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없는 혈변 20대 - tongjeung-eobsneun hyeolbyeon 20dae

혈변

혈변이란 소화관의 내부 출혈이 항문으로 배출되어 나오는 증상을 말한다. 상세 증상과 함께 혈변을 일으키는 질환을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입에서부터 항문까지의 모든 소화관에 출혈로 인해 발생할 수 있으며, 대장에 가까운 곳의 출혈일 경우 선홍색, 적갈색의 변이 나오는 데 반해 식도나 위의 출혈의 경우 소화관을 거치면서 검은색의 흑변이 나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혈변의 다양한 원인, 어떤 것들이 있을까?

◇ 혈변의 원인

1. 대변을 본 뒤 휴지에 붉은 피가 묻어 나와요

“치핵, 항문열상”

대변을 본 뒤 휴지에 묻어나오는 붉은 피, 또는 대변 표면에서 발견되는 소량의 혈액의 경우 대부분 치핵이나 항문 열상에 의한 것이 많다.

치핵이나 항문열상은 변비나 설사, 과도하게 힘을 주는 잘못된 배변 습관 등으로 잘 생기며, 항문 통증과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초기에는 좌욕, 식생활습관 변화 등으로 교정할 수 있으나, 방치할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치핵, 항문열상은 대장항문외과에서 치료할 수 있다.

2. 다른 증상 없이 소량의 붉은색 혈액이 대변에 섞여 나와요

“대장 게실”

별다른 증상 없이 소량의 붉은색 혈액이 대변에 섞여 나온다면, 대장게실을 의심할 수 있다.

대장 게실은 대장 벽의 일부가 꽈리 열매처럼 오목하게 바깥쪽으로 확장되어 나간 상태를 말한다. 대부분은 아무런 증상도 나타나지 않지만, 대장 내부의 혈관이 파열되거나, 염증이 생긴 경우에는 혈변과 함께 발열과 복통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대부분 소량의 출혈로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드물게는 대량 출혈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대장 게실의 경우 소화기내과나 외과를 방문하여 진료받을 수 있다.

3. 혈액, 점액성 설사가 몇 달씩이나 계속 돼요

“염증성 장 질환(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수 주에서 수 개월 이상 설사와 복통이 반복되고, 혈액이 섞인 점액성 대변을 보는 경우, 드물지만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은 장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두 질환은 증상이 비슷하지만,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 발생 부위가 대장에만 국한되며 출혈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특징이 있으며, 크론병은 소화기관 어느 부위에도 발생할 수 있고, 복통과 체중 감소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흡연이 질병의 발생과 재발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이들 질환으로 인해 반복적인 설사가 이어지면 환자의 30~50% 정도에서 치핵, 치루 등의 항문 질환으로 이어지며, 대장암의 발생 확률 또한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조심해야 한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은 소화기내과를 방문하여 진료받을 수 있다.

4. 50세 이상인데, 갑자기 체중이 감소하고 혈변, 흑변이 나와요

“대장암”

흔하지는 않지만 50세 이상에서, 혈변이나 점액변, 흑변 증상이 급격한 체중 감소와 함께 나타났다면 대장암을 의심할 수 있다.

흔하지는 않지만 50세 이상의 고연령대에서, 체중 감소와 함께 혈변이나 점액변, 흑변, 변이 리본이나 연필처럼 가늘어지는 증상이 나타났다면 대장암을 의심할 수 있다.

대장암은 초기에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어, 증상이 나타났을 때에는 병이 이미 상당히 진행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조기 검진이 중요하다.

생활 습관적인 측면으로는 평소 붉은 육류나 육가공품을 많이 섭취하거나, 음주, 비만 등이 대장암 발생 확률을 높이는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대장암의 가족력이 있거나, 선종성 대장 용종,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을 앓은 경험이 있다면 정기적인 대장 내시경 검사를 통해 용종을 조기 발견하고 제거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대장 내시경이 어려울 경우 분변의 DNA 유전자 검사로 대장암을 조기 검진하는 방법도 활용되고 있다.

대대장암은 소화기내과나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하여 검사 받을 수 있다.

