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집 특징 - ilbon-ui jib teugjing

1. 일본의 주택구조의 특징

일본의 주택은 고온 다습한 관계로 통풍이 잘 되고 습기를 방지할 수 있게 건물이 높게 지어지고, 주로 목재를 사용한 것은 유연성을 이용한 지진의 대비를 위함이다. 지붕의 경사가 급한 것도 多雨, 多雪 때문이다. 방에는 일반적으로 미닫이문(しょうじ)과 미닫이창(ふすま)이 있다. 이 문을 트면 두 개의 작은 방을 큰방으로 쓸 수 있다. 전통가옥에서 현관(玄關), 복도 및 부엌 바닥은 나무인 반면, 그 외의 방들은 골풀로 엮은 자리를 깐 다다미(たたみ) 바닥이다. 다다미방은 낮에는 거실로 밤에는 침실로 쓸 수 있어서 방의 수가 적어도 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하나 정도만 다다미 방일뿐, 대부분의 주택이나 아파트는 니스 칠을 한 나무나 카펫을 사용하고 있다. 집에 들어갈 때에는 신발을 벗고 슬리퍼를 신는다. 다다미방에는 신발을 벗고 들어간다. 요즘 생활의 서양화에 따라서인지 부동산업자의 광고에 흔히 2LDK, 3DK 등의 용어가 등장하는데 여기서 [L]은 거실(Living room), [D]는 식당(Dining room), [K]는 부엌(Kitchen)을 뜻한다. 그리고 맨 앞의 2, 3 등은 방의 수이다. 즉 2LDK는 방이 2개, 그리고 거실, 식당, 부엌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2. 건물의 특징과 주거형태

일본의 건물들은 높지 않다. 그리고 목조건물이 많다. 이것은 일본의 가장 큰 자연재해인 지진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건물이 낮을수록 무너질 확률 또한 낮아지며, 콘크리트 건물보다 목조건물이 흔들림에 훨씬 강하기 때문에, 지진이 많이 일어나는 일본에서 자연스럽게 높지 않은 목조건물이 지어지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화재에는 취약하다는 단점도 있다. 95년 고베지진 때 6천여 명의 사망자를 낸 것도 목조건물의 화재가 큰 원인이었다고 한다. 게다가 목조건물은 방음이 잘 되지 않아 옆방뿐이 아니라 옆집까지 소음에 노출되기 쉽다. 하숙집 같은 경우 큰소리로 이야기하면 위아래 층에 모두 들리게 된다. 한국 유학생들이 초기에 실수하는 경우가 많은 부분이다. 그렇지만 일본의 무더운 여름날에는 목조건물만한 것이 없다고 할 만큼 더위 해소에 좋다고 한다.

일본의 주거형태를 보면, 아파트와 맨션이 우리나라와는 다른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의 연립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이 일본에서는 아파트로 불리며, 일본의 맨션은 우리 아파트의 개념이다. 아파트는 욕실이나 화장실, 부엌을 공동으로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3. 일본의 주거형태

아파트 - 목조건축 또는 조립식건축으로 보통은 2층의 집합주택, 부엌, 화장실, 목욕탕이 있다. 높은 층의 방일수록 방세가 비싸다. 일본은 아파트 천국으로 내부를 서양식 인테리어로 치장하는데, 요새 짓는 아파트에는 큰 평수라면 방 하나 정도는 다다미(, 풀을 엮어서 만든 바닥 깔개)를 깐 소위 「와시쓰(和室, 일본 전통 형식의 방)」를 거실 바로 옆에 둔다. 그러나 작은 평수의 아파트라면 편리함을 내세워 마루방이나 카펫을 깐 방만 있다.

맨션 - 콘크리트로 지었으며 보통은 3층 이상의 집합주택, 방 이외에 부엌, 화장실, 목욕탕이 있다. 높은 층의 방일수록 방세가 비싸다.

단독주택 - 독립한 가옥으로 보통은 단층집과 이층집인데 작은 마당이 있다. 물론 부엌, 목욕탕, 화장실도 있다.

가시마(貸し間-かしま) - 집주인과 같은 건물의 일부를 빌리는 형식, 집주인과 같은 현관을 사용, 부엌, 목욕탕, 화장실도 공동으로 사용한다. 방안을 빌리는 등 조건이 여러 가지이다.

홈스테이 - 일본인 가정에 가족의 일원으로 체재하는 형식인데 일본문화나 습관을 배우기 위하여 희망자가 많으나 수용가정이 극도로 작다

4. 주택의 내부 구조

일본 주택은 일반적으로 바깥쪽은 「쇼지」라는 장지문이 보이는데 아래쪽 반은 「유키미마도」라 하여 위로 올리면 바깥을 내다볼 수 있도록 되어있다. 쇼지 바깥쪽에는 「엔가와」라는 툇마루가 있고 비가 들이치는 것을 막기 위해 유리문 덧문이 보인다. 밤에 닫는 「아마도」라는 판자로 된 문은 유리문 바깥쪽에서 닫게 된다. 보통 집에는 몇 개의 와시쓰, 押入(오시이레;붙박이 이불장), 風呂場(후로바;욕실), 부엌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이밖에 손님용 방인 갸쿠마(客間)가 있는 집도 있다.

