

아예 강의노트와 필기를 전자적으로 해결해 버리면 뭔가 인쇄할 일도 없고 필요할때도 자료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아

먼지쌓인 채로 방 한구석에 잠들어 있던 아이패드를 꺼내 쓰기로 했다.

그러자면 필기 도구가 있어야 할테고, 이리저리 검색하다 보니

디자인이나 애니 계통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디지털 펜의 명가 와콤(WACOM) 스타일러스 펜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간지넘치게 가장 비싼 Bamboo Sketch 구입

학생때와는 다르게 직장인이 되어서는 현금동원력에 여유가 있기에

가급적 고사양의 물건을 사서 오래 쓰는 편을 택한다.

어차피 싼 거 사면 중간에 맘에 안들었을 때 중고로 팔려면 이리저리 애매하고(사실 팔기 귀찮다)

물건을 쓰는 내내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아서

원하는 스펙이 있으면 적어도 스펙을 예산과 타협하지는 않는다.

이번 스타일러스 펜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내가 샤프로 쓰는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필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디자인 및 미술용으로 주로 이용된다는 Bamboo Sketch를 골랐다.

나름 필압에 예민하게 반응해야 할테니 라인업 중 하이엔드라고 생각되었고, 실제로 가격도 제일 비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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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략 라인업이 4품목 정도 되는데, Bamboo Ink는 아이패드와 호환되지 않는 것 같아 제외하고

일단 세 상품 중에서는 밤부 스케치가 하이엔드로 보여 선택.

저 가격은 물건 가격이 아니라 교체용 팁 가격이다. 실제는 84,000원 대부터 시작.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보통 필기용으로 주로 쓰이는 건 파인라인 시리즈인 것 같은데

보니까 스케치랑 가격이 별 차이도 없는 것 같아 스케치를 샀다.

(파인라인 70,000원대, 스케치 84,000원대)

최종적으로는 G마켓에서 86,390원을 주고 샀다.

생각보다 까다로운 아이

어차피 회사에서 연수 프로그램을 들으니까 굳이 집으로 배송할 필요가 없어 회사로 바로 오게 시켰다.

그리고 반가운 택배아저씨 전화를 받고 바로 물건 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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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헤 개봉샷 찍을때가 제일 신난다

박스를 까보면 펜 케이스, 펜, 설명서, 그리고 교체용 팁 2개, 충전용 USB 동글이 들어 있다.

하나는 단단하고 하나는 부드럽다는데 막상 필기할 때는 별 차이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동봉된 USB 동글은 자석식이라 펜이 찰싹 달라붙는다. 컴퓨터에 끼워둔 다음 펜을 붙여 충전하는 방식.

케이블 하나가 줄어 매우 깔끔해졌다.

설레는 마음으로 블로그를 찾아 노트앱을 검색해서 그 중 GoodNotes와 Notability를 깔았다.

(참고 블로그 -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farmerking39&logNo=221117769489&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kr%2F)

그리고 퇴근시간이 되고 실전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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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날. 글씨를 작게 쓰면 인식이 잘 안돼서 걍 하던대로 노트에 샤프로 필기했다.

일단 Notability는 와콤 펜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바보같이 결제하고 다운받고 실행시키고 나서야 깨달았다 ㅠㅠ

사실 그냥 써도 써지기는 하지만, 미세한 필압까지 전달해서 앱이 글씨체를 보정해 주려면

앱과 펜이 블루투스로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Notability는 지원 펜 목록 중 와콤이 없었던 것. 차라리 애플 펜슬을 샀다면 나았을지도 모르겠는데

(Notability는 애플 펜슬을 지원한다)

내껀 뭐 아이패드 프로도 아니고 아이패드 에어니까 어차피 하드웨어 차원에서 지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버튼 하나로 블루투스 페어링이 되는 GoodNotes에 강의 필기노트를 먹여 필기를 했는데...

