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코피가 자주나는 이유 - eolin-i kopiga jajunaneun iyu

 우리 둘째가 4살이었을 때 여수 세계박람회에 갔었을 때였다. 날도 덥고 아이도 피로했는지 밤에 코피가 빵 터져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한참 엄마손을 타는 솜털 뽀송한 아이가 놀다가 갑자기 코에서 선홍빛 피가 흐르면 엄마는 마음이 덜컥 내려앉는다. 아니 아이가 다른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저 마음 깊숙이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하지만 대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게 대부분이다.

콧구멍 안쪽에 약 1cm 정도 들어가면 혈관이 많이 모여있는데 물리적인 자극이나 콧속 환경에 따라 혈관이 터져 코피가 나기 쉽다. 특히 코피의 가장 주된 원인이 물리적인 자극에 의해서인데, 아이들은 아직 혈관이나 점막이 덜 성숙하여 성인보다 이러한 자극에 취약한 편이다. 초등학교 중학생 등 학령기 아이들의 경우 알레르기 비염이 무지 많다. 그래서 이 시기에도 코피가 종종 나는데 비염이 있으면 콧 속 환경이 건조하여 점막이 약해져 있고 코를 많이 후비면서 코피가 나게 된다. 

강의장이나 약국에서 "약사님 아이가 코피가 잘나는데 괜찮나요? " 하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코피가 나는 건 하나의 증상이고 관련 있는 질환이 있으면 진료가 필요한데 가장 흔한 게 비염일 수 있고 혈액질환과 같은 전신질환은 아주 드물기 때문에 염려 안 해도 된다.  

피곤하면 코피가 나는 게 맞을까 

어린이 코피가 자주나는 이유 - eolin-i kopiga jajunaneun iyu
스트레스 과로 @엄마약사 정혜진

영화나 드라마에서 밤새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한 청년이 코를 쓰윽 닦았는데 코피가 묻어나 놀라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다. 정말 피곤하다를 한 번에 표현해주는 장면인 것이다.  그렇다면 피로와 코피는 무슨 관계일까  다시 말하지만 코피의 가장 주된 원인은 외부에서의 물리적 자극이다. 하지만 피로하면 코피가 나는 것도 틀린 말이 아니다.  피로하면 면역력도 약해져 감기가 잘 걸리거나 비염 증상이 심해질 수 있고 상열감으로 얼굴이 붉어지듯 콧속도 더 건조해지고 콧속 혈관이 압력을 좀 더 받게 된다.  흔히 그래서 체질적으로 코피가 좀 더 잘 나는 사람이 있을 수는 있다. 

아이들은 한참 성장기 즉 세포분열, 분화가 많은  에너지 공장이 활발하게 작동되는 열이 많은 시기이므로  코피가 더 잘 난다. 성인의 경우도 스트레스 많이 받으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듯이 (흔히 우리가 열 받으면 코에서 김이 나는 모습을 연상한다.) 콧속이 더 건조하고 혈류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 있어 코피가 날 수 있다. 숙면이 중요하고 명상이나 취미활동 등으로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는 것이 필요하다. 

코피가 나는 아이라면 어떤 영양제를 먹으면 좋을까

약국에 방문하는 엄마들이 가장 많이 물어본다. 

나 같은 경우 이런 경우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로 비타민K,  칼슘,  비타민C, 프로바이오틱스, 철분제, 비타민B를 추천한다. 칼슘, 비타민K는 지혈작용에 관여하는데 특히 비타민K는 장내세균총에서 생성된다. 그래서 별도 섭취하지 않아도 프로바이오틱스 섭취로 비타민K 생성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콜라겐 합성에 작용하는 비타민C, 플라보노이드의 경우 혈관벽 강화에 도움을 준다. 조혈기능을 좋게 해주는 철분제, 비타민B 제제 보충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피로가 많은 경우 비타민B가 대사 활성화에 도움을 주므로, 성인의 경우 코피가 난다면 비타민B와 비타민C 복합제를 섭취하면 좋다. 꾸준히... 

