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 브랜드 이미지 - adidaseu beulaendeu imi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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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원섭 기자

입력 : 2015-08-28 04:18:03수정 : 2015-08-28 10:48:55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 개시…스포츠, 그 본질로 돌아간다
아디다스는 95년전 스포츠 위해 태어났죠

"아디다스는 1920년 창설될 때부터 스포츠를 위해 태어났습니다. 오리지널 스포츠 브랜드가 바로 아디다스입니다." 장미셸 그라니에 아디다스코리아 사장은 25일 더비즈타임스와 인터뷰하면서 아디다스가 올해부터 대대적으로 브랜드 광고 캠페인을 시작한 배경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아디다스가 소비자들에게 스포츠 브랜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편히 입는 의류 브랜드로도 인기가 있지만 핵심은 스포츠 브랜드라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는 뜻이다.

그라니에 사장은 "우리는 아디다스의 뿌리가 스포츠에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며 "스포츠는 우리의 DNA"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디다스가 축구를 중심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태권도를 비롯해 농구, 마라톤, 럭비, 유도 등 거의 모든 스포츠 관련 제품을 생산, 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아디다스는 한국에서 태권도, 펜싱, 유도 부문 올림픽 대표팀을 후원하고 있다. 그라니에 사장은 이 같은 움직임이 아디다스 전체 그룹 차원에서 선포한 '2020년 비즈니스 전략'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전략은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매출 확대를 통해 아디다스를 최고 스포츠 브랜드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이 목표다. 그라니에 사장은 "아디다스는 2020년 비전 아래 새로운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며 "이를 위해 스피드, 도시, 오픈 소스 등 3대 전략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도시 전략은 한국에 특화해 새로운 전략을 세웠다고 전했다. 아디다스 본사가 뉴욕, 파리 등 세계 6대 도시를 선정해 집중 공략하기로 했다면 한국은 서울, 부산, 광주 등 3대 도시를 선정해 아디다스 마케팅과 판매를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아디다스는 2012년부터 부산에서 개최하고 있는 마라톤 대회인 '아디다스 마이런'을 올해부터 서울에서도 개최하기로 했다. 아디다스 마이런은 매년 상반기에 지금까지 4회가 개최됐는데 호응이 좋아 11월에 서울에서도 열기로 한 것이다.

■ 퍼포먼스 로고…아디다스 대표 로고 선정

전 세계 아디다스 임직원들은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모두 명함을 바꿀 예정이다. 이유는 단 하나. 기존에는 스포츠 퍼포먼스와 오리지널스, 네오 등 아디다스 내 여러 브랜드를 아울러 아디다스 전체를 보여주어야 할 때 '리니어 로고'를 사용해 왔으나 앞으로는 스포츠 퍼포먼스를 대변했던 로고를 브랜드 대표 로고로 사용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아디다스는 지금까지 축구, 러닝, 농구 등 경기력 향상 중심의 스포츠 제품 로고로 사용되던 '퍼포먼스 로고'와 스트리트 패션 제품 로고로 사용되던 '오리지널스 로고' 등 크게 두 가지 로고를 사용해왔다. 그러나 아디다스는 올해 초 아디다스 브랜드 전체를 대표하는 로고로 퍼포먼스 로고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명함뿐만 아니라 아디다스 전체를 대표하는 자리라면 어디든 모두 퍼포먼스 로고가 사용된다.

아디다스는 왜 기존 퍼포먼스 로고를 브랜드 전체를 대표하는 로고로 변경하게 됐을까?

