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선생님께 드리는 편지 - gyojang seonsaengnimkke deulineun pyeonji

울 아들 중학교 1학년. 학교 생활은 그런데로 잘 하는 것 같다.

나름 선생님들께 잘 보일려고 노력도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것 같고

뭐 아직 성적은 별로 좋지 않지만

자기 중심적 학습이라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것이다.

초등학교때도 학원 안가고 지금도 수학은 도저히 못 따라 잡을 것 같고 내가 가르치는 것도

한계가 있어 과외를 시키고 있지만 다른 과목은 스스로 하고 있다.

도대체 머리속에 뭐가 들었을까 하고 궁금할때가 한두번이 아니지만

지금까지는 집에서 나를 좀 많이 힘들게 해도 아들이니깐 봐주고 있다.

그래도 참 기특한건 스승의 날 자신의 용돈으로 좋아하는 음악선생님께는 지휘봉을

담임선생님께는 교편을 사드렸다.

아래는 울 아들이 교장선생님께 보내는 부탁 편지다.

스승의 날에 우리 아들이 교장선생님께 부탁드리는 편지를 썼네요.

원래는 학교에 제출해야 하는데 모르고 안가져 가는 바람에 제가 읽고 옮겨봅니다.

교장선생님께

안녕하십니까? 저는 1학년 o반 000입니다. 이 학교에 입학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초여름이 무르익어 갑니다. 이제 점점 이 학교에 적응이 되고 편해집니다.

선생님 제가 이 편지를 쓴 이유는 교장선생님께 부탁드릴게 있어서 적었습니다.

제가 부탁드리는 것은

1. 학교하고 식당가는길에 막을 쳐 주십시오.

왜냐하면 이제 곧 여름이라 아마 비가 많이 올 것입니다. 그러면 항상 식당 갈때마다 비를 맞고 가니 옷이 축축해 밥도 제대로 먹기 힘들 것입니다. 그러니 학교에 막을 쳐 주십시오

2. 학교 나무 가지치기 해 주십시오

제가 이 학교 오면서 구경을 해 보았는데 나무가 깔끔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깔끔하지 않은데 그럼 외부에서 온 손님들이 나무를 본다면 아마 깔끔하지 않다고 욕을 할 것입니다. 그러니 가지치기를 해 주십시오

3. 마지막으로 일주일에 한번씩 학교 폭력 설문조사를 해 주십시오

왜냐하면 저 같이 소심한 아이는 폭력을 당하더라도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을 위해 일주일에 한번씩 폭력에 관한 설문조사를 해 주십시오. 만약에 그것이 힘들더라면 이주일이나 삼주일에 한번씩 꼭 해주십시오. 그러면 아마 폭력없는 학교가 될 것입니다.

즐거운 스승의 날인데 제가 이런 부탁을 하니 너무 죄송스럽습니다. 항상 저희들을 생각하시고 학교를 더 발전시켜 주시는 노력에 너무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그럼 몸 건강하시고 안녕히 계세요.

2009년 5월 15일 000 올림

이 편지를 보고 이젠 초딩티는 벗었구나 아직 덩치는 작지만 나름 생각하며 살고 있구나 라는 것을 느낀다.

귀여운 울 아들. 몽정이 뭔지도 정확히 모르면서 나한테 몽정을 했다고 얘기하고

아직 대화할땐 철없는 아들이지만 학교생활은 잘 하고 있으니 별 걱정 안할란다.

아들 제발 건강하고 밥 잘먹고 울지 않길 바란다.

웬 눈물이 그리 많은지 ...

전라남도 교육감상 수상작

교장 선생님께 드리는 편지 - gyojang seonsaengnimkke deulineun pyeonji
▲ 목포 유달중 정영훈

교장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1학년 4반 정영훈입니다.

먼저 교장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어 편지를 씁니다. 지난 3월에 입학한지 일주일 정도 지났을 때 저는 신종 플루에 걸려 학교를 결석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 다시 등교했을 때 1층 복도에서 교장 선생님을 만났고 인사를 했습니다. 제 이름표를 보시더니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며 병은 다 나았는지 물으셨습니다. 저는 속으로 아니 신입생인 내가 아픈 것을 어떻게 아셨을까 궁금했고 놀랐지만 학생 이름을 알고 신경써주시는 교장 선생님 덕분에 기분이 아주 좋았습니다. 운동장의 풀밭도 그날따라 더 싱그러워 보였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는 아침마다 교문에 서서 우리들에게 “저는 효자입니다.”라고 먼저 인사해주십니다. 큰소리로 따라 할 때 쑥스러웠는데 지금은 그 인사말 덕분에 진짜 효자가 된 기분입니다. 점심시간에도 교장 선생님께서는 쉬지 않고 학교 주변에 널려있는 쓰레기를 줍습니다. 잠시 후 운동장 스탠드에 앉아있는 우리들에게 요즘 무슨 책을 읽는지도 물어봐 주십니다. 이렇게 저희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셔서 제가 학교에 정이 생깁니다. 반별 축구 대항전과 농구 대회가 있어서 친구들과 어울려 운동하다보면 더욱 친해지게 됩니다. 앞으로도 이런 체육 활동이 계속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교실의 아침 모습은 잠을 자는 친구, 숙제를 하는 친구, 스마트 폰으로 게임을 하는 친구들로 가득합니다. 옆 반에서 교장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오면 저희들은 모두 하던 일을 멈추고 교장 선생님께서 추진하고 있는 인문 고전 읽기 도서를 읽기 시작합니다. 그 책들은 하나같이 두껍고 정말 지루해 보이는 책이었지만 매일 한 두 장씩 읽다보니 저는 3월에 임진록을 드디어 마치게 되었습니다.

