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IT 취업 - nedeollandeu IT chwieob

취업이 절실한 네덜란드 한인 유학생이 선배의 조언을 구하러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오늘의 멘토는 '리쿠르터', 유진 씨입니다.

[유진 / 네덜란드 리쿠르터(인재 중개인) : 안녕하세요. 네덜란드에 사는 유진입니다.]

어린 시절 네덜란드에서 잠시 살았던 유진 씨.

그가 본격적으로 이곳 언어와 문화를 배운 건 이곳에 다시 유학 온 대학 때부터입니다.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사람과의 교류를 유난히 좋아했다는 유진 씨.

그런 그에게 인재를 기업에 소개해주는 채용 담당자, '리쿠르터'라는 직업은 운명과도 같았습니다.

[유진 / 네덜란드 리쿠르터 (인재 중개인) : 리쿠르터로 뽑을 때 공통적으로 보는 게 사람을 좋아하고 말을 잘하는지를 보는 것 같아요. 사실은 리쿠르터 하는 일이 대부분 그렇습니다. 전화로 면접을 보고 얼굴을 보고, 면접하고, 그리고 왜 우리 회사여야 하는지 설득해야 하고, 그리고 그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연락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사람이 말을 많이 하고 설득도 하고 그렇게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취업하기 유리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은 요즘 청년 일자리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기준으로 네덜란드 청년 실업률은 6.4%, 한국의 절반 수준입니다.

유럽 물류의 중심지 네덜란드는 여러 조세 혜택까지 더해져, 최근 외국 근로자에 대한 구직 수요가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유진 씨는 그 가운데 특히 주목할 분야가 있다고 말합니다.

[유진 / 네덜란드 리쿠르터 (인재 중개인) : 네덜란드는 지식 집약적 산업이 아주 강해요. 그렇기 때문에 특히 IT 분야 같은 경우에는 외국인들이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요. 한국분들 같은 경우에도 IT 분야, 예를 들어 프로그래머 또는 소프트 엔지니어 등등의 직업에 지원하시면 뽑히고 이렇게 네덜란드에 취업할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네덜란드 취업엔 영어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시험 점수보다는 실제 업무에서의 영어 구사능력을 기업들은 더 따집니다.

[유진 / 네덜란드 리쿠르터 (인재 중개인) : 한국분들 같은 경우에는 영어를 중점적으로 준비해서 오시는 게 아주 중요할 것 같습니다. 본인이 외국인을 만났을 때 본인의 의사 표현을 분명히 할 수 있고 어떤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할 수 있을 정도면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진 씨는 네덜란드 생활·문화 안내서를 직접 만들고 면접 도우미를 자청하며 구직 청년을 만나고 있습니다.

채용 문화가 우리와 다른 유럽에선 이런 선배들의 도움이 절대적입니다.

[최민준 / IT기업 인턴 취업자 : 선배분들이나 어르신분들이 많은 한국과 달리 여기는 앞서 나간 분에 대한 정보가 굉장히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한 분이라도 그런 분이 믿고 기댈 분이 있다면 심적으로 이미 출발 지점이 달라진다고 생각하거든요. 안정감을 가질 수 있는 단계가... 제가 (유진 씨에게) 받은 조언으로는 제가 (면접 때) 긴장하면 방 구석구석을 보면서 공간적으로 안정감을 느끼면 긴장감을 덜 느낄 수 있다는 조언도 있었고 그걸 반영해서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네덜란드 취업 시장에서는 인기 직종을 무작정 따라가기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과 잘할 수 있는 일에 도전하라고, 유진 씨는 당부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금 네덜란드의 디벤터(Deventer)라는 작은 도시에서 이 글을 쓰고 있어요. 


저는 테라스가 있는 유럽식 아파트에서 살고 있고,

현재 다니는 현지 회사에서는 Business Development 관련 일을 하고 있어요.

한국인은 당연하게도 저 하나 뿐이고, 동북아시아에서 온 사람도 저 하나 뿐이지만

각종 대륙과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과 더치인들이

한 마음으로 잘 어우러져 근무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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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휴가를 앞두고 회사에서 진행했던 Wine tasting ev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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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뿐 아니라 프랑스, 독일, 아르헨티나, 터키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인 오피스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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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열린 오피스 갈라파티


제가 한국에서 늘 바라던 대로 여기서 마음이 잘 맞는 사람을 만나

아직 학비대출을 열심히 갚는 중이라서 크게 여유는 없지만

그래도 매달 월급 받으면 

대출 갚고, 방세 내고, 장 봐서 맛있는 요리 매번 해먹어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는 돼요.