아디다스 측은 이번 로고에 대해 스포츠 브랜드 본연의 브랜드 정체성(BI·Brand Identity)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애슬레저(운동경기 Athletic과 여가를 뜻하는 Leisure의 합성어) 등 스포츠룩이 유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렌드를 따라 스타일을 강조하기보다는 아디다스의 뿌리인 스포츠에 더욱 집중하고 진정한 스포츠 브랜드로서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미다. 한마디로 '본질로 회귀(Back to Basic)'하겠다는 전략이다. 아디다스 코리아 관계자는 "아디다스 매출 비중을 보면 경기력 향상 중심의 스포츠 제품군과 라이프 스타일 중심의 오리지널스 제품군이 두 가지 핵심 축을 이룬다"면서 "수익 측면에서는 두 가지 모두 매력적이지만 브랜드가 장기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스포츠 본질이라는 차원에서 스포츠를 대변하는 로고를 브랜드 대표 로고로 변경해 사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은 올해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진행될 예정이며, 종목과 레벨에 관계없이 최고가 되고자 노력하는 전 세계 선수들에게 동기를 불러일으키고 영감을 줄 수 있는 아디다스만의 스토리를 전달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도 올해 '스포츠 15'라는 이름으로 아디다스의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을 알리는 TV광고를 시작했다. 이달에는 '스포츠 15'의 세 번째와 네 번째 광고 영상이 소개됐다. 이번 영상은 아디다스 주요 스포츠 종목인 축구를 메인 소재로 다루고 있다.

8월 초 공개된 세 번째 영상에는 아디다스 축구 스타 개러스 베일, 하메스 로드리게스(이상 레알 마드리드),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 등 유명 선수들이 등장한다. 이 영상은 변하는 현대 축구 속에서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플레이를 즐기는 룰 메이커와 혁신가들을 응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실 이 같은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은 더 큰 차원에서 아디다스의 새로운 2020 비즈니스 비전의 일환이다. 아디다스는 지난 3월 2020년까지의 비즈니스 비전과 전략을 발표했다. 'Creating the New'라는 이름의 아디다스 전략은 브랜드 선호도를 크게 증가시켜 성장을 더 가속화하는 게 목표다.

2015년 예상 실적 기준 2020년까지 매년 평균 높은 한 자릿수 매출을 달성해 전체 매출과 순이익을 올린다는 전략이다. 아다다스의 순이익은 전체 매출보다 훨씬 높은 비율로 성장해 향후 5년간 연평균 15%씩 증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디다스는 이를 위해 스피드, 도시, 오픈 소스 등 세 가지 전략을 펼치기로 했다. 스피드 전략에 대해 헤르베르트 하이너 아디다스 그룹 회장은 "아디다스를 가장 빠른 스포츠 회사로 변화시켜 나가며 앞으로 스피드가 우리에게 중요한 경쟁적 우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디다스의 글로벌 영업 총괄 롤란트 아우셸은 도시에 대해 "LA 뉴욕 파리 런던 도쿄 상하이 등 6개의 세계 중심 도시에 중점을 두고 더 많이 투자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픈 소스는 제품이 생산되는 과정, 디자인 등에 고객, 운동선수, 영업점 파트너 등 많은 이해관계자를 참여시켜 브랜드 구성원이 되게 하고 결과적으로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윤원섭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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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s Annual Report?
애뉴얼 리포트란 회사의 매해 회계 연도가 끝나는 때에 결산 보고를 하기 위해 작성하는 보고서로 기업 회계 원칙에 따라 작성하며 기업의 경영 성적과 재정 상태를 공개할 때 쓴다. 주식회사에서 주주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발간한다.

아디다스의 애뉴얼 리포트, 어떻게 읽을까?
아디다스의 애뉴얼 리포트는 다섯 파트로 나뉜다. 첫 번째 주주 레터, 두 번째 경영 리포트, 세 번째 재무 리뷰가 중심이며 나머지 두 파트에는 부가적인 재무 정보와 기타 정보가 수록되어 있다. 아디다스의 리포트에는 중장기 전략 등 많은 자료가 포함되어 있는데, 정보의 양이 부담스럽다면 실적 발표에 맞춰 진행하는 콘퍼런스 콜 스크립트를 참고한 뒤에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기사는 아디다스와 리복을 소유한 아디다스 그룹의 2018년 애뉴얼 리포트를 기반했으며 매출의 92%를 차지하는 아디다스 브랜드를 주로 다룬다. 표기된 금액은 아디다스 애뉴얼 리포트에 기록된 대로 유로로 표시했으며, 북미 시장에 관련된 수치는 비교를 위해 부분적으로 미국 달러로 표시했다. 원화는 2019년 8월 환율을 기준으로 환산했다.