다다미 - 일본인의 주거공간은 일본 특유의 다다미에 의해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옛날에는 방과 부엌바닥을 나무로 했기 때문에 그 나무 위에 접을 수 있는 깔개를 깔았다. 이것이 바로 다다미이며 다다무(たたむ-접다)라는 말에서 생겨났다. 주거생활에 있어서 서양화가 진행됨에 따라 응접실이나 아이들 방 등은 나무 바닥이나 카펫으로 깔려있지만 아직도 다다미를 까는 전통적인 가옥도 많다. 다다미는 단단하게 볏짚을 엮고 가공한 것으로 크기는 가로 약 1미터, 세로 약 2미터, 두께는 4센티로 한사람이 누웠을 때의 넓이가 된다. 일본에서는 이 다다미의 넓이가 일본가옥의 방을 재는 기준이 되어있다. 또한 사람 하나가 차지하는 최소단위의 생활공간을 나타낸 것이다.

고다쓰 - 화로의 한 가지, 화로를 살이 있는 덮개로 덮고 이불을 씌워 발이나 손등을 넣어 몸을 덥게 하는 것이다. 겨울에 하반신을 따뜻하게 해주는 일본의 독특한 생활기구이다.

후스마 - 일본식 방과 방의 경계에는 나무틀에 종이를 붙인 후스마나 미닫이가 있다. 이것은 문지방에 새겨진 주조 위를 좌우로 미끄러지게 하여 여닫는 문이다. 미닫이는 채광을 고려한 것이다. 후스마는 칸막이 기능을 주목적으로 하여 채광은 고려되어 있지 않다.

도코노마 - 다다미방의 정면에 도코노마가 있다. 원래 도코란 한단 높은 곳을 의미하는 곳으로 쇼인츠쿠리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쇼인이란 득도하는 공간으로 도코에는 신이나 부처의 모습을 그린 것이라든지 문구가 쓰여 있는 것을 걸고, 불을 켜 여러 가지 재를 올리고 기원했던 곳이다. 그 때 한 단 높은 바닥(도코)을 방안에 남겨 놓았으며, 후에는 신이나 부처의 그림이나 글 대신 장식용의 글이나 그림, 조각품 등을 두는 오늘날의 도코노마가 된다.

5. 한국과 일본의 주택구조의 차이

짚으로 지붕을 올리고 목재를 주를 이루는 한국 가옥은 일본 가옥과의 공통점이 많아 보인다. 이러한 기본적인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볏짚으로 잇고 일본은 보릿대로 잇기 때문에 한국은 지붕이 낫고 일본은 지붕의 경사가 심하고 두텁다.

집의 평면도 한국식은 안채와 바깥채로 이뤄지고 일본은 한 채이고 통집식으로 크게 다르다. 한국식은 방과 마루에 방이 더 필요하면 옆으로 붙여 나가는 외연형(外延型)으로 방마다 입구가 별도로 있으며 방과 방 사이의 벽이 두꺼운 것이 특징이다. 이와 달리 일본식은 내열형(內裂型)이란 마치 세포가 분열하듯 속에서 방이 두 개가 세 개로 되며, 밖의 벽이 두껍고 속의 방과 방 사이는 벽이 없거나 있어도 약한 것이다. 따라서 일본은 방과 방을 벽이 아니라 여닫이로 된 문으로 칸을 막는 것이다.

한국 집은 안채와 바깥채로 2동으로 이루어져 이것이 외면에 따라 일자형으로 이루어지면 일자집 두 채가 평행선을 이루고, ㄱ자집을 이루면 안마당을 둘러싸는 평면 구조를 이룬다. 이것이 추운 지방이거나 장소가 협소하면 ㅁ자형이 되어 안마당을 완전히 포위한다. 일본 집은 내열형이라 마당을 가운데 둘러쌀 수가 없으며 집이 마당에 둘러싸이는 것이다.

한국 집의 안마당을 말하자면 방의 연장인 생활공간이다. 더운 여름 저녁식사를 하는 곳이고, 모여 앉아 쉬는 곳이며, 결혼식과 같은 중요한 의식을 거행하는 의례의 장이다. 한편 벼를 떨고 말리는 작업의 장이고, 곡식을 널어놓는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곳에 나무나 풀이 있으면 안 된다. 방의 연장이 마루이고 마루의 연장인 앞마당은 한국 집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되는 생활공간인 것이다. 이러한 의미의 마당은 일본 집에는 없다. 그러나 일본 집의 가장 중요한 부분의 하나가 마당이다. 이곳에 일본인은 나무, 풀은 물론 산, 연꽃, 폭포, 식물 등을 장식하여 소우주를 만드는 것이다. 일본의 관상용 마당이 경제적인 활동과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여도 우주의 신비와 자연의 미를 축소해 놓고 이것을 선좌(禪座)에서 감상하는 것이니 일본인의 자연관을 표현한 것이라 하겠다. 한국 집에는 자연을 조형한 것이 없다. 바깥마당, 마당 구석에 대나무, 철쭉 등을 자연스럽게 방치해 둔다. 말하자면 한국인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고 즐길 뿐이다.