코피가 종종 나던 우리 딸의 경우 유산균과 비타민D를 수개월 복용시켰고 이후 거의 코피가 나지 않았다.  

칼슘 마그네슘 미네랄은 스트레스완화와 열을 식혀주는 성격이 있어 이런 영양소도 도움이 된다.  달리 말하면 홍삼이나 녹용과 같은 열을 생성시키는 제제는 가능한 피하는게 좋다. 

코피가 잘 안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앞서 말한 거처럼 코피는 코에 물리적인 충격이 가해지지 않게 하는게 가장 중요하다. 아니 우리 아이가 치고박고 싸우는 것도 아니고 코를 심하게 후벼파는것도 아닌데 어쩌란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것이다.  

특히 비염이 있는 아이들은 특징적으로 코를 손바닥으로 쓸어 올리는 걸 자주 한다. 물리적 자극이 계속 가해지는 거다. 그래서 알레르기 비염이 있다면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관리를 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같은 자극에도 코 속 점막이 약한 상태라면 코피가 잘 날 수 있다. 평소에 코속을 건조하지 않게 습윤나잘 스프레이(약국에 다양한 제품이 있어요.) 를  습관적으로 사용하고, 코뻥(아이 코속 분비물을 흡입하여 호수로 빼내는 기구)을 사용할 때 너무 압력을 세게 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잦은 사용은 피하는게 좋다. 

'비출혈'이라고도 부르는 코피는 말 그대로 코에서 피가 나는 것입니다. 우리 몸에서 제일 약한 혈관이며 한 겹의 호흡기 점막으로 덮여 있는 콧속의 혈관은 외상, 비강질환, 염증 등 국소적인 원인으로 손상 받을 뿐만 아니라 전신 혈액 순환의 문제로 인한 손상 등 그 원인이 다양합니다. 특히 습관적으로 코를 후비는 행동은 어린이에게 가장 흔한 코피의 원인으로 원래부터 약한 콧속 혈관이 더 자주 손상 받을 수 있습니다. 코를 후비는 행동이 흔한 원인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손만대도 코피가 날 정도로 혈관이 충혈되고 붓는 것이 문제인데 특히 최근에는 알레르기 비염 질환 등의 증가로 콧속을 자극하는 병증들이 늘어나면서 코피를 흘리며 불편을 호소하는 아이들도 함께 많아졌습니다.

우리들은 체계적인 의학이 발달하기 이전부터 피는 생명의 근원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코피를 자주 흘리면 부모님들은 '우리 아이 몸에 어떤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부터 앞서게 됩니다. 저희 한의원에 방문하는 아이들을 살펴보면 잠을 자다가 코피를 흘리며 울면서 깨는 아이도 있고,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다가 세면대에 빨간 코피를 뚝뚝 떨어뜨리며 엄마를 찾기도 하고, 잦은 비염과 감기로 코를 풀다가도 코피가 주르륵 흘러내리기도 합니다. 열심히 뛰어 노는 중에도 코피가 흐리기도 합니다. 서두에 말씀 드린 것처럼 코 안이 답답해서 코를 후비는 도중에 코피를 흘리는 경우는 더욱 많습니다.


