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쇄를 찍자 야스이 - jungswaeleul jjigja yaseu-i

└일본방송 리뷰

중쇄를 찍자 6화 *짠내나는 야스이 아저씨 ㅠㅠ

중쇄를 찍자도 이제 중후반에 다다릅니다. 앞전에도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6화가 정말이지 눈물이....흐규흐규!! 그동안 악역인줄만 알았던 야스이 편집자가 알고보니 짠내나는 사연의 주인공이었습니다. 일단 간략한 내용은 아래에...

신인들 죽이기로 유명한 야스이 편집자! 아가리에(쿠로사와가 찾아낸 신인)의 첫작품도 슬슬 망쳐놓기 시작합니다. 마감일 몇일 앞두고 여주인공의 머리를 바꾸라고 하질 않나.....

(아이돌을 표지에 사용하여 판매량도 늘리고, 팬들의 지지도도 얻기 위함이라지만 ㅠㅠ 이건 만화책이 아니지 않는가?)

오로지 '판매량'만을 생각하는 야스이 편집자. 그가 이렇게 변한이유는 따로 있었으니.....

만화가의 집에 찾아가 음료수도 돌리고 작업도 도와주고 정말 열정적으로 일하는 편집자였습니다. 

가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밤낮/주말없이 열심히 일에만 매달렸죠. 만화가 좋아서, 그가 사랑하는 만화를 위해서라면 이쯤이야 문제될게 없었습니다.

하지만, 판매량이 부진해진 잡지는 폐간당하고....본인이 사랑하는 만화가로 부터 '팽', 그동안 가정에 소홀했던지라 부인에게도 '팽(이혼위기)' 당하게 됩니다. 본인의 꿈이 알량한 '판매량(숫자)'앞에서 무너짐을 느끼고선 지금의 차갑고, 오로지 판매량만 목표로 삼는 편집자 야스이가 되었다고 합니다. ㅠ_ㅠ 

편집장 아저씨도 야스이의 이러한 과거 & 현재의 야스이의 모습을 모두 알기에 그를 격려합니다.

야스이가 높은 판매량을 맡아주고 있어서...좀 더 모험적이고 공격적으로 작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고맙다! 라고 인사를 하는데 어찌나 슬프던지 

어쩌면 이렇게 밑에서 판매량을 맡아주는 사람이 있기에...쿠로사와가 천재신인을 발굴할 수 있었던 것이고, 더 많은 만화가에게 좋은 기회가 돌아가게 된게 아닐까 싶네요 

 여하튼 보면서 너무 짠내나는 캐릭터라 눈물이 쬐끔 나왔습니다. 야스이상 간바레~

밑에서 부턴 웃음 포인트랄까? 풉! 

만화책에 본인의 작품이 실린 후...쿠로사와를 찾아온 천재만화가 '나카타'상. 진지하게 대화를 이어나가는데.....자신의 작품이 책에 실린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자신의 그림이 별루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 쿠로사와가 그동안 그림에 대해 이것저것 지적을 했는데...그 지적이 뭐라고 생각했냐?라고 물어보니 자신의 그림이 별루라서가 아니라 단순히 '개성적'이라 이해를 했답니다.

그 말에 충격먹은 쿠로사와 (왠지 속으로 "이 새끼 뭐지??"라고 말할 것 같은 표정 ㅋㅋ)

다른 편집자들도 완전 깜놀합니다.