설립 연도 1949년
사업 분야 스포츠 의류용품
창업자 아돌프 다슬러Adolf Dasseler
CEO 캐스퍼 로스테드Kasper Rørsted
본사 독일 헤르초게나우라흐Herzogenaurach
2018년 매출 약 220억 유로(약 30조 원)
직원 5만 7000명
웹사이트 adidas-group.com


스텔라 매카트니Stella McCartney 라인의 2019 F/W 시리즈.


퍼렐 윌리암스Pharrell Williams와 협업한 솔라 휴 글라이드Solar Hu Glide


미국 테니스 스포츠 스타 빌리 진 킹Billie Jean King과의 파트너십을 기념한 에디션 AM4BJK(Adidas Made for Billie Jean King).
아디다스 히스토리
아디다스는 독일 남부 뮌헨과 프랑크프루트 사이에 위치한 헤르초게나우라흐에서 시작됐다. 달리기, 축구 등 각종 운동을 좋아했던 아돌프 다슬러는 신발 공장 봉제 기술자인 아버지, 세탁소를 운영하는 어머니와 살면서 자신의 운동화를 직접 만들었다. 그리고 1924년, 형 루돌프 다슬러와 함께 다슬러 브라더스 슈 팩토리 Dassler Brothers Show Factory를 설립했다. 운동화 무게를 줄이기 위해 개발을 거듭하던 중 무거운 금속 대신 캔버스와 고무로 만든 스파이크를 사용해 운동화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운동선수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심지어 베를린 하계 올림픽이 열리던 1936년에는 출전 선수들의 요구로 독일 국가대표팀에 운동화를 공급하게 됐다. 아돌프 다슬러는 올림픽을 통한 비즈니스 가능성을 예감했고 당시 육상 스타였던 미국 대표 선수 제시 오언스를 설득해 그들의 운동화를 착용하게 했다. 마침내 제시 오언스가 금메달 4관왕을 석권하면서 브랜드 또한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949년 형제 간의 불화로 루돌프 다슬러는 푸마의 전신인 루다 Ruda를, 아돌프 다슬러는 자신의 이름을 딴 아디다스를 설립하며 각자의 계보를 만들어나갔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의 영향으로 침체기를 겪은 아디다스는 1954년 스위스 월드컵 결승에서 다시금 도약의 기회를 잡았다. 아디다스 운동화를 착용한 서독 팀이 헝가리 팀을 상대로 우승을 거머쥐게 된 것. 폭우로 진흙탕이 된 경기장에서 스파이크를 교체할 수 있는 아디다스 축구화는 서독 팀에 구원자나 다름없었다. 이로 인해 승리의 상징이라는 표식이 따라붙으며 아디다스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 이후 아디다스는 의류 브랜드까지 확장하며 스포츠 브랜드로서 독주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1980년대 아돌프 다슬러의 아들인 호르스트 다슬러Horst Dassler가 CEO로 부임한 이후 아디다스의 행보는 꺾이기 시작했다. 전문 스포츠 브랜드에서 대중의 입맛을 맞추지 못한 디자인과 독일과 프랑스의 높은 생산 비용 등 복합적인 원인이 맞물리며 재정난에 부딪힌 것이다. 여기에 나이키가 경쟁자로 부상하면서 아디다스는 고비를 맞았다. 그로부터 10년 후, 아디다스는 이 위기를 타개하고자 가족 경영에서 벗어나 베르나르 타피Bernard Tapie를 CEO로 영입하면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타피는 우선 전문 스포츠 브랜드 이미지에 머물러 있던 아디다스를 대중적인 브랜드로 확장시키는 데 힘썼다. 예컨대 미국의 힙합 그룹 런 디엠시Run DMC와의 협업으로 기록적인 성과를 냈다. 런 디엠시가 부른 노래 ‘마이 아디다스My Adidas’가 히트를 치면서 이들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중절모와 아디다스 제품이 힙합을 상징하는 패션 아이템이 된 것이다. 이때가 바로 스트리트 문화와 스포츠웨어가 어우러지기 시작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나이키의 마이클 조던(에어 조던) 시리즈에 대응한 탁월한 전략으로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이후 2001년 CEO로 취임한 헤르베르트 하이너Herbert Hainer는 요지 야마모토를 시작으로 스텔라 매카트니, 제러미 스콧 등 감각 있는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꾸준히 이어가면서 스포츠웨어로서의 기능 못지않게 스타일과 디자인에 특화된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스포츠웨어의 양대 산맥인 아디다스와 나이키는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2000년대 초부터 스키, 골프 브랜드들을 인수해나갔다. 특히 아디다스는 나이키의 본고장인 북미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2005년 리복을 38억 달러(약 4조 6000억 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그 사이 룰루레몬 Lululemon 이 애슬레저 돌풍을 일으키고 언더아머Under Armour까지 가세하면서 양강 시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후 아디다스와 나이키는 신발과 의류에 집중하고자 그 외 사업을 매각하고 현재 아디다스 그룹은 아디다스와 리복에만 주력하고 있다. 2019년 설립 70주년을 맞은 아디다스는 2018년 매출 250억 달러(약 30조 원)를 기록하며 360억 달러(약 43조 원) 매출을 올린 업계 1위의 나이키를 추격하고 있다.