코피가 나기 쉬운 상태가 되게 하는 이유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


한의학에서는 코피가 흐르는 증상을 바라볼 때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생각을 합니다. 바로 '실증(實症)'과 '허증(虛症)'입니다. 코는 대표적인 기능인 냄새를 맡는 것과 숨쉬는 호흡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호흡기 면역을 위한 필터링 기능과 가습 및 온도조절의 기능도 있으며 뇌의 열을 식히는 기능도 있는데 '실증'이라는 상태는 우리 몸의 열순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일부 불필요한 혈액을 콧 속 혈관을 통해서 몸 밖으로 배출시키면서 열 조절을 해주는 현상으로 이해 될 수 있습니다. '허증'이라는 상태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혈액을 내 몸 스스로 지킬 힘이 없는 상태로 콧 속 혈관이 극도로 약해져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중에서도 '허증'에 의한 코피는 대체로 쉽게 구분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몸이 많이 아팠다거나 빠쁜 생활, 무리해서 피곤해진 상태 혹은 콧속 환경에 좋지 않은 건조하고 열이 많은 환경 등에 오랜 생활 등 어느 정도 유추나 확인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실증' 형태의 코피가 요즘 아이들에게서 더욱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렇게 코피를 흘리는 것이 아이들 몸에 많아진 불필요한 '열'을 해소하는 현상이라고는 하지만,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혈액이 자꾸 몸 밖으로 흘러 나간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니므로, 꼭 치료해주어야 합니다. 아이 머리와 얼굴로 자꾸 오르게 되는 불필요한 '열'들을 더 이상 방치하면 안되고 기혈순환을 도와주거나 '열'을 내려주는 치료법을 통해서 아이가 코피를 흘리지 않고도 스스로 '열조절'이 가능하도록 도와 주어야 합니다. 이런 경우의 아이들은 조금만 움직여도 땀을 주르륵 흘리거나 밥을 먹으면서도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땀을 흘리는 이유도 코피가 흐르는 병리적인 현상과 같이 이해를 해주시면 됩니다.

'허증' 형태의 코피는 예전보다는 그 비중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바쁜 현대의 생활 특성 때문에 아이들 소화기에 불균형이 더욱 심해지거나 인스턴트 위주의 식생활 때문에 소화기를 더욱 약하게 만들게 되어 인체의 혈액조절능력과 면역능력이 저하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아이의 콧 속 혈관은 더욱 약해지며 콧 속에 가해지는 사소한 충격에도 쉽게 자극을 받아서 출혈이 나타납니다.


잦은 고열량의 음식섭취는 '실증'으로 인한 코피를 부추겨

코피를 흘리는 아이들에게는 어떤 식생활이 필요할까요? 아이들 몸 속에 불필요한 '열'들이 많아진 것이나, 소화기의 불균형 상태가 많아진 것을 생각해 보면 요즘 아이들에게도 식생활의 균형과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할 기회를 많이 주어야겠습니다. 특히 바쁜 현대 생활의 특성상 인스턴트 위주의 음식이나 맵고 자극적인 음식, 고열량 음식을 섭취할 기회가 많아진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신선한 음식을 골고루 담백하게 먹을 수 있는 기회를 부모님들께서도 많이 제공해주셔야 불필요한 '열'이 많아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으며 소화기의 균형도 다시 찾아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균형 잡힌 성장을 하기 위해서라도 고기 섭취를 통한 필수지방산 필수아미노산 섭취에도 신경을 써주셔야 합니다. 다만, 고기를 먹더라도 채소 야채의 섭취 비율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조리법을 고민해주시면 좋습니다. 고기도 아이들 입맛을 자극하는 양념된 고기류를 멀리하고 굽거나 삶은 고기 위주로 '소금간' 정도만 해주시는 섭취 방법을 권장해드리고 있습니다.

건강하고 맑은 혈액이 아이들 몸 속을 흐르며 온 몸 구석구석 좋은 영양분과 산소공급을 제대로 해주려면, 아이들 몸은 '기가 막힌 곳이 없이' 잘 순환되어야 합니다. '기가 순환되지 못하고 정체된 상태'를 저희 아이엔여기한의원에서는 '기체증'이라고 합니다. 코피에서의 '실증'에 해당하는 '상초기체증'이나 '허증'의 범주에 넣을 수 있는 '중초기체증' 등 우리 아이들은 기혈순환이 안되어 고생하는 경우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습니다. '기체증'을 풀어주기 위한 음식섭취와 생활습관으로 바꿔보았지만, 일상적인 해소방법으로 해결되지 않는 고질적이고 만성적인 증상들은 기체증에 효과적인 '맑은한약' 등의 처방을 이용해서 '기체증' 없이 건강한 아이로 자라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