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커비 디스커버리 후기 - byeol-ui keobi diseukeobeoli hugi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 후기 - byeol-ui keobi diseukeobeoli hugi

제목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 출시일 2022년 3월 25일
개발사 HAL 연구소 장르 액션
기종 NS 등급 전체 이용가
언어 자막 음성 한국어화 작성자 Mustang

지난 3월 25일 닌텐도 스위치로 발매된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이하 커비 디스커버리)' 의 지향점은 너무도 명확하다. 단, 직접적 변화인 3D 환경으로의 전환에 그치지 않는다. 개발진이 인터뷰를 통해서 이야기한 것처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 ‘폭넓고 깊이 있는’ 이라는 가치가 그간의 시리즈를 관통하고 있었다. 얼핏 보면 추상적인 연상에 가까울 수도 있겠지만, 게임 디자인 및 비주얼 측면에서 두 개의 가치는 시리즈를 이어가는 주요한 가치로 다뤄지고 있다. 

두 가치는 커비 시리즈에서 ‘쉬운 플레이를 추구하면서 시시하지 않게 만드는 것’을 가능케 했다. 여차하면 단조롭고 시시해질 수 있는 플레이와 난도를 두고 고민이 녹아들었다. 플레이라는 결과물이 개발진이 구상한 게임 디자인 위에 자리하여 튼실한 열매를 맺은 셈이다. 그렇기에 시리즈 처음으로 평면적 형태를 벗어나 3D 환경으로 게임을 구성한 ‘커비 디스커버리’는 시리즈의 기조를 지키기 위한 고민과 노력들이 눈에 띄는 타이틀이라 할 수 있다.

● 평면에서 입체로의 변화 그리고 카메라 연출 

이번 커비 디스커버리에서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평면에서 입체로의 변화라 할 수 있다. 그간 3D로 제작을 하기는 했으나, 커비 시리즈는 어디까지나 평면적인 게임 플레이를 구축하고 있었다. 평면에서 입체로 변화한 커비 디스커버리는 여러 측면에서 많은 발전사항을 갖는다. 이에 따라 게임 플레이 디자인은 물론, 스테이지를 구성하는 레벨 디자인이 이전 시리즈에서 선보이지 않았던 형태로 구축되기 시작했다. 

‘입체적으로 제작된 타이틀’이라는 지향점은 평면적 플레이를 보다 다양하게 구성하는 것으로 연결된다. 시리즈의 그 어떤 타이틀보다 빠르게. 그리고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변화하는 과정인 셈이다. 

결과적으로 커비는 이번 작품을 통해 완전한 3D 환경을 구축하면서 더 많은 가능성을 품어냈다. 이전 시리즈에서 선보인 평면적인 공격은 Z축을 포함하기 시작했고, 스테이지의 디자인은 수직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3D 플랫포머 액션의 문법들이 커비 스타일에 맞춰서 정립되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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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개발진은 샌드박스 형태로 레벨을 디자인하기 보다, 고정된 코스와 카메라 시점을 갖는 다소 고전적인 형태로 커비 디스커버리를 설계하는 결정을 내렸다. 개발 과정에서 여러 고민이 있었겠지만, 스테이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완결된 형태로 구성한 것. 그리고 여기서 사용하는 카메라 활용은 이번 타이틀에서 중요하게 바라봐야 하는 부분이다.

