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경제위기 - 2023nyeon gyeongjewigi

장재철의 경제 EYE

이맘쯤이면 여의도에서는 다가올 한 해에 대한 경제 및 시장 전망을 발표하는 행사가 시작된다. 특히 이번 행사는 코로나 위기 이후 처음으로 대면 발표이기 때문에 발표자나 참석자들의 기대가 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발표되는 2023년의 매크로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2022년 들어 가속했던 인플레이션 여파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공격적 정책금리 인상이 시차를 두고 경제에 영향을 주면서 2023년 경제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의 2023년 경제성장률은 전년의 1.9%에서 0.7%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이 미국의 경기침체는 2022년 말이나 2023년 초가 아닌 하반기에나 시작할 전망이다. 지난 10월의 고용지표나 물가수준 등을 고려하면,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 국면에 근접했다는 근거는 많지 않다. 게다가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은 지난 3월부터 정책금리 인상을 시작했는데, 지난 9월에서야 정책금리가 중립금리 수준을 웃돌며 통화정책이 긴축국면으로 진입했다. 중립금리란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없는 상황의 금리 수준을 의미한다. 통화정책의 시차가 9개월 전후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준이 그동안 정책금리를 인상한 효과는 2023년 하반기에 더욱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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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유로지역도 2023년 경제성장률이 0.3%로 매우 부진할 전망이다. 미국과 같이 경기침체가 예상되나 그 시기는 2023년 초로 예상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에너지 수급 불안이 심화하며 인플레이션이 급등했고, 그 영향으로 정책금리를 인상하면서 소비와 투자 등의 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번 겨울의 기상 여건이 예년보다 그리 춥지 않을 것으로 보여 전력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유럽의 이번 경기침체는 기온이 상승하는 2023년 봄 이후에는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른 물가안정과 중국과의 교역 증가 등으로 회복세가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중국경제는 4.5%의 성장이 예상된다. 중국은 2022년 한 해 동안,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주요 도시의 락다운과 개방을 반복하며 내수 경기가 부진했다. 특히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부동산 부문 부실이 건설투자와 경제성장을 제약하는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022년 하반기부터 정책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을 시작했으며, 정부는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등의 경기부양책을 실시하고 있다. 2023년에는 mRNA백신 접종의 확대로 제로-코로나 정책을 점진적으로 완화하며 경기회복세를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은 락다운의 여파로 2022년 경제성장률이 3%로 매우 부진했기 때문에 2023년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경제는 2023년 1.6%의 성장이 예상된다. 경제활동 재개로 2022년 상반기에 빠른 회복세를 보였으나, 하반기에는 인플레이션 가속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으로 성장 모멘텀이 크게 둔화하였다. 특히 11월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5.7%나 감소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주요 선진국의 경기침체가 2023년 수출 회복을 지연시킬 전망이며,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고금리와 주택가격 하락은 각각 부채상환부담 증가와 마이너스 부(富)의 효과를 통해 소비를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와 수출의 동반 부진이 성장률 둔화의 주요인이 될 것이다.