5. 그 밖의 원인

혈변의 그 밖의 원인으로는 간질환, 방사선 노출, 혈관이형성, 심장질환, 고혈압, 소아의 장 중첩증 및 폴립, 허혈성, 감염성 대장염 등을 들 수 있다.

◇ 혈변, 위험할 때는?

혈변은 그 자체로 위험한 증상으로, 활력징후의 변화가 느껴지거나, 체중감소, 복통, 흉통, 호흡곤란, 발열 등이 동반된다면 위험 경고 증상으로 볼 수 있다.

또한, 50세 이상으로 대장암 등 장 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혈변 증상 즉시 병원에 내원하여 원인 질환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 김영롱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강은애 / 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앵커]
복통이나 혈변, 체중감소가 지속한다면 이 질환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바로 크론병인데요.

젊은 층에서 발병률이 높고, 한번 발병하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크론병'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강은애 교수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얼마 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크론병이 등장할 정도로 최근 이 질환으로 고민하는 분이 많다고 하는데요. 크론병, 정확히 어떤 질환인가요?

[인터뷰]
우선 크론병이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어느 부위든지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 질환입니다. 궤양성 대장염과 달리 염증이 장의 모든 층을 침범하는데요. 염증이 장관 벽 전체 층을 침범해서 깊은 궤양을 만들기 때문에 심각한 경우, 장에 구멍이 나거나 주변 장기와 샛길을 형성하는 누공, 복강 내 고름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크론병은 대장과 소장이 연결되는 부위인 회맹부에 발병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고요. 다음으로 대장, 소장 말단부, 소장에서 흔히 발생합니다. 아주 드물게는 위나 십이지장, 그런 상부 위장관에 발생하는 겨우도 있습니다. 원래 크론병은 백인에서 흔하고 동양인에서는 비교적 드문 병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크론병 환자의 수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앵커]
가수 윤종신 씨가 이 질환으로 고생한다고 해서 더 알려진 것 같기는 한데요. 그럼 이 크론병이 발병하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인터뷰]
우선 크론병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딱 한 가지 요인이 아니라 여러 가지 위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먼저 유전적인 소인을 가진 사람이 장내 세균의 변화와 같은 환경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고 이에 반응하는 개인의 면역반응 불균형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크론병의 가족력이 있으면 가족력이 없는 경우에 비해 발생 빈도가 높긴 합니다. 하지만 유전병은 아니고 유전적으로 정확히 어떻게 전달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한편으로 서구화된 식습관도 발병에 기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앵커]
유전적인 요인이나 서구화된 식습관을 예로 말씀해주셨는데, 크론병의 대표 증상은 무엇인가요?

[인터뷰]
소화관에 염증이 생기기 때문에 소화관 증상, 전신 증상, 그리고 장관 외 증상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크론병의 증상은 염증의 위치와 합병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데요. 일반적으로는 소화관에 염증이 생겨서 복통, 체중감소, 설사, 항문 통증과 같은 증상이 만성적으로 반복되고 혈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증상이 과민성 장 증후군과 증상을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혈변이 있어도 치질로 생각하고 병원에 내원하지 않아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체중감소나 만성 복통 및 설사, 혈변 등이 지속한다면 병원에 내원하여 적절한 검사와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한편 소화관 염증으로 인해 전신에 영향을 미쳐 기운이 없어지고 피로하고 식욕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고열, 복부팽만과 같은 증상은 합병증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크론병 환자가 10·20대 계속 증가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중·장년층보다 젊은 세대에서 발병할 경우, 더욱더 치명적이라고 하는데요. 그 이유가 있을까요?

[인터뷰]
크론병은 지금도 그렇게 흔한 병은 아니지만 최근 10대 20대부터 30대까지 같은 젊은 나이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20대가 35.2%로 가장 많고, 30대가 25.7%, 다음으로 10대가 17% 순인데요. 젊은 나이에 크론병이 생기면 40세 이상의 환자군보다 진행 속도가 빠르고 증상이 더 심할 가능성이 크고요.

특히 성장기 청소년 시기에 발병하면 복통, 설사, 영양분 흡수 장애, 체중감소 등이 발생하면서 성장 부진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복통, 설사, 체중감소나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한 달 이상, 장기간 지속한다면 병원에 내원하여 검사 및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앵커]
그런데 말씀해주신 이런 증상들이 치질 증상과 유사해서 많은 분이 이걸 방치하고 병원에 가지 않는 분이 꽤 많다고 들었습니다. 크론병, 어떻게 다른 증상과 구별할 수 있는지, 자가진단이 있는지 알려주시죠.

