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이유 - salam saneun iyu

양길주 칼럼니스트

사람 사는 이유 - salam saneun iyu

요즘 우리나라에는 일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고들 한다. 인간은 본래 편한 현실에 안주하고 싶도록 설계되어 태어난다고는 하지만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가 가난했던 지난 시절은 각자도생의 삶이었다. 일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가 없었다. 일을 선택해서 하거나 게으름을 피우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런 근면성이 오늘의 한국 경제를 일으켜 세운 원동력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수많은 복지 혜택 때문인지 일 자체를 싫어하고, 힘든 노동은 피하려 한다.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을 오히려 비웃기까지 한다.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 같은 편한 방법으로 돈을 버는 게 현명한 삶이라 여긴다. 그러니 공장이나 농어촌 작업 현장은 외국인 노동자들로 들어찼다. 이런 현상들이 집단 사고로 이어지며 ‘영끌’과 ‘빚투’란 용어를 낳고, 가계 부채 세계 1위라는 달갑지 않은 상황을 초래한 것이다.

노년의 고통 중 ‘무위고(無爲苦)’란 게 있다. 할 일이 없어서 겪는 고통이다. 젊은이들이 이에 해당이 된다면 그 고통은 더 심할 수도 있다. 한창 일할 나이에 남들은 열심히 일하는데 혼자 빈둥거려야 할 테니 얼마나 비참하겠는가. 그런 면에서 일은 돈벌이 수단만은 아니다. 우리 주위에는 오히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이 일에 파묻혀 사는 경우가 많다. 일에 심취해서, 일을 즐기며 사는 것이다.

요행을 바라며 사는 사람들은 어떨까? 외양으로는 번듯하게 보일지 모르나 속마음은 그렇지도 않을 것이다. 요행이란 원한다고 따라오는 게 아니다. 어쩌면 영영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니 인생 한탕을 고대하며 불안과 초조 속에 살아야만 한다. 반면에 일터에서 땀 흘리며 일에 매진하는 사람들, 밤을 지새우면서까지 자기 일에 몰두하여 달인의 경지에 이르는 사람들도 많다. 일이 즐거움이 아니고서는 설명할 수 없는 사례들이다.

세계 기업인들이 ‘경영의 신’이라 부르는 이나모리 가즈오도 그의 저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2022, 다산북스)’에서 “노동은 인간에게 숭고한 가치와 의미를 지닌다. 단순히 생계에 필요한 양식을 얻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영혼을 연마하는 행위이다. 정성을 다하여 일하는 것은 인간의 내면을 성장시키고, 인격을 높여주는 수행이다. 끊임없이 노력하다 보면 반드시 진리와 만나게 된다.”고 설파했다.

지금은 일하지 않고 사는 삶을 부러워하는 세태다. 그렇다고 그런 삶을 지혜로운 삶이라 할 수는 없다. 누구나 멋있고 의미 있는 삶을 원한다. 그것을 실현하는 생각이나 방법은 각자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성공과 실패를 떠나서 일하며 사는 삶과 놀면서 사는 삶 중 과연 어느 쪽이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일까? 깊은 사고나 성찰 없이도 ‘일하는 삶이 더 가치 있는 삶’이라는 것쯤은 세상살이 과정에서 누구나 저절로 깨닫게 되는 상식 수준의 논의거리다. 우리의 삶은 일을 통해서만이 그 의미와 가치가 부여되기 때문이다. 일의 의미와 가치는 삶과 인생으로 이어지며 ‘의미 있는 삶’, ‘가치 있는 인생’으로 승화시켜준다. 일해야 하는 이유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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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 정보아티스트정일송앨범사람이 사는 이유를/ 치악산 아낙네재생 시간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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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구름가듯 세월에 가는 인생 먼저가고 나중가고 그것뿐인데 피며는(오며는) 져야하는 생명의 모습을 치악산은 알고 있다 수수 만년 사는 이세상 원주땅을 밟거든 물어보아라 물어보아라 사람이 사는 이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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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아오면서 “왜 사는가?” 라는 의문 한번쯤은 다들 가져보게 됩니다. 하지만 늘 명쾌한 답을 찾을 수 없으셨을 겁니다. 그러나, 한 청년의 질문에 법륜스님은 이 고민을 한방에 해결해 주었습니다. 


사람 사는 이유 - salam saneun iyu


즐겁기도 하고 괴롭기도 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왜 사는 걸까요? 

법륜스님의 명쾌한 답변입니다.  


- 질문자 : “사람이 즐겁게, 때로는 고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왜 사는 걸까요?”  


- 법륜스님 : “사람이 하루하루를 사는 데에는 아무 이유가 없습니다. 그냥 사는 거예요. 풀이 자라는 데 이유가 있나요? 토끼가 자라는 데 이유가 있습니까? 없잖아요. 