2018년 실적
아디다스 그룹의 2018년 매출은 250억 달러(약 30조 원)로 전년 대비 3%(환율 영향을 제외하면 8%) 성장하며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북미, 중국, 이커머스 시장 그리고 러닝을 포함한 기능성 라인인 스포츠 퍼포먼스 분야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중 중국 시장에서는 4년, 북미는 3년, 이커머스는 2년 만에 두 배에 이르는 매출을 확보하며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시장의 15% 성장률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했지만 북미 시장에서의 16% 성장은 놀라운 기록이다. 북미 시장을 겨냥하고자 인수한 리복의 매출이 예상 밖의 정체를 보인 반면 아디다스가 17% 성장한 덕에 총 52억 달러(약 6조 원) 매출을 달성한 것이다. 한편 미국으로 대표되는 북미 시장이 글로벌 스포츠웨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로 추정되는데, 업계 매출 1위인 나이키는 홈 시장에서 작년 글로벌 매출 360억 달러(약 43조 원)의 43%에 해당하는 150억 달러(약 18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4년간 지속된 두 자릿수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디다스의 시장점유율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따라서 북미 시장에서 더 많은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있는 아디다스는 미국 포틀랜드의 헤드쿼터를 확장하며 유통망 확보와 마케팅에 집중 투자 중이다.

아디다스 그룹의 실적을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아디다스가 총매출의 92%를 차지해 9% 성장한 반면 리복의 매출은 3% 하락했다.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리복을 인수했지만 2005년 인수 이후 실적이 하락하면서 2016년에는 적자를 기록했다. 이 손실을 회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지난 2년간 250여 개의 리복 매장을 닫고 2018년 처음으로 이윤으로 돌아섰다. 이커머스 채널은 전년 대비 36% 성장해 20억 유로(약 2조 7000 억 원) 매출을 기록했다. 2017년 론칭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지난해 25개국으로 확장했고, 2020년까지 40억 유로(약 5조 4000억 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디다스는 이 앱을 단순한 이커머스 채널이 아닌 개인화된 마케팅과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활용하고자 멤버십 프로그램인 ‘크리에이터즈 클럽’도 함께 오픈했다. 크리에이터즈 클럽은 누적 구매 금액에 따라 멤버십 레벨이 정해지며 차등적으로 리미티드 에디션 제품, 커스텀할 수 있는 디자인, 각종 이벤트와 트레이닝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중요한 소통의 역할을 한다. 지난해 미국에서만 700만 명이 가입한 크리에이터즈 클럽은 미국을 시작으로 일본, 영국에서 순차적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매출의 총이익률은 51.8%로 1.4%p가 올랐고, 영업이익률은 10.8%로 1.1%p가 증가했다. 매출이 8% 상승한 것에 비해 영업이익은 20% 증가했다. 현재의 치열한 경쟁 구도와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트렌드에서 성장을 유지하려면 매장, R&D, IT, 마케팅 등 각 분야마다 여러 가지 시도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올해는 전년 대비 13% 늘어난 9억 유로(약 1조 2000억 원)를 투자에 쏟고 있다. 이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매출뿐만 아니라 성장과 함께 이윤율과 현금 회전율을 높여가는 비즈니스 비용 구조를 계속해서 만들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격 정책, 유통 채널과 제품의 선별, 수요 예측에 맞춘 생산, 생산 비용 감소, 재고 관리가 어우러진 복합적인 솔루션이 필요하다.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해 대량 생산한 퓨처크래프트 루프