고정된 카메라는 커비 시리즈가 가져온 특징과 맞물리면서 고정된 코스와 스테이지를 여러 각도로 접근하게 만든다. 동시에 개발진은 고정된 카메라를 창의적으로. 혹은 악랄하다 싶을 정도로 제대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커비 디스커버리의 게임 플레이는 카메라가 어떻게 스테이지를 비추는가.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모든 스테이지는 초입 부분에서 스테이지의 전경과 코스의 진행 방향을 가늠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저 멀리 목적지가 될 수 있는 표지판을 배치한다거나. 아니면 커비를 작게 표현하고 수직적으로 쌓아올린 스테이지를 보여주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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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 입장 시, 첫 화면부터 어디로 가야하는지. 어떻게 갈 것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이는 플레이어가 진행 방향을 잃어버리고 방황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며, 동시에 개발진이 설정한 종착지 / 숨겨둔 요소를 활용하기 위한 방법론이기도 하다. 플레이어가 카메라를 조작할 수 없게 해둔 뒤, 카메라의 초점을 조정하여 목표를 드러내는 설계다. 이러한 스테이지의 표현은 다분히 의도적이고 치밀한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개발진은 게임 시작부터 후반부까지 모든 스테이지에서 이와 같은 방법론을 사용한다. 자칫하면 단순하고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는 스테이지는 카메라의 조절은 통해서 생동감을 갖는 장소로 태어난다. 

엄밀히 따지자면, 커비 디스커버리의 각 스테이지는 아주 길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하나를 클리어하는 데에는 꽤나 시간이 소요된다. 카메라가 여러 방향에서 스테이지를 비추며, 각도를 달리하여 스테이지를 돌파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여기에 숨겨진 요소들을 찾는 과정과 새로이 추가된 시스템들이 즐거움을 자아내고 있다. 

넓은 장소를 자유로이 모험하는 형태가 아니라, 가야할 길이 정해진 스테이지를 만든 것은 이러한 카메라 연출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서다. 철저하게 의도된 연출과 구성들은 하나의 코스를 여러 각도에서 비춘다. 플레이 과정에서 카메라는 자연스레 개발진이 의도한 지점에 초점을 맞추고 여기로 플레이어를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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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끝까지 모험 과정에서 카메라를 아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동시에 숨겨진 것들이 있음도 인지시킨다. 초반에는 명확하게 숨겨진 요소를 보여주고 있지만, 후반에 들어설수록 숨겨진 길이나 웨이들 디를 찾는 과정에서 플레이어가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 대부분의 카피 능력을 사용해보고 플레이에 익숙해진 시점에서 카메라가 비추지 않는 장소를 찾도록 만들어뒀다. 

카메라의 고정과 이를 이용한 활용은 커비 디스커버리가 내포하는 레벨 디자인과 표현 전반에 걸쳐 존재감을 드러낸다. 시리즈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에도. 그리고 게임 플레이에 깊이를 부여하는 것 모두에 걸쳐 있다. 각 스테이지를 디자인 하는 과정에서 카메라의 각도와 연출이 들어가기 시작했다는 점은, 분명한 변화이자 준수한 발상이다.

특정한 측면에서 보자면, 카메라를 자유로이 조작할 수 없도록 만든 설계는 커비 디스커버리의 모든 변화가 시작된 지점이자. 이번 작품의 표현 형태를 규정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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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화면 속에는 숨겨진 장소. 그리고 더 나아가 스테이지를 빠르게 주파할 수 있는 숏컷도 존재한다

● 누구나 즐길 수 있게 만들기 -  커비 디스커버리가 보여준 고민들

개발진이 입체적인 월드를 만들어내면서, 플레이는 이전 시리즈에서 볼 수 없던 형태가 됐다. 당연하게도 액션의 폭이 늘어나기 시작했지만, 반대급부로 플레이어는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문제에 닿을 수밖에 없다. 커비의 외형 자체가 제대로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은 고정된 카메라를 통해서 어느 정도 해결되기는 한다. 그러나 전체적인 게임 플레이와 적의 공격을 제대로 피하고 공격하는 것은 기존 시리즈의 정체성에 대립되는 것이기도 했다.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쉽게 플레이가 가능하다’라는 지향점은 입체적인 환경에서 개발진을 고민하게 만든 이유로 보인다. 따라서 개발진은 이 부분에서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그리고 놀이 측면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몇 가지 개선점을 내놓았다. 