지난 2년간 여행다닌 곳만 해도 프랑스,벨기에,포르투갈,독일 등등이 있구요

올해 상반기만 해도 도미니카공화국과 스페인 여행이 잡혀 있어요. 출장을 포함하면 독일도 포함되구요.


이렇게 써놓으니 평범한 제 일상도 

뭔가 되게 행복하고 많이 이룬 것처럼 들리네요.

아니면 집에 돈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외국에 나와 자리잡게 된 사람처럼 보이거나요.

그런데 약 2.5년 전만해도

저는 유럽생활을 꿈꾸기만 하는 아주 평범한 대한민국 회사원이었답니다.


어릴 때부터 이유없이 인생의 큰 로망이었던 유럽생활을 이래저래 꿈꿔보다가도

각종 대안을 찾아보다보면 엄두도 나지 않아 마음 접기만을 몇 년을 했더랬지요.

그래서 2017년의 저는

월급도 200만원이 겨우 넘는 소기업 회사원에

솔로로 산지는 몇 년이 훌쩍 넘어

매일 퇴근길이 마음이 허하고 외로우면서도

딱히 다른 일상의 대안이 없는 그런 나날을 지내고 있었어요.


그 넓디 넓은 서울이 

책도 정말 많이 읽고 (온라인 서점 상위 1% 구매자였답니다)

부업도 많이 하고 (번역에 과외에...투잡 쓰리잡을 뛰었어요 평일주말 가리지않고)

쇼핑도 많이 하고 (허한만큼 돈이 나가더라구요. 지나가다 지른 옷과 화장품들이 얼마였는지)

술도 많이 마시고 (제 인생 흑역사는 이 시기에 다 생성..)


그 당시에는 자취방에서 잠들기 전

항상 시크릿 까페의 경험담들을 보며 잠드는게 낙이었던 것 같아요.

말도 안되는 다양한 서프라이즈들을 

시크릿으로 이루었다는 경험담을 읽다보면 

저도 모르게 제 현실의 갑갑함이 사라지고 


그럴 때면 항상 유럽에서 일하면서 살고 있는

막상 그 서울에서 해외취업까지의 길이 전혀 답이 안 보이는 아득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에요.


그러다 17년 여름,

1년 MBA 과정 후 해외취업의 길을 알게 되면서


그러나 MBA라는 게...일단 어마어마한 학비로 원체 악명이 높잖아요.

그런데 저의 그 당시 상황이라하면

거의 한달 벌어 한달 쓰고 먹던 터라 제대로 된 저축도 거의 없던 상황,

부모님은 퇴직하신 후라 저에게 딱히 자금적으로 도와주실 형편이 안되고

이미 제 나이 서른이 넘어 부모님들은 어련히 제가 좀 더 안정적으로 정착하길 바라시는 상태에서

감히 가벼운 농담으로라도 해외유학, 그것도 제일 비싸다는 MBA 유학을 입에 올릴 엄두조차 안나는 그런 상황이었이죠.

제가 MBA준비한다는 말도 하기 부끄러운 상황이었어요.

MBA라고 하면 보통 경력 좋고 모아둔 돈도 많은 사람들이

더 큰 커리어 점프를 위해 투자 겸 진행하는 엄청 포부높은 꿈인데

저는 포부야 크긴 했지만, 경력도 별로에 모아둔 돈도 없는 상태에서

오롯이 해외취업을 위해 진행하는 도피유학 말이죠.

아무튼 이런 상황 속에서도 저는 인생 마지막 기회다 라는 마음으로 무조건 밀어붙였고...

어렴풋한 소망을 확고한 결심으로 바꾼지 6개월만에 전 출국을 했어요. 

그리고 이제 네덜란드에 온지 3년차에 접어 들었네요.

준비 과정 속에서 중간에 포기할 기회야 너무나도 많았죠.

갑자기 몸도 많이 아파서 회사를 자주 결근해야 하는 상황까지 와서 GMAT 등 MBA 준비가 어려워지기도 했고,

은행에서 대출 승인이 안나기도 하고,

고이율인 대신 대출 승인이 웬만하면 난다는 해외 학비대출도 거절당하고,

뭐 그냥 하늘에서 저 외국 나가지 말라고 발목잡는 느낌이었어요.