이러한 주요국 경제성장률 수준이나 하락 폭을 결정짓는 것은 2023년 초에도 지속될 중앙은행들의 정책금리 인상이다. 미국의 연준은 2023년에도 추가로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이다. 특히 2023년 2분기에도 금리 인상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 임금 상승 및 주거비 부담 증가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이 인플레이션의 하락을 제약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미 연준이 이번 정책금리 인상 사이클의 최종금리를 현재 시장이 예상하는 5% 이상으로 가져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한국은행도 2023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해 현재 3.0%에서 3.75%까지 올려놓을 전망이다. 한은 총재의 언급대로 2023년 초에도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대내외 금융안정성을 위해 미국과의 정책금리 차이도 일정 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11월 초까지만 해도 달러당 1,400원을 훨씬 상회했던 환율이 최근 1,360원대로 급락했다.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 및 선거 이후의 위험자산 시장 호조, 중국의 점진적인 제로-코로나 정책 완화 등에 대한 기대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2023년에도 달러/원 환율은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종료와 향후 정책 피봇팅에 대한 기대, 중국 경기회복에 따른 수출 개선 등에 따른 무역수지 흑자 확대 등의 영향으로 점진적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2023년 하반기의 달러/원 평균 환율은 1,320원 수준을 예상한다. 2023년에도 고금리와 달러강세 기조는 여전할 것으로 보여 신흥시장국의 소버린 리스크의 현실화 가능성 등이 달러/원 환율의 빠른 하락을 제약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제원자재 가격은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올해보다는 하락할 전망이다. 2023년 원유가격은 WTI 기준으로 배럴당 79달러를 예상한다. 지난해의 92달러 대비 약 14% 하락한 수준이다. IMF도 지난 10월 경제전망에서 WTI, 두바이유, 브렌트유의 평균적인 유가가 2022년 배럴당 98.19달러에서 2023년에는 85.52달러로 약 13%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원유가격 하락은 곡물 가격의 하락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22년 곡물 가격 상승의 주요인은 비료 가격과 전기료 등의 급등이었다. IMF는 원유를 제외한 원자재의 가격이 2022년 전년대비 7.3% 상승했으나 2023년에는 6.2%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3년은 이렇듯 성장세도 약화하고 인플레이션도 낮아지는 ‘둔화의 시간’이 될 것이다. 정책금리 인상이 종료되더라도 전반적인 금리 수준은 코로나 위기 이전보다 크게 높아 가계와 기업의 부채상환 부담이 클 전망이다. 게다가 성장세 약화에 따른 생산 둔화는 취업자 수 증가 규모가 2022년의 월평균 80만 명 내외에서 5만 명대로 축소되어 가계의 소득 증가를 제약하며 소비와 체감경기를 약화시킬 전망이다. 그러나 2023년 연말로 갈수록 주요국 중앙은행의 2024년 금리 인하 기대와 글로벌 경기회복 영향으로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실물경기의 회복세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글 장 재 철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본부장)
 

2023년 경제위기 - 2023nyeon gyeongjewigi

장재철은 KB 국민은행/KB 금융그룹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자본시장그룹 본부장이다.
KB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상무, 씨티그룹 한국 수석이코노미스트,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 수석연구원을 거쳤다.
고려대학교 경제학 석사 후 워싱턴대학교 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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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경제위기 - 2023nyeon gyeongjewigi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경제는 ‘뉴 앱노멀’ 시대로 요약된다. 뉴 앱노멀은 누니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종전의 이론과 규범이 통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미래 예측까지 어렵다는 의미에서 붙인 용어다. 그렇다면 2023년의 세계 경제는 어떤 모습을 보일까.

2022년에는 유난히 예측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초불확실성 시대일수록 예측이 정확해야 혼돈에 빠진 경제주체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안내해줄 수 있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전문가일수록 예측을 잘못했을 경우 나타나는 ‘마이클 피시 현상’이다. 마이클 피시는 1987년 200년 만에 초대형 허리케인 불어 닥칠 것이란 한 어부의 제보를 무시한 당시 유명한 BBC 방송의 기상 전문가의 이름이다. 이로 인해 영국 경제에 엄청난 피해를 가져다줬다. 이는 전문가의 말을 믿다간 오히려 더 큰 낭패를 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 세계 경제 예측에서 가장 흔들렸던 항목은 ‘인플레이션’이다. 지난해 4월 미국의 소비자물가(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 것을 계기로 시작된 인플레 논쟁은 세계 중앙은행 격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그것도 세계 중앙은행 총재 격인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마이클 피시 현상에 따른 파장이 의외로 컸다.

‘파월의 치욕’이라는 용어가 나오는 인플레 논쟁을 성장률과 연관시켜 지난해 4월 이후 숨가쁘게 전개됐던 과정을 되돌아보면 같은 해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나왔던 7월 말까지는 ‘일시적이냐 아니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때까지 시장에서도 파월 의장의 일시적이라는 의견에 동조하는 분위기였다.

문제는 지난해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발표됐던 이후에 하이퍼 인플레이션 우려가 갑자기 제기된 것이다. 일시적이라고 봤던 인플레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발표됐던 2분기 성장률 6.7%는 오쿤의 법칙상 국내총생산(GDP) 갭으로 무려 5%포인트에 가까운 인플레 갭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Fed가 추정하는 미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1.75%다.