디자인 전략
아디다스의 제품 포트폴리오 관리는 가격 정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퍼스타’, ‘스탠 스미스’ 라인은 아디다스의 스테디셀러인데 과도한 생산량으로 수요를 넘어섰다. 시즌 끝에는 할인율이 높아지고 브랜드 가치 또한 떨어지고 있다고 판단한 아디다스는 지난해 5억 유로(약 7000억 원) 매출에 해당하는 공급량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그만큼 줄어든 매출을 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소재와 생산 기술을 활용한 ‘울트라부스트’, ‘퓨어부스트’를 선보이는 한편 1980년대에 유행한 테니스화, 어글리 슈즈 트렌드에 맞춘 1990년대의 ‘팔콘’ 모델 등을 다시 선보이면서 포트폴리오 사이즈를 늘리고 있다.포트폴리오 확장에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아디다스 오리지널스의 영향력이 크다. 1990년대부터 스타일리시한 스포츠웨어로 차별화한 아디다스는 2001년부터 브랜드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한 아디다스 오리지널스를 본격적으로 전개했다. 기능성 라인과 캐주얼 라인을 분리한 아디다스가 애슬레저 룩 트렌드에 이어 스포츠 스트리트 패션으로 이어지는 패션 경향에 발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다.2017년부터 시작한 ‘크리에이팅 더 뉴Creating the New’ 전략은 아디다스의 제품 디자인, 생산, 마케팅에 큰 전환을 가져왔다. 빠르게 변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스피드’, 뉴욕·LA·파리·런던·상하이·도쿄 6개 도시를 집중 공략하는 ‘시티’, 스포츠 스타·연예인·디자이너를 넘어서 더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의미하는 ‘오픈 소스’라는 세 가지 콘셉트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일종의 방향키 역할을 한다. 현재까지 가장 큰 효과를 본 전략은 ‘스피드’다. 현재 독일과 미국에 위치한 스피드 팩토리는 불과 몇 주 동안 신제품을 기획하고 제작한 곳이다. 의류에 비해 공정이 복잡한 신발 제조업을 위해 소규모 생산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시시때때로 신제품을 출시하는 드롭 캠페인용 제품과 세분화된 소비자층을 공략하는 리미티드 에디션을 큰 리스크 없이 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지난해 선보인 뉴욕 브루클린 발레단 에디션, 런던 오이스터 교통 카드 출시 15주년 기념 에디션, 베를린 장벽 에디션 등의 제품을 이곳에서 생산해 각 지역의 플래그십 스토어와 온라인에서 판매했다. 스피드 팩토리에서 생산하는 물량은 전체 생산량에 비하면 소량에 지나지 않지만 대량생산 시스템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다채로운 디자인을 시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전까지는 기능을 중심으로 주도해온 스포츠웨어가 점점 일상화되면서 패스트 패션만큼이나 소비자의 취향에 빠르게 반응할 수 있는 기술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혜영 영국의 디자인 & 컨설팅 혁신 회사 키네어 듀포트Kinneir Dufort에서 디자인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이후 런던 비즈니스 스쿨 MBA를 거쳐 현재는 스위스에서 기업 전략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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