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 벌레 알 - sangchu beolle al

상추 벌레 알 - sangchu beolle al

청정 무공해 상추임을 완벽하게 증명해 준 그것_1

두 가지 채소가 있다. A라는 채소는 농약을 써서 키웠긴 했지만, 애벌레같은 벌레의 습격으로부터 피해를 받지 않아 표면이 깨끗하고 빛깔이 좋으며 먹음직 스럽다. B라는 채소는 농약을 조금도 쓰지 않고 키운거라 벌레들의 습격을 받은 것이 표면에 표시가 난다. 대신에 B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았으니 몸에는 더 좋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채소가 인기가 많을까? 대답을 들을 필요도 없이 B라는 채소에 사람들의 손길이 더 많이 갈 것이다.

엄마가 얻어온 상추 한 상자가 B같이 농약이 조금도 사용되지 않은 그야말로 청정채소였다. 
비바람에 키운거라 상추가 쓴 맛도 강했고 표면이 성하지 않아서 보기에는 깨끗해 보이지 않았지만, 겉모습과 다르게 몸에는 좋은 채소여서 깨끗하게 흐르는 물에 씻기만 하면 양껏 먹어도 좋은 청정상추였다. 상추를 한잎씩 정성 스럽게 씻어서 채에 걸러서 물기가 빠지기를 기다리고 나서야 밥과 함께 먹고 있었다.

날씨 탓에 쓴맛은 강했지만 몸에 좋은 것이 쓰다는 옛말을 기억삼아 몸의 독소라도 빠져 나가게 양껏 무한히 먹고 있었다. 어딘가에 짓눌려지고 누가 밟은것 만큼 상태가 꽤나 안좋은 상추들도 있었지만 한번에 세잎씩 싸서 씹어 먹으니 맛있었다.

그러다가 배고픔을 잠시 가라 앉혔을때쯤 상추 한잎을 들어 올리는데 잎 표면을 살펴 보고 싶은 욕망이 솟아 올랐다. 원래는 고깃 집에서 나오는 상추도 잘 살펴보지 않고 대뜸 먹는데, 이상하게 이번에 내 손에 잡힌 상추는 표면이 궁금해서 뒤집어 보았다. 뒤집는데, 하얀 것이 덕지덕지 한곳에 모여서 붙어 있으니 잘못 본 것이라 생각했다.

눈에 가까이 대고 보니 그것은 벌레가 알을 까놓은 것이었다. 누가봐도 보고 싶지 않았을 광경이었는데 하필 내 눈에 띄다니...속 편하게 차라리 모르고 목으로 넘겼으면 모를까...

온몸에 소름이 돋고 지금까지 무수히 내 입속으로 들어갔던 상추들 표면에 이와 같은 알들이 붙었을텐데 그것을 나는 몸에 좋다고 계속 먹어댔다. 알은 자기들끼리 옹기종기 모여서 딱딱하게 굳어져 있는 상태였다. 애벌레인지 나비의 알인지 알리 없었지만 깨름직한 기분을 씻을수 없었다. 농약이 안들어간 청정채소라고 할때부터 조심히 살펴 보고 먹었어야 했다. 알들이 붙어 있는 상추를 본 이상 더 이상의 상추먹기는 불 가능 했다.

배추 잎사귀를 먹을때도 기어 다니는 애벌레가 꿈틀거려서 기겁 했던적이 있는데 이번이 두 번째로 자연을 벗삼은 채소를 구경하게 되었다. 내가 하도 호들갑을 떠니 엄마가 하시는 말이 더 나에게 충격이다. " 뭘 그리 놀라니. 상추에 붙어 사는 벌레들은 상추만 먹고 살아서 너보다 더 깨끗할거다~애벌레를 약으로도 먹는 세상에 애벌레 알도 몸에 좋을거야~안심하고 먹던 상추나 마주 먹으렴"

어머니...저에게 정작 해 주실 위로가 당신의 딸보다 애벌레가 더 깨끗할거란 말밖에 없으신가요. 한동안은 상추 깻잎같이 밥을 싸먹는 채소는 입에도 못댈 것 같다. 생각만 하면 아직도 소름이 끼친다. 하지만 애벌레가 알을 낳을정도로 최적의 장소였을지도 모르는 무공해 채소를 먹었으니 몸에 탈은 없었다. 
돈을 들여 일부로 무공해 청정채소를 사먹는 세상에 좋은 경험 했다고 생각하자고 나를 위로 한다. 오히려 징그러웠지만 몸은 더 건강해진 느낌을 받았다. 이제는 상추 앞 뒷면을 샅샅이 확인하고 먹는 버릇이 생겼다.

안녕하세요 저는 농사꾼은 아니고

날마다 여기서 눈팅만 하다가 올해 첨으로 주말 농장을 하는 맘만 귀농하고 싶은 아줌마입니다.

처음으로 주말농장하면서

농사는 어렵구나 느끼고 있는데--고작 두고랑가지고 ㅠㅠ

상추를 심어서 따다보니 상추에 하얀 곤충 알이 많더라구요 (사진은 못 찍었어요)

검색해보니 굴파리 유충이라고 하던데

첨에 몇개 안보이더니

지금은 상추 잎마다 수두룩하게 있어서 결국 먹지 못하고 다 버렸습니다.