대표적인 사항이 판정에 대한 부분이다. 이는 다른 3D 플랫포머 액션 타이틀을 생각하면 이례적일 정도의 결정이기도 하다. 투사체의 판정을 보면, 투사체 기준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즉, 카메라를 기준으로 맞는 것으로 보였다면  맞았다는 판정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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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에 보이는 것을 기준으로 판정이 들어간다. 이런 점을 보면, 카메라를 고정한 이유가 설득력을 가진다

이러한 점 때문에 커비 디스커버리의 액션은 매우 자연스럽고 별 다른 스트레스 없이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기 시작한다. 시리즈가 주 타겟으로 삼는 저연령층을 생각하면, 복잡하고 정확한 판정을 요구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개발진이 홈페이지를 통해 설명했던 것처럼, 후한 판정이 지닌 의미는 ‘누구나 플레이할 수 있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액션 외부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개발진의 생각은 굳건하게 자리를 잡았다.  플레이가 너무 어렵다면 도핑을 통해서 체력과 공격력을 증가시킬 수도 있고. 무제한 목숨이 주어지는 2P를 이용해 가족과 친구에게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까다롭게 짜여진 보스 패턴들(특히 2회차)이 몇 있지만, 그럼에도 클리어 자체에는 무리가 없다. 엔딩 이전인 1회차 기준으로는, 몇 번의 게임 오버를 당했을 때 난이도를 낮춰보라는 도움말까지 재생된다. 스테이지 목표 또한 100%를 달성하는 것은 엔딩 이후에나 할 법한 플레이에 위치하며, 실제로 누구나 엔딩을 볼 수 있는 허들과 목표들이 계속해서 주어지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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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랬듯 1회차의 전반적인 느낌은 쉽다는 것. 유치원 다니는 조카도 엔딩은 무리가 없을 정도

커비 디스커버리가 보여주는 이러한 모습은 이 시리즈가 근본적으로 정확하고 치밀한 조작. 그리고 액션의 섬세함을 즐기는 지향점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개발 총괄이 바뀌어도 유지되는 가치이며, 마리오 시리즈와 커비 시리즈를 결정적으로 가르는 가치이자 철학이기도 할 것이다.

어디까지나 커비 시리즈의 중심 축을 이루는 것은 결국 ‘카피 능력’이라는 지향점이며, 여기서 시작되는 편하고 즐거운 ‘놀이에 가까운 액션’이 자리한다. 그렇다고 깊이가 없지는 않다. 접근은 쉽지만 100%를 달성하기는 어려운 도전 거리들이 게임의 깊이와 폭을 넓혀나가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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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진행 자체는 쉽다. 하지만 여기서 더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 폭넓고 깊이 있게 만들기 - 카피능력과 머금기 변형 그리고 회피

스테이지 곳곳에 도전거리를 배치하는 것은 쉬운 플레이를 지향한 타이틀을 시시하지 않게 만드는 역할을 담당한다. 여기서 시시하지 않다는 말의 의미는 적이 빠르게 쓰러지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플레이어가 마주하는 적의 공격력이나 체력의 수치 조정 측면. 혹은 길을 막는 오브젝트의 난도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게임 디자인 측면에서 보자면, 작품의 폭을 넓히고 시시하지 않게 만든다는 것은 플레이어가 탐구할 수 있는 요소 혹은 궁금함을 자아낼 수 있는 요소에 가깝다. 그런 의미에서 시리즈 대대로 선보인 ‘카피능력’과 이번에 등장한 ‘머금기 변형’은 바로 여기서 존재감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이 두 요소들이 쉽고 편한 조작과 플레이를 지향한 시리즈를 매력적으로 가다듬는 역할을 한다. 

카피능력은 시리즈가 꾸준히 표현했던 것처럼 적의 능력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으로 연결된다. 이는 분명히 커비 시리즈의 중심 축이며, 액션의 분화와 폭넓은 표현은 여기서 시작한다. 적을 빨아들여 흡수하고. 이를 이용해서 다른 종류의 액션과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시리즈가 보여주는 핵심 지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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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능력을 활용한 변화가 없다면? 그걸 커비라고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 것이다

실제 플레이를 돌이켜보면, 개발진이 카피능력 여러 개를 기준으로 스테이지를 설계했음을 알 수 있다. 필연적으로 다양한 능력을 사용하여 스테이지를 돌파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주 테마로 자리한 능력은 있지만, 도전 과제를 모두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능력만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는 플레이어로 하여금 여러 가지 관점과 플레이 방식으로 스테이지를 접근하게 만들고 있다. 