편집장님은 시선을 회피 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그림을 더욱 잘 그리기 위해 문하생으로 들어가게 된답니다. 앞으로의 발전도 기대 +_+

 

요즘 일드는 중쇄를 찍자 + 99.9 형사 전문 변호사 딱 2편만 챙겨보고 있습니다. 다른건 챙겨볼 의욕이 안생겨서 ㅋㅋㅋㅋ 혹시 이번 분기에서 추천할만한 일드가 있으면 덧글로 알려주세요! 참고하겠습니당 :D 

일드 <중쇄를 찍자! 重版出来> 나의 인생 드라마를 만났다

◈ 매번 장르물 드라마만 보다가 아는 분의 추천으로 <중쇄를 찍자>라는 드라마를 보게 됐어.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였고, 일본 출판계에 대한 이야기였어. 특히, 일본은 만화 시장이 발전한 곳으로 이 드라마는 '주간 바이브스'라는 코믹 매거진 편집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고 있어. 거의 대부분의 내용이 출판사 편집부 사무실에서 일어나고, 드라마가 던지는 메시지도 우리들이 하는 '일'과 '직업'에 대한 이야기들이 전부여서 우리나라에서 방영했던 <미생>이 생각나는 드라마였어.

일본 드라마 '중판출래'의 메인 포스터

드라마의 시작은 쿠로사와 코코로(이 드라마의 주인공, 배우는 쿠로키 하루)라는 대학 유도선수를 비추며 시작해. 유도 경기 중 부상을 당하며 유도선수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지. 그렇게 대학을 졸업할 즘이 되며 취직을 준비하게 되는 코코로. 많은 기업에 이력서를 써 보지만 번번이 떨어지고, 흥도관이라는 출판사에 이력서를 접수하고 면접을 볼 기회가 생기지. 약간의 해프닝과 함께 또 불합격이 될 것이라 생각한 코코로. 그런데 흥도관에서는 유도선수 출신의 지원자 코코로를 채용하게 되었고, 코코로는 '주간 바이브스'라는 업계 2위 주간 만화잡지의 신입 편집자로 입사하게 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너무 익숙한 오다기리 죠와 고독한 미식가로 알려진 마츠시게 유타카가 함께 출연

드라마는 회사원 생활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유도 선수라는 커리어를 멈추고 출판사 편집자로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신입사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신입 사원인 코코로의 입사 후 목표는 중판출래(重版出来). 중판은 우리나라에는 생소한 개념인데, 일본의 출판업계에서만 사용되는 단어야. 책이 잘 팔리면 추가로 책을 만들어내는, 우리나라로 치면 2쇄, 3쇄를 찍는다는 개념과 같다고 생각하면 돼. 책의 판매부수를 높여서 추가로 책을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을 이 드라마에서는 <중판출래>라고 하고, 이 목표는 편집부 모두의 목표라고 할 수 있어. 드라마 상에서 코믹 잡지 편집자는 1명에서 많으면 2명의 만화가를 담당하면서 그들의 작품이 세상에 나올 때까지 모든 과정을 신경 쓰는 역할을 해. 

각자의 자리에서 '성장하는 법'을 배우는 등장인물들

이 드라마는 주인공 쿠로사와 코코로가 신입 편집자로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에피소드들과 함께 보여주고 있어. 그리고, 쿠로사와의 주변 인물들도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성장이라는 게 초심자가 베테랑이 되는 것만 성장이라고 볼 수 없거든. 보통 우리는 '성장'이라고 하면 수직 상승하는 것을 생각하기 쉬워. 하지만 이 드라마는 수평 확장된 성장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더욱 의미 있었던 것 같아.

극 중 40년간 만화를 그려온 미쿠라야마 류 선생

극 중에서 40년간 만화를 그려온 미쿠라야마 류 선생은 한물갔다는 비판을 듣고 크게 충격을 받지만, 40년간 고집해오던 그림 그리는 방식(옛날식, 종이 원고지에 펜으로 그리던)을 버리고 PC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기로 하지. 그리고 만화 대상을 수상하고 축하하는 자리에서 은퇴를 선언하는데, 그 은퇴는 과거의 본인 업적에서의 은퇴였어. 은퇴 후, 새로운 작품으로 나를 늙었다고 평가한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한 분야의 베테랑도 모든 것을 내던지고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 마음을 울렸지.