글씨를 원래 샤프로 쓰던대로 작게 쓰니까 글씨가 괴발개발이 되는 것이었다!

아마 샤프로 종이에 쓰면 거의 7mm × 7mm 정도 쓸 크기인데 이걸 아이패드에 쓰려니 글씨 인식 밀도가 낮은 탓인지

글씨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ㅡㅡ

그렇다고 자그마한 노트에 아래아한글 기준 20포인트 수준의 크기로 필기할수도 없었기에 이날은 그냥 포기하고

종이에 필기를 해 나갔다.

참 아이패드가 까다로운 건지, 밤부 스케치가 그닥 성능이 별로였던 건지...

예쁜 쓰레기에서 쓰레기좀 떼 보려다가 쓰레기를 하나 더 업어온 느낌이었다.

그것도 한두푼짜리도 아니고 8만원 짜리를 ㅠㅠ

의외로 간단한 해결법 - 글씨를 작게 못 쓰면 노트를 확대하면 되지!

수업은 화/목마다 열렸는데,

하루 쉬는 동안 앱의 기능도 좀 확인해 가면서 필기했던 것들을 복습했다.

그리고 밤부 스케치를 쓰는 두번째 날이 다가왔다.

그동안 GoodNotes에서 익힌 기능은 다음과 같다.

1. 오잉? 화면 확대가 되네?

2. 필기 끄기 버튼을 누르고 제스쳐를 쓰면 페이지를 이동할 수 있네?

3. 왼쪽 상단 도형버튼을 누르면 선 동그라미 네모가 딱딱 틀에 맞게 보정되네????

그러하다. 앱 기능을 몰랐던 내가 바보였다 ㅠㅠ

그리고 이 세 가지 기능을 써야 밤부 스케치로 필기를 제대로 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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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대 기능만 써서 필기했을 때. 아직 펜 굵기까지 조정하진 않아 글씨가 좀 굵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쓸만하게는 필기가 되었다.

인테그랄 크기가 매우 균형잡혀 있다 ㅋㅋㅋ

GoodNotes에서 쓰는 버튼은 설명을 달자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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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시한 대로

1. 도형모양: 직선 및 동그라미/네모의 정자 보정

2. 블루투스 페어링 아이콘: 펜 페어링 및 펜 굵기/색깔 선택 메뉴

3. 그 옆 버튼: 형광펜

4. 펜에 금지표시 씌워진 아이콘: 필기 잠금모드. 

필기 잠금 모드를 걸어놔야 제스쳐로 다른 화면으로 넘어가거나 확대하는 기능이 가능하다.

보면 알겠지만, 펜 사용 첫날에 비해 글씨체가 눈에 띄게 작아졌고, 심지어는 예뻐졌다!

비결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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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을 400% 정도까지 극단적으로 확대한다!!

창을 크게 키울 경우 전반적인 내용이 잘 보이지는 않겠지만, 그건 필기 잠금 후 축소해서 확인하면 되고...

적어도 글씨를 1.5cm × 1.5cm 이상 쓸 여유는 되어야 제대로 필기할 수 있다.

결국 Bamboo Sketch를 가지고 노트 필기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GoodNotes를 써야 하며

거기서도

1. 필기 잠금(필기 금지) 기능을 잘 활용할 것.

2. 1의 기능을 잘 활용하여 필요한 만큼 확대한 후 필기할 것

2가지 기능을 잘 활용해야 한다.

생각해보니 그렇게 필기하면 속도가 느려서 양손검법으로 유명하신 모 대학 모 교수님 필기는

좀 어려울 수도 있겠다 ㅠㅠ

하지만 유인물이 나오고 중간 정도 속도로 말씀하시는 웬만한 교수님 강의나 세미나는 소화 가능!

좀 더 기계 기능을 익혀서 필기를 잘 하게 되면 그래도 양손검법도 따라잡을 수 있겠거니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