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재그 에이블 리 브랜디 매출 - jigeujaegeu eibeul li beulaendi maechul

패션 전문 '버티컬 플랫폼' 3사가 최근들어 식품, 인테리어 분야로 판매 영역을 넓히고 있다. 패션 의류 사업만으로는 불어나는 적자를 감당할 수 없어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패션 플랫폼이라는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버티컬 플랫폼'이란 패션 등 특정 카테고리에만 집중해 해당 관심사를 가진 소비자를 공략하는 특화된 서비스 플랫폼이다.

지그재그 에이블 리 브랜디 매출 - jigeujaegeu eibeul li beulaendi maechul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버티컬 플랫폼인 브랜디, 에이블리, 지그재그 3사 모두 지난해 영업 손실이 대략 2배 불어났다. 지난해 브랜디(대표 서정민)의 영업 손실은 480억 원으로 전년(2020년) 대비 14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에이블리 운용사 에이블리코퍼레이션(대표 강석훈)의 영업 손실은 694억 원으로 81.2% 늘었고 지그재그 운용사 카카오스타일(대표 서정훈) 영업손실은 385억 원으로 46.4% 증가했다.

3사의 적자 확대는 과도한 마케팅 경쟁이 주요인이라는 평가다. 비슷한 플랫폼이라는 인식 타파를 위해 3사는 할인 쿠폰, 빅모델 기용 등 무리한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결과적으로 매출은 늘었으나 적자가 크게 불어나면서 이들은 패션이라는 전문성을 버리고 판매 카테고리 영역을 넓히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지난해 브랜디의 판매촉진비는 502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2배 늘었다. 소비자를 끌기 위한 과도한 할인 쿠폰 발급으로 인한 증가로 풀이된다. 에이블리는 광고선전비(380억 원)가 전년 대비 31.5% 올랐다. 모델로 인기 배우 김태리를 기용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마찬가지로 지그재그도 모델로 배우 윤여정을 선정하면서 광고선전비는 60.6% 늘어난 27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최근 브랜디가 인테리어 플랫폼 ‘집꾸미기’를 인수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브랜디 측은 이에 대해 부인하는 상황이다. 브랜디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며 집꾸미기 인수 건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브랜디는 일찍이 지난해 4월부터 플랫폼 내에서 인테리어 용품, 화장품 등을 판매하며 수익성 확보에 나선 바 있다. 또 브랜디는 기존 육아 플랫폼 ‘마미’를 지난 5월 새롭게 ‘플로어’로 론칭했고 여기에 리빙/라이프 카테고리를 추가했다. ‘리빙/라이프’ 카테고리의 거래액은 론칭 후 6개월 간 약 100배 성장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브랜디 관계자는 “브랜디는 지난 9월 남자앱 하이버가 흑자전환을 기록했으며 향후 이러한 흐름을 장기적으로 보면 수익성 확보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토대로 흑자 구조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이블리는 이달 초 플랫폼 내 식품 카테고리를 추가했다. MZ세대를 이끌기 위한 건기식, 레터링 케이크 등 식품이 판매되고 있다. 에이블리가 이러한 외형 확장을 통해 객단가를 높여 수익성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에이블리는 지난해도 기존 의류 카테고리에서 화장품·가전제품·인테리어 제품 등으로 확대한 바 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지난해 에이블리는 앱론칭 3주년을 맞아 다양한 광고 및 브랜딩을 실시하고 직원 수가 대폭 늘어나면서 여러 비용이 발생해 적자폭이 늘었다”며 “올해는 별도 광고 계획이 없기 때문에 비용 감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그재그는 이달초 쇼핑몰 공동 기획 브랜드 ‘Z 셀렉티드’를 출시키로 했다. 이는 판매율이 높은 브랜드와 협업하고 시리즈마다 브랜드를 달리해 옷을 출시하는 형식이다. 지그재그가 새 브랜드 기획을 통해 수익성 모색을 위한 방안을 확장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지난 2019년 말 안정적인 사업을 뒤로 하고 성장을 위해 개별 쇼핑몰 상품을 일괄 결제할 수 있는 ‘Z결제’ 오픈을 위해 적자가 발생한 걸로 보인다”며 “하반기는 매출을 안정적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기존 비즈니즈 모델인 개인화 추천 광고 서비스 고도화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버티컬 플랫폼 업계는 외형확장을 통해 수익성 회복에 나서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플랫폼의 특성이 없어지고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된다. 이렇게 되면 일반 온라인몰과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용 가치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 달성을 위해서는 여러 분야를 건드려봐야 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렇게 되면 전문성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라며 “고객 관점에서 봐도 전문성 없이 외형 확장만 한다면 거부감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새로운 시도에 대한 노력은 필요하겠지만, 특정 상품군을 앞세운 특색이 강점인 버티컬 플랫폼만의 정체성과 이미지가 희석될 수 있어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