한국 집과 일본 집의 근본적인 차이는 온돌과 다다미라 하겠다. 한국은 일본과 동일 위도에 위치하고 있으나, 겨울에 한랭한 서북풍을 많이 받아 추운 겨울을 무사히 나는 것이 문제이다. 여기에서 발달시킨 것이 온돌이다. 일본의 경우 습기가 많아 땅바닥에 방을 내는 것보다 땅과 방 사이를 떼어 통풍을 잘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일본 집은 방바닥 자체가 높고 다다미를 까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고 유리하다.

온돌방은 밑에서 열을 발산하는 것이기 때문에 방의 높이가 높은 것보다 낮은 것이 유리하다. 따라서 온돌방은 문이 작고 실내가 어두운 편이다. 이와는 달리 일본 방은 온돌방보다 높이가 높고 넓이가 넓다. 다다미방에는 무릎을 꿇고 앉는 것이 안전하고, 두터운 방석이 필요하다. 그러나 온돌방에서는 넓게 다리를 펴고 앉는 것이 유리하며, 방석이 얇은 것이 유리하다. 이러한 앉는 자세는 의상에도 영향을 주어 무릎을 꿇는 일본식에는 타이트한 일본 옷이 좋고, 다리를 벌리고 앉는 한국식에는 한복이 더없이 편하다. 더욱이 한 다리를 세우고 앉는 한국 여인에게 한국 치마 이상 편하고 우아한 것이 없다.

방석과 같이 이불도 일본 것이 두껍고 요도 두껍다. 그러나 온돌에서는 너무 이불 요가 두꺼워도 안 되는데, 방이 넓지 못하기 때문에 이불을 개서 별도로 놓을 공간이 없어 장롱 위에 쌓아 올린다. 따라서 이부자리가 장롱과 같이 하나의 장식품화 한다. 장식품이 된 이불과 요는 화려한 색으로 만들어 장롱과 더불어 방의 색조를 더한다. 장롱 또한 한국 방에서는 귀중한 장식품인데, 화려한 자개장은 그 집의 경제적 상태와 주부의 취향을 말해 주는 것이 된다. 일본 방은 옷과 이불을 넣는 오시이레가 있어 모든 것을 넣고 문을 닫으면 깨끗하다. 일본 방에는 장롱이 필요하지 않다.

온돌에서 파생되는 문화적 특성보다 더 중요하고 흥미로운 것이 방의 사용이다. 한국 집은 앞에서 본 것과 같이 안채와 바깥채가 있고 각각 안채에는 주부가 거처하는 안방이 있으며 바깥채에는 주인 남자가 거처하는 사랑방이 있다. 유교에서 말하는 남녀유별을 한국의 경우 공간적 분리에서 잘 보여 주고 있다.

안방에는 화려한 장롱이 있을 뿐만이 아니라 중요한 가신이 모셔져 있고 집안의 귀중품이 보관되어 있다. 뿐만이 아니라 가장을 제외한 식구가 이곳에서 겨울에 식사를 하고 여가를 즐기는 것이니 서양의 리빙 룸과 같은 역할을 한다.

더욱이 중요한 것은 사랑에 있는 남자도 병이 나면 안방에 들어오고 무엇보다 집안사람이 죽을 때는 안방에서 죽어야 하며, 그렇지 못할 때 객사(客死)라고 한다. 이러한 안방을 한국에서 부인이 점유하고 있다는 것은 집안에서 주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말하여 주는 것이라 하겠다. 이에 따라 부인을 안주인이라 부르고 대가에서는 안방마님이라 부른다. 양반집 큰집에서는 안채와 바깥채 사이에 중문을 두어 중문 안에는 남자들이 출입할 수 없는 여자들의 공간을 형성한다.

가장인 남자가 기거하는 사랑방은 바깥채에 위치하고, 크고 화려하지만 손님이 출입하는 곳이라 귀중품을 놓아 둘 수 없다. 안방이 금남의 방인 것 같이 사랑방은 금녀의 방이다. 가장은 이곳에 기거하며 가족원에게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사랑방 바깥채를 가장의 권위 공간으로 사용한다.

이와 같이 한국 집에는 가장인 바깥주인이 거처하는 공간과 주부인 안주인이 기거하는 공간이 구별된다. 이것은 한국 가정에 두 권위체계가 있고 이것은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하며 두 권위가 상호 견제하면서 조화를 이루어 가는 한국문화의 법칙을 이곳에서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일본 집은 방이 많아도 주부가 가장과 별도로 누리는 공간이 없기에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일본에는 가족의 최상급에 위치한 가장이 갖는 권위 공간이 한국보다 더욱 선명하게 표시되어 있다.

<한국의 옛집>

<일본의 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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