조금 있으면 중간고사 기간입니다. 하교 길에 교장 선생님께서는 저와 친구들에게 5월은 가정의 달이니 효도하라는 말씀과 함께 하버드 도서관에 쓰여 있는 말씀을 해주셨지요.

“공부할 때의 고통은 잠깐이지만 못 배운 고통은 평생이다.”

공부하기 싫어하는 저에게 힘이 되는 말씀 감사합니다.

중학생이 되니 처음에는 선배들, 선생님들도 무섭게 느껴졌지만 교장선생님의 세심한 배려 덕분에 저는 학교 가는 것이 즐겁습니다. 점심시간에 3학년 형들과 장난치는 교장선생님의 모습을 보면 저희와 똑같은 중학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초등학교 때보다 공부할 것도 많고 지켜야할 규칙도 많아 학교생활이 힘들겠지만 앞으로도 멋진 유달인으로서 성실하고 근면하라는 교훈에 맞게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교장선생님 저희를 지켜봐주세요.

교장선생님 건강하세요. 중간고사 후 야영 활동 때 뵙겠습니다.

2015년 5월 6일
신입생 정영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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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호의 행복편지’ _ <30>존경하는 ㅇㅇ초등학교 교장 선생님께

[독서신문]성함도 알지 못하는 선생님께 이 편지를 쓰는 무례함을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지금으로부터 56년 전 그때 제 나이 열일곱 살일 때인 어느 해 가을 ㅇㅇ마을 시장의 싸전 부근에서 돈 20원을 길거리에서 주어 제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잠시 후 그 잃어버린 돈을 찾아 헤매는 부부를 보고서도 저는 내가 주은 돈인데라며 그 부부의 애절한 마음을 애써 모른 체하며 억지로 태연한 척 집으로 왔던 나쁜 사람입니다.

이제 제 나이 76세에 다다르고 또한 이 땅에 머무를 시간이 그리 머지 않는 이때에 지나간 세월의 쌓이고 쌓인 연륜을 돌아보며 귀천(歸天)의 시간을 기다리면서 잘한 일, 좋은 일도 많이 있지만 이 일이 매우 마음에 걸려왔습니다. 나중에 사후 세상에 가서 하나님께서 이 일에 대하여 물으신다면 제가 무슨 말로 대답하겠습니까? 귀천의 시간은 다가오고 해결할 방법은 떠오르지 않으니 저 일이 나를 괴롭힌 기간은 매우 오래이며 어떻게든 매듭을 지어야 하겠는데 시간도 없고 여유도 없으며 또한 해결 방법도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또 젊었을 때 이러한 일을 하면 무슨 욕심이 있어 그렇구나하며 저의 변변치 못한 사죄의 정성도 희석될까 우려하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로 궁리하던 차에 다행히도 그 분들의 당시 잃어버린 액수와 그 애절했던 마음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저의 큰 죄를 만분의 일이라도 용서를 빌기 위하여 이번에 제가 200만원을 준비하여 선생님께 드리고 아래와 같이 부탁을 드리려고 합니다. 어렵고 수고스러우시겠지만 이 학교의 현재 재학생 중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 몇 명에게 선생님 뜻에 따라 이 돈을 사용하여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교장 선생님, 이렇게 한다 하여 제 잘못이 용서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분들께는 항상 송구하고 미안하며 저는 항상 이 죄책감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사소한 것 같지만 한번 진 죄는 참으로 저를 계속해서 따라옵니다.

후학들에게도 혹시 기회가 있다면 선생님께서 한번 진 죄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말을 전해주시어 학생들이 정직한 사회인으로 자라게 해주신다면 더더욱 감사하겠습니다. 교장 선생님, 저의 이러한 부탁을 선생님께서는 들어주시리라 믿고 제 이야기만 썼습니다. 용서하십시오. 그리고 저의 청을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 2014. 10. 2. ㅇㅇ시장에서 있었던 일을 잊지 못하는 사람

이날 오전 10시반경 저는 아내와 아들은 승용차에서 기다리라 하고 혼자 교장 선생님을 만나 편지와 돈을 전달하였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학교발전팀장을 불러 그 편지와 돈을 접수하였고, “마침 학교의 음악 동아리 행사에 참가비가 없어 탈락된 학생들이 있는데 이 돈을 그 어린이들을 위하여 사용하면 되겠다고 하시기에 저는 선생님께서 좋으신 대로 사용하시라고 하고 녹차를 대접받고 학교를 나왔습니다. 저는 오늘 너무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행복편지발행인 박시호는?

대전 출생

중앙대 경영학과 졸업, 동국대 법무대학원 문화예술법 석사

우체국예금보험지원단 이사장 역임

세종나눔봉사대상 수상(2010)

현 행복경영연구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