그처럼 사람이 사는 것도 다 그냥 사는 거예요. 그런데 그 삶이 즐거운지 아니면 괴로운지는 자기 마음을 제대로 쓰느냐 못 쓰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러니 ‘왜 사느냐’는 올바른 질문이 아니고,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가 올바른 질문입니다.


괴롭게 살지 않고 즐겁게 사는 법은 있습니다. 힘들다고 다 괴로운 게 아니에요. 군사훈련 받느라 산에 올라갔다 오나 등산하러 산에 갔다 오나 육체적 고됨은 같습니다. 그런데 군사훈련 하느라 산에 갔다 오면 괴롭고, 등산 가면 고되지만 즐겁잖아요. 여러분들도 원하는 일을 해 보세요. 힘들지만 즐겁잖아요. 저도 이렇게 강연을 하다보면 잠은 부족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부처님의 진리를 얘기할 수 있기에 즐겁습니다.


저는 부처님 말씀을 전하기 위해서는 돈을 주고라도 들려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진짜로 돈 주고 택시 기사 한 분을 법문 듣게 하기도 했어요. 


제가 김해공항에 내려서 부산에 법문하러 갈 때 이야기입니다. 늦어서 택시를 탔는데 그 택시 기사가 차를 아주 난폭하게 몰았어요. ‘이 사람이 얼마나 짜증이 나면 저렇게 신경질적으로 차를 몰겠나’ 싶어서, 제가 “아이고 오늘 기분 나쁜 일이 많이 있나 보죠?” 그러니까 마누라가 도망갔다는 거예요. 일곱 살짜리 애가 있는데. 그래서 제가 한 시간에 얼마 버냐고 물으니까, 8000원 번대요. 그래서 제가 “4만 원 주고 다섯 시간 대절합시다” 이러니까 좋다는 거예요.


그래서 다섯 시간 대절하기로 약속하고 절 앞에 내렸어요. 그러고는 제가 4만원을 주면서 “다섯 시간 차 세워놓고 법당 들어와서 법문 들으세요” 라고 말했어요. 그 사람이 그렇게 난폭 운전해서 교통사고가 나면 얼마나 큰 손실이 생깁니까. 그렇게 계속 신경질적으로 생활하면 자녀 교육에도 굉장히 나빠져요. 그러니 그분이 무엇이 문제인지를 자각해서, 부인이 없는 상태에서도 행복하게 운전할 수 있게 된다면 부인이 돌아올 가능성도 높고 사고 위험도 줄지 않겠어요.


그런데 그 분한테 그냥 법문 들으라고 했으면 들었을까요? 안 들었겠죠. 그런데 여러분들은 돈을 안 줘도 이렇게 다 와서 들으시니 오늘 제가 돈을 많이 벌었네요. (청중 웃음)


어떻게 사는 게 행복하게 사는 길이냐? 이건 얼마든지 길이 있어요. 


거룩한 삶을 살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 거룩한 삶을 살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거룩하게 살 수 있지, 거룩하게 살겠다는 생각을 움켜쥐고 있으면 나날이 인생이 괴로워지고 비참해집니다. 


인생은 그냥 저 길옆에 핀 한 포기 잡초와 같다고 생각하세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길에 난 풀 한 포기나, 산에 있는 다람쥐나 여러분이나 다 똑같아요. 별 거 아니에요. 여러분들이 아무리 잘난 척해도 100일만 안 먹으면 죽고, 코 막고 10분만 놔두면 죽습니다. 


내 것이라고 움켜쥐고 있지만 내 것인지 점검해 봐야 합니다.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지만 옳은지 점검해 봐야 해요. 사실은 다 꿈 속에 살고 있어요. 거룩한 삶, 그런 거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자기라는 것을 다 내려놓으면 삶이 결과적으로 거룩해집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왕위도 버리고, 다 떨어진 옷 하나 입고 ,나무 밑에 앉아 명상하고, 주는 밥을 얻어먹으면서도 천하를 다 가지고 있는 왕에게 인생 상담을 해 주셨기 때문에 거룩하신 겁니다. 


모든 걸 가져 부족한 게 없어 보이는 왕에게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부처님께서 조언을 해주셨죠. 그 분은 “내가 특별한 존재다” 하지 않으셨어요. 만약 그렇게 말했다면 부처님은 거룩한 존재가 되지 못했겠지요. 자기를 내려놓고 가볍게 생활하면 결과적으로 삶이 거룩해집니다.”


- 질문자 : “감사합니다.”


질문할 때는 심각한 표정이었던 청년이 스님의 답변을 듣고 나선 환하게 웃었습니다. “왜 사느냐”고 질문한 배경에는 무언가 거룩하게 살아야한다는 강박 관념이 있었던 것입니다. ‘나는 특별한 존재다, 그러므로 의미있게 살아야 한다’ 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삶의 의미를 찾게 되는 것일 겁니다. 움켜쥐고 있던 자기를 내려놓고 그냥 가볍게 살면 그것이 행복한 인생이구나 명쾌하게 알게 되어 기쁜 마음이 일었습니다. 청중들도 기쁨의 박수를 보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