예를 들면, 어느 구간에서는 처음 보유한 능력을 사용해서 진행하다가. 진행 도중 흡수한 적의 능력을 사용해서 돌파하는 방식이 되겠다. 당연하게도 이 과정에서 액션의 폭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해머를 사용해서 간단한 퍼즐을 풀어나갈 수도 있고. 여기서 숨겨진 길을 발견했다면, 거기로 입장해  다시금 다른 능력을 카비변형해 사용하는 식이다. 이렇듯 여러 층위로 스테이지를 구성하는 설계는 스테이지의 진행을 단조롭지 않게. 혹은 시시하지 않도록 진행 방법론을 켜켜이 쌓아올리는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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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개의 카피 능력 여러 종류의 미니 보스. 그리고 여기에 연관되는 퍼즐까지. 다각적 구성이다

이와 같은 설계를 돌이켜보면, 새로운 스테이지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플레이어를 기다리는 것은 두근거림에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어떤 능력을 사용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이를 이용해서 숨겨진 길을 찾거나 탐색하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능력이 주어지면, 이를 활용해서 스테이지를 진행할 수 있어서다. 

여기에 새로운 요소 ‘머금기 변형’을 더하면서 플레이 방식은 또 다른 변주가 더해진다. 카피능력이라는 컨셉의 연장선인 머금기 변형은 자동차 / 물풍선 / 사다리 등 여러가지 형태로 퍼즐과 액션의 폭을 넓힌다. 여기서는 단편적이고 짧게 활용되지만, 그 순간 새로운 플레이를 던지고 있다는 것에 더 큰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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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금기 변형은 스테이지 전반에 걸쳐 꾸준하게 제공되는 것이 아니고 명확한 한계를 갖는다.  지극히 목적 지향적이며, 목적을 달성했다면, 거기서 활용은 종료된다. 높은 장소로 이를 가지고 이동할 수 없으며, 반드시 사용이 종료되면 해제해서 진행하도록 해뒀다. 개발진은 이를 통해서 스테이지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카피능력을 보완하고 액션의 폭을 더한다는 목적을 달성했다. 

머금기 변형이 가져오는 즐거움은 스테이지의 흐름을 카피능력 일변도로 가져가지 않기 위한 고민처럼 보인다. 일종의 선택에 가까워 보이기도 하는데, 스테이지 진행 도중 카피능력이 지루해질 때 즈음. 시기적절한 지점에서 이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등장 타이밍을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카피능력의 활용이 익숙해질 시점’에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나의 능력 사용에 익숙해지거나 플레이 방식이 굳어지기 직전에 머금기 변형으로 새로움을 더하는 구성과 같다. 그간 활용하지 않았던 플레이 방식이 더해지고, 머금기 변형이 필요한 구간이 끝나면 다시 새로운 카피능력과 액션을 제시하기도 한다.  익숙해지거나 지루해지기 직전에 주어지는 새로움과 환기. 바로 이 부분이 시시하지 않은 플레이를 구성하는 데 일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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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변화를 보여줄까? 혹은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에서 두근거림과 새로움이 출발한다고 하겠다

스테이지가 여러 능력을 이용해 진행하도록 유도한다면, 보스전은 이와 정 반대의 선택지가 될 수밖에 없다. 입장 전에 하나의 능력을 고르고 전투를 진행하는 구조여서다. 여러 시각과 액션을 시험하도록 스테이지를 구성했다면, 보스전은 하나의 능력을 어디까지 활용하는가. 그리고 개별 능력과 조작 캐릭터인 커비의 액션에 집중한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회피와 슬라이딩 같은 개별 액션 요소다. 진행 자체가 쉬운 타이틀이기에 놓치기 쉽지만, 두 요소는 이전에는 없던 액션과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는 단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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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중후반부 보스전에서 주로 사용될 회피와 슬라이딩은 평면적인 움직임 그 이상의 액션을 더한다. 회피를 성공적으로 마쳤을 때 주어지는 약간의 불릿타임은, 제대로 활용한다면 이전의 플레이를 뒤흔드는 요소로 다뤄진다.