이제까지 상추에 곤충알 있는거 본적 없는데

다른 밭에서 재배된 상추도 깔끔하던데 유독 내 주말농장 밭에서는 유충이 많네요

이게 땅의 문제인가요 아님 묘종이 문제인가요?

해결방법이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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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 벌레 알 - sangchu beolle al
 고깃집에서 고기를 먹는데요, 상추가 나옵니다. 잘 살펴서 드셔야 합니다.
ⓒ 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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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저녁 온 가족들과 지인들이 모여 고깃집에 갔습니다. 우리가 간 곳은 매우 큰 규모의 고깃집입니다. 유명한 체인점이기도 하구요. 전국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음식점입니다.

상추쌈 비롯해 여러 가지 반찬이 나왔습니다. 혹시나 해서 살펴봤는데 상추 뒷면에 애벌레인지 구더기인지 모를 이상한 놈이 붙어 온 몸의 주름을 폈다 접었다 하면서 꿈틀대고 있는 것입니다.

단순한 날벌레도 아닌 것이, 꿈틀꿈틀대는 모습은 정말 보기 좋지 않았습니다. 떼어내고 그냥 먹을까 하다가 다른 상추들을 살펴보니 이런 벌레가 두어 마리 눈에 띄더군요. 이것과는 별도로 애벌레 집처럼 생긴 것이 딱 달라붙어 있는 모습도 보였구요. 아마 이 징그러운 녀석이 그곳에서 깨어서 나온 게 아닌가 싶기도 하더군요.

상추 벌레 알 - sangchu beolle al

▲ 상추 뒷면에서 꿈틀거리는 구데기 같은 벌레
ⓒ 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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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에서 쌀벌레가 꿈틀대는 경우는 많이 봤어도 상추에 이런 벌레가 있는 것은 처음 봤습니다. 음식에서 바퀴 벌레가 나오는 것보다는 사정이 좀 나아보이기는 합니다만, 살아 꿈틀대는 모습은 영 보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것이 친환경적이라는 증거이며 먹어도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상추를 충분히 씻지 않아 생긴 일이기도 합니다. 이것저것 너무 심하게 따지는 거 아니냐며 지인들이 뭐라고 할까봐, 벌레 나온 문제를 더 크게 확대할 수는 없더군요.

신라시대 고승 원효대사처럼 '해골에 괸 썩은물'의 교훈을 생각하며 그냥 먹어도 되겠지만 이미 보고 난 이상, 알아버린 이상 이 고깃집의 상추에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어린아이들이 있어 면역력이 약해 탈이 날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고깃집 입장에서 보면 그 많은 상추들을 어떻게 일일이 씻어낼 수 있느냐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한 장 한 장 앞뒤로 흐르는 물에 씻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가정집이 아닌 이상 말이지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물을 많이 받아서 여러번 한꺼번에 헹굴 수는 있지 않을까요? 이 식당을 운영하는 사장의 마인드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추 벌레 알 - sangchu beolle al
 구데기처럼 이 꾸물꾸물거리는 벌레를 보고 나서는 상추에 손이 가지 않은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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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식당서 일일히 씻기 힘든 상추, 고객들이 직접 살펴봐야...

하긴 다른 고깃집을 다녀봐도 달팽이가 붙어 있는 경우도 있고 흙과 이물질을 제대로 세척 하지 않아 입안에서 찌끌찌끌거려 아까운 고기와 함께 뱉어낼 때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런 상태라면 상추에 그냥 물만 묻히고 마는 것인지 의심이 들 때도 있지요. 그래서 그런가요? 저는 고깃집 가면 상추쌈을 엄청 많이 먹는 편인데 식사 후 배앓이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더군요.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대형 음식점인 만큼 세세하게 세척해 주십사 감히 부탁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는 손님들이 잘 살피고 챙기면서 상추쌈을 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손님들이 능동적으로 움직이면서 주의를 하는 편이 나을겁니다.

여하튼 그날 그 고깃집은 두 번 다시는 가고 싶지 않더군요. 처음에 유리 컵을 내 왔는데 단순한 얼룩이 아니라 사이다 같은 액체가 말라붙어 진한 얼룩이 있더군요. 다른 컵을 요구했는데 역시 이곳저곳 얼룩이 있구요. 세척을 전혀 안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또 바꿔 달라하기도 그래서 가만 있었습니다. 지인들이 유난 떤다고 할까봐요.

그 고깃집은 위생에서만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사장이 손님들에게 신경질까지 내더군요. 주문을 하면 그때그때 가격을 기록하는데 손님이 잘못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짜증내면서 본인이 계산한 게 맞다며 얼굴을 가득 찡그린 채 말이죠. 통상 이런 경우라면 주인이 웃으면서 "이래저래 저래이래 해서 이래 됐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 식당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이런 식당 다시는 이용하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다만 독자 여러분들도 상추나 깻잎 등 야채쌈이 나오는 경우 잘 살펴보시고 드세요. 생으로 먹는 것인 만큼 배앓이를 할 가능성이 있구요, 세척까지 잘 안된 경우라면 더욱 조심해야겠습니다. 특히 어린이들 같은 경우는 더욱더요.

상추 벌레 알 - sangchu beolle al
 대형 음식점인 특성상 일일히 흐르는 물에 씻기는 힘들것입니다.
ⓒ 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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