저작권자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거래액·매출액 늘고 영업손실까지 커지는 악순환
해외 확장 등 수익성 확대 위한 다변화 전략 필요

여성 버티컬 전문 플랫폼(지그재그, 에이블리, 브랜디)이 투자업계에 빅딜(1000억 대)을 성사시키며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몸집 불리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동대문 여성 의류 카테고리가 기반인 이들은 저가 카테고리 내에서 확실한 포지셔닝으로 시장 수요에 대응, 저변 확대를 꾸준히 해나가고 있다. 상품 가격은 저렴하지만 하루배송, AI 기술 도입 등 양질의 서비스를 구축해 소비자 편의를 구축한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커머스 경쟁 심화로 IT 개발 인력 확보, 풀필먼트 센터 구축 등으로 영업손실, 유동부채 증가 또한 가속되고 있다.  

지그재그 에이블 리 브랜디 매출 - jigeujaegeu eibeul li beulaendi maechul
플랫폼사들은 공격적인 사업확장으로 매출과 거래액은 늘었으나 손실도 늘고 있다.    
사진=iStock

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버티컬 플랫폼들은 통상적으로 회계상 매출이 아닌 거래액GMV(Gross Merchandise Volume)기준으로 기업 가치를 산정하는데, 성장성은 높지만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비용 지불이 많아지면서 아직 매출액 대비 이익률이 안정적이진 못하다. 적자 구조가 단기간 해소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융감독원에 보고된 2021년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대부분은 판매관리비가 급격하게 증가했으며 이중 급여, 판촉비, 운반비에 대한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3곳은 매출과 거래액이 늘수록 영업 손실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디는 작년 1262억 원의 매출과 48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47.1%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전년보다 144%나 늘었다. 브랜디는 운반비(182억)가 타사에 비해 월등히 높아 전년대비 2.6배(164.0%)로 가장 많이 올랐다. 급여와 판촉비가 각각 135.3%, 96.2% 증가했다. 브랜디는 동종업계 최초로 ‘하루배송’ 서비스를 런칭하고 4000여평에 달하는 동대문 패션 물류센터를 선제적으로 구축해 풀필먼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에이블리는 지난해 935억 원의 매출과 695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77%늘었고 영업손실은 전년보다 81%늘었다. 자료에 따르면 급여가 101억 원으로 전년보다(58억 원)74% 늘었고 운반비는 54억5000만 원으로 전년(32억)대비 70% 늘었다. 판촉비(광고선전비+판매촉진비)는 397억 원으로 전년보다 29% 올랐다. 

지그재그 에이블 리 브랜디 매출 - jigeujaegeu eibeul li beulaendi maechul

지그재그는 지난해 영업수익(매출액)이 전년보다 109% 늘어난 652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45% 증가한 380억 원을 기록했다. 급여가 201억 원으로 전년보다 81% 늘었고 판촉비(광고선전비+판매촉진비)가 297억 원으로 전년보다 41% 늘었다. 운반비는 16억 원으로 전년보다 4배가량 늘었다.      

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플랫폼들이 설립 이후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시도하면서 지속적으로 영업손실 및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필요한 자금을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해 조달해왔다”고 밝혔다. 또 “이커머스 시장 내 전문몰 비중은 계속 확대되고 있는 기조다. 특정 연령층 및 성별을 특정한 버티컬 플랫폼의 외형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버티컬 플랫폼의 약진과 투자가 두드러지는 이유는 사용자에게 좀 더 타깃화 된 다양한 큐레이션을 제공할 수 있어서다. 또 종합몰보다 해당 카테고리 내에서 더 많은 SKU(Stock Keeping Unit) 확보가 가능하다. 

하지만 내수 시장에서 점유율 전쟁은 결국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무신사나 W컨셉은 자체 PB브랜드를 키워 수익 구조를 다변화 해 흑자 전환 비즈니스를 만들었지만 이들 플랫폼들은 초저가 시장을 겨냥한 만큼 수수료 체계가 제한적이다. 시장 내 점유 확보 외 수익 구조를 개선할 방안이 뚜렷하게 없어 해외 진출로 외형 성장을 이뤄내야 하는 시점이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이들 플랫폼들의 중장기 성장 한계가 리스크 요인이나 시장 세그먼트 세밀화 및 국내외 확장 전략을 계속하면서 버티컬 플랫폼의 외형 성장은 당분간 지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한국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