하이퍼 인플레 논쟁도 잠시 세계적인 공급망 차질이 본격화된 지난해 여름 휴가철 이후에는 성장률 둔화까지 예상되면서 ‘슬로플레이션’ 가능성이 처음으로 제기됐다. 신조어인 슬로플레이션의 의미를 알아갈 무렵 같은 해 3분기 성장률이 2.3%로 급락한 것으로 나오자 2차 오일쇼크 직후 나타났던 스태그플레이션 악몽이 재현됐다.

이 과정에서 Fed와 파월 의장에 대한 믿음이 급격히 추락했다. 이때 구원투수로 나섰던 것이 국제통화기금(IMF)이다. 지난해 10월에 열렸던 연차 총회에서 IMF는 회원국 중앙은행에 인플레 안정에 우선순위를 둘 것을 권고했다. 곤경에 빠져 있던 Fed도 ‘일시적(transitory)’ 멍에에서 벗어나 뒤늦게 올해 3월 회의부터 말이 뛰는 식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다.

2021년 이후 재테크 분야의 예측은 ‘10만 전자·1억 비트·천슬라’로 대변된다. 특히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우리에게 돈나무 언니로 알려진 캐시 우드가 50만 달러까지 갈 것으로 내다봤으나 지금은 2만 달러 내외에서 움직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제로’로 갈 것이라는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과 함께 코인 투자자에게 양대 적으로 몰리고 있다.

주식 투자자에게 가장 큰 손실을 가져다줬던 예측은 ‘10만 전자’였다. 특히 대형 증권사일수록 12만 전자도 가능하다는 예측을 믿고 삼성전자 주식을 산 동학개미가 한때 500만 명에 육박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시점에서 5만 전자도 붕괴할 위험에 처하자 손실 폭이 커진 투자자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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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복합위기 발생할까

2023년, 토끼의 해인 계묘년을 앞두고 각종 예측이 또다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얼마나 믿어야 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는 것이 요즘 주식 투자자를 비롯한 경제주체들의 현실이다. 덕담 한마디부터 한다면 자기 본업에 충실하면 자기만의 예측이 가능하고 그것이 뉴 앱노멀 시대에 생존의 길이자 재테크 승리의 길이라는 점을 당부하고 싶다.

2020년대 들어 지난 3년 동안 코로나19 사태에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과 같은 테일 리스크(tail risk)가 발생하면서 세계 경제에 예상치 못한 충격을 줬던 만큼 내년에는 ‘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 하지만 내년에도 또 다른 대형 테일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 세계 경제가 당면한 최대 테일 리스크이자 관심사는 ‘SF 복합위기’가 발생하느냐 여부다. SF 복합위기란 1980년대 초에 나타났던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과 2008년에 발생했던 ‘금융위기(financial crisis)’가 한꺼번에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한마디로 지금까지 발생했던 모든 위기의 종합판이라고 보면 된다.

지난 3월 미 Fed의 첫 금리 인상 이후 경제주체들이 대응할 시간조차 주지 않고 불과 6개월 만에 고금리 시대가 들이닥쳤다. 지난 20년 이상 동안 “고금리 시대는 다시는 오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부채 경감 착각(debt deflation syndrome)’에 빠져 무서운 줄 모르고 빌려 쓰는 과정에서 세계 부채는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IMF, 국제결제은행(BIS) 등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세계 빚은 우리 돈으로 30경 원이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총소득(GDP) 대비 260%에 달해 상환 가능한 임계치인 200%를 훨씬 넘어섰다. 세계 인구 75억 명 기준으로 1인당 빚을 계산한다면 4000만 원이 넘는 수준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자금 사정이 쿼드 러플 공포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이상으로 얼어붙는 신용경색 현상이다. Fed가 뒤늦은 급격한 금리를 올린 이후 국제 유동성 시장은 ‘Fed 공포’, ‘자국 중앙은행 공포’, ‘마진콜 혹은 디폴트 공포’에 이어 앞길이 보이지 않는 ‘뉴 앱노멀 공포’까지 겹치면서 얼어붙고 있다.