[인터뷰]
실제 크론병에서 항문 주위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는 백인보다 우리나라에서 더 흔한 증상입니다. 치핵, 치루, 치열, 항문 주위 고름집인 농양이 크론병에 흔히 동반되고요. 항문 증상이 먼저 발생한 후, 나중에 크론병이 진단되는 예도 있습니다. 만약에 혈변을 보거나 항문 출혈 또는 항문 통증이 있으면 치질일 수도 있지만,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 질환 때문이거나, 아니면 치질과 크론병이 동반된 것일 수도 있으므로 자가진단하려 하시기보다는 병원에 내원하여 대장내시경검사를 비롯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고요. 만일 처음 항문질환이 발생하여 쭉 검사했는데 크론병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더라도, 만성적으로, 특히 젊은 나이에 항문질환이 여러 번 재발한다면 다시금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크론병은 한 가지 진단 검사법으로 진단할 수 있는 질병이 아니라 증상이나 내시경검사, 혈액검사, 영상 검사 등을 종합하여 진단하게 됩니다.

[앵커]
조금이라도 의심된다면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크론병으로 인한 합병증에는 무엇이 있나요?

[인터뷰]
크론병은 말씀드린 것처럼 장관 벽 전 층을 침범하는 깊은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주변 장기와의 샛길이 생기는 누공을 형성하기도 하고요. 장이 좁아지거나, 이로 인해 막히거나 천공, 또는 복강 내 농양을 형성해서 항생제 치료 및 내시경적, 수술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앞서 말씀드린 여러 항문질환도 크론병으로 인한 합병증일 수 있습니다. 이 외에 전신 증상으로 관절통, 관절염, 피부, 눈 등에도 자가 면역성 질환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앵커]
크론병, 그 증상 자체도 무서운데 합병증의 위험도 있다니 더더욱 무서운데요. 크론병은 완치가 가능한 질병인가요?

[인터뷰]
크론병은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하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완치되었다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보통 환자가 증상이 소실되는 관해기와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활동기가 번갈아 나타나므로 관해기를 얼마나 길게 유지하는지가 치료의 관건이 됩니다.

크론병의 치료 목표는 장 염증을 가라앉히고 설사나 복통, 혈변 등의 증상을 없애서 질환의 진행을 늦추고 정상 생활을 유지하게 하는 것입니다. 약물치료로 관해기를 길게 유도하고 증상이 호전되면 약의 종류와 용량을 조절하여 관해기를 유지하게 됩니다.

가장 일반적인 치료에는 약물치료가 있습니다. 염증의 심한 정도와 병변의 범위, 합병증 유무에 따라 적절히 조합해서 사용하게 됩니다. 과도한 염증반응을 억제하기 위한 새로운 치료제들이 지금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개발 중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치료의 방법이 다양하게 열려있는 질환이고요.

또한, 항문질환의 악화나 장관 내 누공, 협착, 농양 등의 합병증 발생 시 약물치료만으로 호전되지 않을 때 선택적으로 수술을 병행하기도 합니다.

[앵커]
그럼 크론병을 예방하는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요?

[인터뷰]
크론병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발병 원인이 한 가지가 아니고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또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도 많아서 뚜렷한 예방법이 없는 실정입니다.

그나마 가장 권유 드리는 것은 소염진통제나 항생제의 무분별한 사용이 장내 미생물을 변화시킬 수 있어서 무분별한 약물 오남용은 지양하셔야 하고요. 그리고 서구화된 식습관, 흡연도 장 건강을 악화시키고 크론병의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자제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뚜렷한 예방법이 없으므로 복통, 체중감소, 설사, 혈변 등의 증상이 만성적으로 수개월 지속한다면 병원을 찾아 적절한 검사를 받고 빠른 진단을 받는 게 가장 중요하겠습니다.

[앵커]
크론병은 예방도 완치도 어렵다고 하니까 무엇보다 조기에 발견해서 빨리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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