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토텍 계류유산 - ssaitoteg gyelyuyu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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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계류 유산시 시술 전 처치 및 시술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합니다.

계류 유산이란, 어떤 원인으로 인해 태아의 심장이 뛰지 않는 것이 확인된 경우 진단 할 수 있습니다. (기간에 대한 정의는 애매합니다.. 어떤 책에는 12주, 어떤 책에는 15주..어디는 20주.. 아직 기간은 통일 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보통 임신 초기..즉 12-15주정도의 태아 사망시 계류유산이라고 부릅니다.)계류유산을 진단할 때는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임신 초기에는 1-2일 사이에도 며칠전에 안 보이던 심장 뛰는 것이 보이기 시작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임신 초기 심박을 보지 못한다 하더라도 수일이내 다시 확인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학회에서도 늘 강조하는 것이죠. 섣불리 유산을 진단하지 말자!! 그만큼 유산 진단은 의사에게도 참 어려운 일입니다. 나라마다 학회마다 기준도 다 다른 것을 보면, 뭔가 정확히 딱 떨어지는 것이 없기 때문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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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에 실려있는 임신 초기 유산 진단 가이드라인입니다.

교과서에 실린 임신 초기 유산 진단 가이드라인입니다. (초기유산은 계류 유산, 완전 유산, 불완전 유산, 고사난자 모두를 포함하는 의미입니다. )

초음파 상에서

1. 아기 CRL(머리엉덩길이)가 7mm &심박동이 없을때

2. 아기집 크기가 (3차원적으로 3번 측정한 평균)이 25mm & 태아가 보이지 않을때

3. 처음 시행한 초음파에서 아기집과 난황은 보였으나 11일 이상 지난 시점에서 태아와 심박동이 보이지 않을 때

4. 처음 시행한 초음파에서 아기집만 보였으나 2주 이상 지난 시점에서 태아와 심박동이 보이지 않을 때

입니다.

초기 유산의 대부분은 엄마 아빠의 문제가 아닌 아기 자체의 문제가 많습니다. 에드워드 증후군(18번 염색체), 파타우 증후군(13번 염색체), 다운증후군(21번 염색체)과 같이 특정 염색체가 3개 이거나 성염색체 이상 등의 유전자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 외에는 감염, 기저질환(갑상선, 당뇨, 비만..)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유산을 경험하게 되더라도 부디 너무 자책하지 마시고 다시 잘 준비해서 꼭 건강한 아이 만나실 수 있을 거라고..힘내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이유에서건 자궁 내 태아사망이 발견이 된 상태에서는 수태물을 나오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날 경우, 일단, 산모의 감정적인 부분에도 영향을 끼칠 뿐더러 시술도 용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일단, 기다려 볼 수 있겠죠. 이미 배가 아프기 시작하고 피가 비친다면 자연적으로 배출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패율이 15-50%에 달하기 때문에 그리 추천되지는 않습니다.

두번째로는 약물적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겠습니다. 흔히 사용되는 약물이 '싸이토텍'이라는 상품명으로 출시되어 있는 misoprostol(미소프로스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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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800mcg을 질내에 삽입하면 자궁 경부 숙화(부드럽게, 열릴수 있도록 역할)시켜주고 자궁내막 세포가 수축하도록 하여 수태물의 배출을 돕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실패율이 15-40%정도 이며 복통 생기고 출혈이 증가하여 밤에 응급실로 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 원래 미소프로스톨은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 예방과 치료 목적, 즉, 제산제와 항궤양제로 쓰이던 약입니다. 따라서 질내 삽입하거나 복용시 설사를 하거나 장 운동이 항진 되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따라서, 출혈, 복통, 설사는 부작용이 아닙니다. 있을 수 있는 일들입니다.)

마지막으로 수술적 치료 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미소프로스톨은 자궁경부 숙화에 탁월한 효과가 있기 때문에 시술 전날 밤 200mcg정도 복용하고 나면 시술을 더 용이하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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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때도 기억해야겠죠? 출혈이 있을 수 있고 복통, 설사가 있을 수 있다는거! 간혹 200mcg만 복용하고도 자연만출 되는 경우가 있어서 굳이 시술까지 하지 않기도 합니다.

미소프로스톨을 미리 복용하는 것이 꼭 옳은 것은 아닙니다. 간혹 복용 후 출혈과 통증으로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복용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입원한 상태에서는 바로 검진이 가능하지만 자궁소파술의 경우 외래에서 수면마취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출혈에 대한 부담감이 의사나 환자 모두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가끔 유산된지 한참 됐는데도 시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냥 시술 하지 않고 기다려보겠다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시술 자체가 그리 위험하지 않습니다. 다음임신에 대해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으신데 모든 산부인과 의사는 똑같은 마음일겁니다. 이 분이 다음에는 임신이 잘되서 꼭 건강한 아기를 낳았으면 좋겠다! 따라서 다음 임신에 문제 없도록, 최대한 자궁 내막의 손상이 덜하도록 모든 의사들이 노력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제가 사실 미소프로스톨에 대해 글을 쓰는 이유는 비슷한 성분의 약물인 미프진(mifepristone)때문입니다. 다른나라에서는 인공임신중절의 약물 요법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낙태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미프진 역시 불법으로 분류 되고 있기 때문에 임신을 원치 않는 분들이 음성적으로 구매하여 사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실제 제 외래에 오신 환자분도 미프진 먹으려고 한다고 상담을 받으시더라구요.

음.. 사실 저는 키울 사람의 생각(?),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태아를 뱃속에서 키우고 낳아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겠다..싶으면 아이를 낳는 것이고 나는 못한다 하면 못하는 것이 맞죠. 누가 대신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제가 아이를 낳아 키워보니 너무나도 뼈저리게 느낍니다.

하지만 미프진의 경우 음성적으로 유통 되기 때문에 아무런 지식없이 주수가 이미 지난, 즉, 중기 산모들에서도 무분별하게 쓰이고 출혈이 심해 문제가 되기도 하고, 결국 불완전한 유산으로 인해 시술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이 있으며, 유산이 되지 않고 임신이 유지될 경우, 기형을 야기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낙태죄는 너무 터무니가 없기는 합니다. 아이가 태어나 하루 채 살 수없는 기형을 가진 상태에서도 임신 중절은 안되고....보통 뇌가 없는 무뇌아 같은 케이스는 임신 12주 이내에 발견할 수 있는데 그럼 이 아이를 40주까지 키워서 분만을 하고 아기가 죽는 것을 보라는 말인지.. 어떤 사람에게는 선천적 기형을 가진 아기도 사랑으로 키울 마음가짐과 능력이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당연히 있을 수 있는 것은 아닐까요?

결론짓기가 참..정말 어려운 문제인 것 같기는 합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제 가장 친한 산부인과 친구 왈, 우리나라 성교육 자체가 잘못된 것 같다..결국 성교육이 잘 된다면 그래도 좀 줄일 수 있지 않을까?하더라구요. 저도 상당히 많은 부분 동의합니다. 그래서 블로그에도 늘 피임을 강조하고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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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불금에 제가 너무 무거운 얘기를 했네요. 날씨가 정말 춥습니다.

모두모두 건강 잘 챙기시구요. 즐거운 불금-주말 보내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