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성난소증후군 증상 - danangseongnansojeunghugun jeungsang

강해진 남성호르몬에 여성호르몬 균형 깨진 상태
통증 없어도 장기적으로 몸에 미치는 위험성 커
불임, 심혈관질환, 자궁내막암 등 발생위험 높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다낭성난소증후군. 여성들조차 정확히 어떤 병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가임기여성에서 흔히 발생하는 내분비질환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병원을 찾은 여성은 10대부터 30대가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특히 20대 환자가 많았다.

다낭성난소는 배란이 되지 못한 난포들이 비슷비슷한 크기의 작은 낭종 형태 흔적으로 남아있는 난소를 말한다. 이로 인해 ▲무월경 또는 희발월경 ▲초음파에서 보이는 다낭성난소 ▲남성호르몬(안드로겐) 증가가 확인되면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진단한다.

■남성호르몬 과다생성…비만으로 상태 악화

다낭성난소증후군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요인인 인슐린저항성과 후천적요인인 비만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슐린 신호전달체계의 결함 때문에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몸에서는 더 많은 양의 인슐린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과다생산된 인슐린은 시상하부, 뇌하수체, 난소 및 부신 등 다양한 호르몬 분비기관의 기능을 교란시켜 엉뚱하게 여성 몸에서 남성호르몬의 생성과 작용을 증가시킨다. 여기에 비만이라는 후천적요인이 더해지면 이 모든 과정이 악화된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산부인과 정인철 교수는 “다낭성난소증후군은 결국 많이 만들어지고 더 강하게 작용하도록 조절된 남성호르몬에 의해 여성호르몬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균형을 잃은 상태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몸속 인슐린의 이상과 강해진 남성호르몬으로 인해 여성호르몬의 균형이 깨진 상태를 말한다. 이에 생리불순이나 무월경 등 배란장애뿐 아니라 여드름, 다모증, 남성형탈모 등 증가된 남성호르몬에 의한 이상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심혈관질환 발생위험↑, 불임 등의 문제도 유발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증상은 무월경이다. 실제로 이차성무월경의 단일 원인으로 다낭성난소증후군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다낭성난소증후군은 증가된 남성호르몬에 따라 볼과 턱의 여드름, 다모증, 남성형탈모 등의 증상을 동반할 수 있어 단순 생리불순과는 다르다.

이렇게 증상이 나타나도 딱히 불편하진 않아서 차일피일 진료를 미루는 여성이 대부분이지만 전문가들은 다낭성난소증후군 증상 자체가 몸에 미치는 위험성은 매우 크다고 강조한다.

먼저 다낭성난소증후군환자는 혈당과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을 조절하는 능력이 선천적으로 약해 비만, 당뇨, 대사증후군, 지방간, 고혈압, 심혈관질환 등의 발생위험이 몇 십 배까지 높아지며 이는 장기적으로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성호르몬의 균형이 깨진 것도 문제. 정인철 교수는 “여성호르몬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건강한 상태에서는 자전거의 양쪽 페달이 규칙적으로 번갈아 오르내리듯이 월경주기에 따라 두 가지 호르몬이 균형을 이루면서 조절된다”며 “하지만 무월경상태에서는 한 종류의 여성호르몬만 높게 유지돼 부정출혈, 불임, 호르몬불균형에 의한 우울, 기분변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자궁내막, 유방 등 여성호르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장기는 불균형한 호르몬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암과 전암성병변이 발생하는 방향으로 자극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보고된 바에 따르면 다낭성난소증후군환자는 자궁내막암 발생률이 3배 정도 증가하며 폐경 후 유방암 발생률도 3~4배 증가한다.  

■호르몬치료와 체중관리 등 생활습관개선 병행

만일 ▲세 번의 월경주기 또는 6개월 이상 월경이 없는 경우 ▲월경의 규칙성이 뚜렷하지 않고 부정출혈이 있는 경우 ▲월경주기가 21일 이하 또는 42일 이상 ▲월경이 2일 이하인 경우 등의 증상이 있다면 다낭성난소증후군 여부와 건강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산부인과에서 필요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진단되면 경구피임약, 항안드로겐제제 등을 투여해 생리를 유도하는 치료를 진행한다. 비만은 상태를 악화시키는 만큼 체중관리 등 생활습관개선도 병행해야 한다. 

정인철 교수는 “다낭성난소증후군은 큰 수술이 필요하거나 생명에 직접적으로 위협이 되는 병은 아니지만 식이조절과 운동을 비롯한 생활습관 개선에서부터 호르몬제복용, 임신 준비를 위해 필요한 치료까지 장기간 관리가 필요하다”며 “조기 진단을 통해 전문가와 빨리 치료계획을 세움으로써 이를 꾸준히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헬스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