무섭게 데뷔한 신인 나카타 하쿠

그리고 어렸을 적, 부모의 학대 속에 성장하며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거부하는 신인 작가 나카타 하쿠. 타인의 관심과 사랑도 간섭과 구속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의 문을 닫았던 그도, 자신의 이야기를 위해 헌신하는 쿠로사와와 그 외의 출판사 직원들의 모습에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게 돼. 그의 작품은 공전의 히트를 치며 빠른 속도로 중판을 기록하게 되었고, 그가 원하던 대로 모두가 행복해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지. 판매부수로 그의 성공을 표현하기보다, 타인의 감정을 읽게 되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한 발짝 나갈 수 있었던 나카타의 내적 성장도 드라마에서 가슴을 울리는 부분이었어.

개인적인 의견. 이 드라마에서 가장 슬픈 캐릭터 '야스이 노보루'

드라마를 보면 알겠지만, 이 드라마에서도 빌런 역할을 하는 캐릭터가 등장해. 바로 야스이 노보루. 주인공 쿠로사와와 같은 주간 바이브스에 속한 편집자야. 그는 경력이 꽤 되는 베테랑 편집자고, 회사에서도 매출 실적을 높이는 히트작만 발굴해내는 실력자이기도 해. 야스이는 사사건건 쿠로사와에게 염세적인 자세로 이야기를 해. 그는 만화는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돈이 되지 않으면 아무 쓸모가 없다고 말하는 차가운 사람이지.

편집자 야스이 노보루. 그의 별명은 신인 밟는 야스이

하지만 그에게도 아픈 과거가 있었어. 바이브스 잡지 이전에 있었던 코믹 잡지 편집자였던 야스이는 당시에는 열정적인 편집자였어. 주말도 반납하며 만화 작가들을 찾아가 궂은일을 대신해주며, 만화가가 만화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일 밖에 몰랐던 편집자였어. 일 때문에 가정까지 잃을 정도로. 그런데 회사는 그 잡지가 돈이 되지 않는다며 폐간하게 되고, 야스이는 분노하며 임원진에게 소리 지르고 항의하기까지 해. 그 일이 있은 후부터 편집자 야스이는 일과 삶을 철저히 분리하고, 돈 되는 일에만 최선을 다하는 염세적인 편집자가 된 거야. 

그의 과거를 알기 전까지는, 중쇄를 찍자에 나오는 악역, 빌런 정도로만 생각했거든. 근데 그의 옛이야기를 알고 나니 극 중에서 가장 슬픈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어. 극 중에서도 편집장 와다가 야스이에게 "자네같이 확실히 이익을 내는 편집자가 있기에, 다른 편집자들이 도전정신을 가진 작품을 발굴할 수 있는 거다"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어. 나는 야스이가 열정을 잃어버린 편집자라기보다 상실의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편집자라는 생각이 들었어. 자신을 최악으로 몰고 갔던 경험을 또 하지 않으려면 회사가 폐간하지 않을 수익을 만들어야 했고, 야스이는 열정만으로는 부족함을 깨우치고, 이성적으로 일을 대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그래야만 본인이 좋아하는 만화를 계속할 수 있을 테니까.

<중쇄를 찍자>는 분명 가슴 따뜻해지는 드라마가 될 거야. 모두가 똑같은 모습과 목표를 지향하며 성장하지 않아도 된다, 각자에게 맞는 옷을 입을 수 있을 때 진정한 성장이 아닐까. 이 드라마는 아직 만화가 지속적으로 출간되고 있기에, 시즌2도 생각해 볼 수 있었을 텐데. 16년 제작/방영 이후 다른 소식이 없는 것 같아. 참, 이 드라마는 내년 초 우리나라에서 리메이크하는데 일단 주인공 쿠로사와 역할에는 김세정 배우가 캐스팅되었다고 해. 우리나라는 웹툰 회사를 배경으로 리메이크된다고 하니, 과연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재연할 수 있을지 기대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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