특히 Fed의 통화정책을 따라가고 있는 한국이 심하다. Fed 공포에 따라 외국인 자금이 갑작스럽게 이탈하는 ‘서든 스톱’, 1년 이상 지속되는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자금이 은행으로 흡수되는 ‘역무브’, 증거금 부족에 시달리는 취약계층의 ‘디레버리지’,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금을 움켜쥐는 ‘퇴장’ 현상이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각국의 동시다발적인 금리 인상과 신용경색은 모든 자산가격을 떨어뜨려 세계 경제가 ‘SF 복합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세계 경기는 이미 빠르게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올 들어 세계 경제성장률은 두 분기 연속 하락하면서 지난 2분기 성장률은 잠재 수준 밑으로 떨어졌다. 반면 주요국의 물가는 목표치인 2%를 4배 이상 웃돌고 있다.

우리나라는 빚을 가장 많이 쓴 국가로 분류된다. 가계부채가 위험 수위를 넘은 지는 오래됐다. 국가 채무의 증가 속도도 새 정부 출범 직전까지 ‘부채의 화폐화’를 거론할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IMF에 따르면 앞으로 3년 후에는 국가 채무 비율마저 위험 수위인 6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문제는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최후 보루(last resort) 역할을 해 왔던 무역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선 가운데 갈수록 그 폭이 확대되고 있는 점이다. 올 들어 9월 20일까지 무역적자는 300억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이런 속도로 무역적자가 지속된다면 올해는 경상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외화 사정이 녹록지 않은 것은 당연한 결과다. 지난 6월 IMF가 제시한 새로운 적정 외환보유액(연간 수출액의 5%+총통화량의 5%+유동 외채의 30%+외국인 투자 잔액의 15%를 합한 규모의 100∼150%)의 하단선이 20년 만에 처음 무너졌다. 최근 들어 원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는 것은 이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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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와 위험을 혼돈 말아야

재테크 생활자를 비롯한 모든 경제주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위기(crisis)’와 ‘위험(risk)’를 혼돈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Fed의 금리 인상 이후 나돌고 있는 위기설은 대부분 리스크 성격이 짙다. 초불확실성 증강현실(AR) 시대에서 리스크는 항상 존재한다.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이를 관리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는 경제정책, 기업 차원에서는 경영 계획, 개인 차원에서도 재테크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리스크를 위기로 인식하는 것부터 벗어나야 한다.

뉴노멀 시대에 있어서 미래를 예측하거나 리스크를 파악할 때 흔히 범하는 △심리적 편향에 따른 함정 △고정관념의 함정 △자기 과신의 함정 △기억력의 함정 △ 신중함의 함정 △증거 확인의 함정 △트렌드 분석에 따른 함정 등 이른바 ‘루비니-파버의 7대 함정’을 경계해야 한다.

사전에 파악해 놓은 리스크도 우리가 관리가 가능하냐에 따라 ‘행태 리스크’와 ‘통제 리스크’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관리 불가능한 행태 리스크마저 내부적으로 감당할 경우 비용이 많이 들고 설령 비용이 들더라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국가 간 외교관계 등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리스크를 관리할 때에는 ‘사전적 대책’이 중요하다. 주로 사후적 대책에 해당하는 리스크 관리 실패로 위기가 발생하면 반드시 그에 해당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사전적 리스크 관리 대책으로 각광을 받고 ‘텍스트 마이닝 기법’이나 리스크가 위기로 전염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는 ‘조기경보 체제’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최근처럼 시스템이나 규범이 잘 작동되지 않을 때에는 리스크 관리자에 대한 ‘정직성’과 ‘신뢰’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올해 증시를 흔들어 놓은 대형 금융사고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일단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또 다른 위기의 원천인 도덕적 해이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디지털 콘택트 추세의 진전으로 심리 요인과 네트워킹 효과가 크게 작용하는 리스크 관리 여건에서는 ‘제도권 밖에 대한 관리’도 중요하다. 제도권에서 아무리 잘 관리하더라도 유튜브 등을 통해 위기설을 증폭시킬 때는 무력화되기 때문이다. 금융변수의 진폭이 커지는 ‘순응성’과 주기가 짧아지는 ‘단축화’ 경향이 심해지는 여건에서는 더 그렇게 해야 한다.

글 한상춘 한경미디어 국제금융 대기자 겸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