사주를 봐도 이미 외국나가긴 늦은 타이밍이다, 더 일찍 나갔다면 참 잘풀렸을거다...이런 말만 듣고요.


그래서 중간중간 포기할 타이밍이 정말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지성이면 감천인지

제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또 의외의 도움과 응원들을 받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무사히 출국(!)할 수 있었답니다.

요즘도 하루하루, 이미 제 일상이 된 작은 네덜란드 마을을 걷다보면

그 아름다운 풍경과 제 심적인 안정감에

'아 내가 그리도 바라던 나의 꿈 안에서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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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테라스에서 보이는 아침 모습. 너무 이쁘죠?


이런 평화롭고 안정된 유럽에서 여유롭게 커피한잔하는 저의 모습이


그렇지만 사실 아직

시크릿을 믿는다는 말만 해도

마치 동화 속 세상에 사는 사람마냥 현실감 떨어지는 사람으로 여겨지기도 쉬운 것 같아요. 

저도 사실 그래서 오프라인에서 시크릿 얘기는 안해요.


그리고 이게 평가의 관점에 달린 거긴 한데

사실 '시크릿이 안 이뤄졌다' 라고 할 수 있는 여지는 매우 많긴 하거든요.


예를 들어,

저는 MBA 졸업 후 제 연봉을 6만 유로 이상 받겠다고 시크릿했었고

회사도 제가 정말 가고싶던 대기업을 들어가는 걸로 시크릿 했었는데

그러면 사실 전 시크릿 욕할 수 있잖아요.

제가 바라던 특정 조건과 항목이 성취된 게 아니니까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시크릿은 그렇게 단순한 건 아닌 것 같더라구요.

그렇지만 큰 그림으로 봤을 때

내가 머릿속에서 그리는 모습에 가까워진다는 게

제일 비슷한 요지인 것 같아요.

전 제가 바라던 회사나 연봉은 아직 이루질 못했지만

그 외에 제가 바라던 부분들

-나이스한 직장동료들
-날 신뢰하고 믿어주는 상사
-엄청 인터내셔널한 근무환경
-내 스스로 재미를 느끼고 일할 수 있는 업무
-성장 가능성이 큰 업무와 포지션
-출장을 많이 다닐 수 있는 업무

등등에 있어서는 다 이루었거든요.


무엇보다 회사 외적인 부분에서

위에 기술한 저의 생활터전 (유럽, 마음이 잘맞는 동반자, 창이 큰 아파트 등등)이 제가 어렴풋이 그리던 모습대로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계속 제 꿈을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이니

지금 이 장면을 '결과물'로 단순하게 말하기도 어렵구요.

그러나 약 3년 전의 제 모습과 지금 제 모습을 보면

저는 자신있게 제가 제 꿈에 많이 가까워져 있고 제가 더 안정적으로 변했다고 말할 수 있답니다.

그리고 그러기까지의 과정들은 단순히 자기 전 상상만으로는 당연히 안되는 것 같구요,

그러한 상상이 모이고 모여, 어느 순간 엄청난 추진력과 실행력으로 바뀌게 됐을 때

결과물을 가져오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 이런 제 여정에 대해 글을 쓰는 것도 제가 좀 더 많이 이루고 나서

예를 들어 제가 유럽에서 정말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커리어적으로 인정받았을 때 말이에요. 

그래야 저의 이야기도 더 설득력이 있고 울림이 있을 테니까요.

그냥 지금부터 제 거취와 여정을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공유하기로 했어요.

나중에 시간이 많이 흘러 다시 제 글을 보았을 때

좀 더 생생하고 힘이 되는 글이 될 것 같아서요.

모두들 각자 자기 나름의 꿈과 소망을 마음 속에 품고 살고 있잖아요.

그게 한국이 되었든 외국이 되었든.

인터넷을 하다보면, 주변과 이야기 하다보면,

그 꿈과 소망을 지키기가 훨씬 어렵고 세상에 회의적이기가 쉬워지는 것 같지만

저도 인터넷에서 누군가가 쓴 희망적인 글 하나로 또 힘을 내고 달려나갔듯이

저의 경험과 기록,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될 저의 좌충우돌 정착기가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따듯한 응원과 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지금 서른 중반,

그런데 지금 이십대 초반과 같은 처지에서

유럽에서 다시 시작하고 일구어 나가야 하거든요.


그 일련의 과정들을 여기에 다 세세히 기록해 놓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