점프로 패턴을 피하는 플레이에서 보다 적극적인 공격 기회를 확보함은 물론, 수직적 움직임에서 수평적으로 빠른 움직임을 더한다. 느긋했던 플레이와 다르게 순간적인 속도감을 가함으로써 커비 디스커버리가 보여주는 액션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이전 시리즈에서 등장했던 주요 적들-디디디 등-이 비슷하게 자리함에도 전혀 다른 느낌을 받는 것은 이런 이유에 기인한다. 

깊이 있는 플레이는 클리어가 목적인 1회차보다, 엔딩 이후 플레이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늘 그렇듯이 까다로운 도전과제 / 칼같이 끊어내는 시간 제한 조건 / 카메라의 사각을 이용해 이리저리 숨겨둔 요소들까지. 모든 것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개발진이 구상한 모든 기능적인 개선과 의도를 경험하게 되며, 단순히 아이들을 위한 타이틀이 아니라 그 이상의 지향점을 가지고 있음을 느끼게 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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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딩과 회피는 점프와 공격 일변도의 보스전을 흥미롭게 꾸며주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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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를 노릴 때, 길을 막아서는 노 대미지 도전과제들도 있고

● 커비 디스커버리가 보여준 미래 

쉽지만 깊이가 있게. 그리고 쉽지만 시시하지 않게. 그간 커비 시리즈의 중심에 있던 두 가치는 이번 커비 디스커버리를 통해서 완벽하게 개화했다. 전작인 스타얼라이즈와 지금의 커비 디스커버리를 옆에 두고 비교하면 '쉽지만 시시하지 않게 만들기'에 얼마나 치밀한 계산과 의도들. 그리고 의지가 필요한 것인지를 명확하게 살펴볼 수 있다.

발매 이후 여러 번의 후속 업데이트를 통해서 어느 정도 해결이 되기는 했지만, 플레이의 깊이를 갖추지 못했고 단조로운 플레이를 보여준 것이 전작 스타 얼라이즈였다. 하지만 커비 디스커버리는 달랐다. 전작의 비판과 개선 과정에서 배운 교훈들은 이번 작품을 만드는 토대가 됐다.

3D 환경에서의 입체적인 움직임. 그리고 카메라를 고정시키며 만들어낸 레벨 디자인과 기믹들. 머금기 변형이라는 신규 요소와 이를 이용한 스테이지 진행. 적절한 시점에서 주어지는 분위기 환기까지. 게임의 모든 요소들이 하나의 목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작품의 개발진이 안일했거나 방향이 조금만 틀어졌어도 지금과 같은 시시하지 않고 두근거림이 남는 플레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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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플레이에 얼마나 변주를 가할 것인가. 플레이어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플레이를 얼마나 만들어낼 수 있는가. 이 지점이다

결국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든다’는 지향점은 개발진으로 하여금 수많은 발상이 이루어지고. 이번 작품에 투영하도록 이끈 것처럼 보인다. 그렇기에 커비 디스커버리는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개발진이 생각했던 바를 명쾌하게 달성했고. 시리즈의 컨셉과 가치도 유지되고 있으며, 지향점을 따라가는 시스템적 표현과 연출이 더욱 발전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커비 시리즈는 자신만의 정체성을 더욱 확고하게 완성할 수 있었다. 

평면에서 입체로 전환하는 과도기적인 상황. 그럼에도 성공적인 안착을 보여준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 이번 타이틀을 만들어나가며 개발진이 고민했던 가치와 지향점이 이후 후속작에도 계속해서 계승되었으면 한다. 카메라를 고정시키며 나온 여러 시각과 연출 그리고 액션의 변화까지. 작품이 하나의 즐거운 놀이기구처럼 다가오는 경험과 디자인이 이어지길 바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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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및 편집 : 정필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